실시간 뉴스



김상조 "대-중소기업 간 평평한 운동장 만들겠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하는 환경이 관행 돼야…기술탈취 대응 방안 모색 착수"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 간 상생 관계를 넘어서 2,3차 협력업체들로 상생을 확대하기 위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의 기술탈취 방지를 위한 범정부 차원 실무진들의 방안 마련 협의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15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법을 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소기업이 상생협력하는 환경을 관행으로 자리잡게 만드는 '소프트 로(Soft law)'가 필요하다"며 "특히 2, 3차 협력사들의 상황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원사업자와 1차 협력사 간 상생뿐만 아니라 2, 3차 협력사로 확산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고 공정위가 주기적으로 점검·보완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 대책 마련에 대해서는 "지난 2014년 12월 이미 중소기업청, 공정위, 특허청 등 기술보호 소관 기관들 사이에 협약(MOU)를 체결했다"며 "향후 산업통상자원부도 포함해서 소관 부처들 간의 협업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이와 관련해서 담당 실무국장들이 협의를 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방안을 마련하고 실효성 있게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97년 첫 번째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 경제를 '샴페인 잔'으로 묘사했다"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거대 기업도 있지만, 중견·중소기업이 구성하는 허리 부분이 취약한 것을 위와 아래는 두껍고 가운데는 얇은 샴페인 잔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두 번째 매킨지 보고서에서는 한국 경제를 '온탕 속의 개구리'로 표현했다"면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중국, 미국, 일본, 유럽 등을 앞지르는 데 비해 부품업체들은 이들 중 꼴찌에 머물렀다는 점을 지적하며, 하도급 거래 관계에서 중소기업들이 누려야 할 상당 부분들이 대기업으로 넘어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 간의 거래 관계가 대등하지 못하고, 운동장조차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개혁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김 위원장은 "대·중소기업의 수직적 네트워크를 공정하게 만드는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엄정하게 집행하겠다"며 "이와 함께 협동조합, 클러스터 등으로 중소기업 간 수평적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에 장애가 됐던 여러 제도들을 공정위가 풀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정말로 열심히 잘 하겠다"며 "우보천리(牛步千里 ·우직한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의 정신으로 공정위를 비롯한 부서들이 중소기업인들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하고, 그 이전 1년 간의 준비기간도 거치지 않다 보니 경제정책의 세 축인 일자리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잘 움직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이 세 가지 축이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각 부처들의 긴밀한 협업 체계를 통해서 세 축 간에 서로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는 체계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연회 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은 ▲대기업의 기술탈취에 대한 공정위의 직권조사 요청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불공정행위와 부당전속거래 근절 ▲협동조합 공동행위의 공정거래법 담합금지 규정 적용 배제 ▲통신판매중개업 분야 거래공정화를 위한 제도개선 ▲시장공정성을 해치는 대기업의 MRO 소모품 소매진출에 대한 조치 등을 요청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축사에서 "과거 영국은 특허를 하나 가지고 새로운 것을 발명하거나 새로운 이론을 개발하면 왕이 직접 기사 작위를 줬고, 이를 도용·모방하면 정부 차원에서 사형을 집행했다"며 "이러한 엄격한 상벌이 영국 산업혁명의 한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국민 희생을 토대로 성장한 재벌 대기업들이 골목상권과 생계형 업종까지 무차별하게 계열사를 확장하고 기술탈취와 납품단가 후려치기, 부당한 전속거래 등 불공정을 저지르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곧 나타나,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바른시장경제로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권칠승·이재한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중소자영업자 지원대책 TF 단장,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성명기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장,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 업종별 협동조합 대표를 비롯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300여명이 참석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김상조 "대-중소기업 간 평평한 운동장 만들겠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