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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다운 '14만원 vs 79만원'…가격 차이 왜?


디테일 최소화한 평창 롱패딩…롯데百 협업해 판촉비↓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평창 롱패딩'의 등장에 아웃도어·스포츠웨어업계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이 곱지 않다. 같은 비율의 같은 충전재를 쓰고도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패션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충전재 외에도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많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 유통 중인 거위털(솜털 80%·깃털 20%) 패딩의 정가가 최대 5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성비 '갑'으로 떠오른 평창 롱패딩은 14만9천원인 반면, K2 울프강 롱다운은 49만9천원, 코오롱스포츠 뉴테라로바 롱은 47만원, 노스페이스 시에라 다운코트는 52만8천원,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리빙스턴 다운자켓은 55만원, 네파 알라스카 롱다운은 79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평창 롱패딩 제조사인 신성통상의 염태순 회장이 "평창 롱패딩은 비정상가의 정상가화"라며 "생산 공정과 회사의 이익을 줄이면 얼마든지 가능한 가격"이라고 말하면서 아웃도어·스포츠웨어 업체를 향한 소비자의 눈총이 따갑다. 한 소비자는 "평창 롱패딩을 보고 '그동안 속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 이렇게 가격차이가 나는 것일까? 우선 신성통상의 수직계열화된 시스템은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성통상은 수 십년 간 쌓아온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노하우와 원부자재 통합소싱을 통한 바잉파워, 해외 자체 생산공장 운영 등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제품 간 가격 차이를 설명하기 충분치 않다. 업계에서는 이 외에도 ▲원부자재가 ▲임가공비 ▲발주물량 ▲판매촉진비 ▲디테일 및 디자인 등이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충전재와 함량이 같다고 해도 겉감에 기능성 원단을 사용했다면 가격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평창 롱패딩은 전략적인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디테일을 최소화한 제품"이라며 "사실 다운 제품은 솜털이 숭숭 빠져나오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충전재만큼이나 겉감 임가공이 중요하다. 아웃도어·스포츠웨어 업계가 제봉 기술력이나 겉감 소재 등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귀띔했다.

실제 평창 롱패딩보다 4배가량 비싼 '리빙스턴 다운자켓(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발수·방수가공을 한 기능성 원단으로 제작됐다. 다운백 이외 안감을 추가로 적용하는 봉제기법으로 털 빠짐을 줄였으며 재귀반사 기능이 적용된 로고와펜으로 야간활동 안전성도 높였다. 일본 유명업체인 YKK사의 지퍼와 천연 너구리 모피를 쓰는 등 평창 롱패딩 대비 디테일을 강조했다.

신성통상의 SPA브랜드 '탑텐'에서 출시한 시리우스 롱구스다운(27만9천원)이 평창 롱패딩과 스펙이 같음에도 가격이 13만원 이상 차이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탑텐 관계자는 "시리우스는 평창 롱패딩과는 다른 구스다운 아우터"라며 "테프론 공법을 사용해 다양한 기후변화에 강하고 등판 안감을 발열 소재로 만들어 보온성이 높다. 또 풍성한 라쿤퍼를 더했으며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 입체패턴을 적용해 겨울철 스포츠 활동에도 제격인 제품"이라고 말했다.

거위털의 원산지도 살펴야 할 요소다. 일반적으로 핀란드·헝가리·러시아 등 북유럽과 캐나다 등 추운 지방 거위 털을 선호한다. 혹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지역 거위보다 양질의 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은 유러피언 구스를 사용하는 반면, 네파는 중국산 구스를 쓴다. 신성통상은 원산지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프리미엄 인증을 받은 구스라고 강조했다.

평창 롱패딩이 가격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또 있다. 롯데백화점이라는 판매채널을 확보한 데다 한정수량(3만장)으로 판매하다 보니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선통상이 롯데백화점과 함께 만든 평창 롱패딩은 유통채널이 확실히 잡혀있는 데다 한정판이다 보니까 각종 판매촉진비를 적게 가져갈 수 있다"며 "아무래도 판매처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대규모 유통채널과 함께 진행한 것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했다.

◆롱패딩·롱다운? 용어 혼재…차이점은?

이런 가운데 무릎을 덮는 길이의 방한용 외투를 두고 다양한 패션용어가 등장하고 있다. 올 겨울을 뜨겁게 달군 '패딩', '파카', '다운'은 어떻게 다를까?

패딩(Padding)은 솜이나 오리·거위털 등의 충전재를 누벼 만든 옷으로 가장 넓은 범위의 개념이다. 반면 새의 솜털을 의미하는 다운(Down)은 오리나 거위털 충전재가 들어간 외투로 한정된다. 충전재에 따라 덕다운(오리)·구스다운(거위)로 구분된다. 파카(Parka)는 본래 이누이트족이 입는 모자 달린 모피 옷을 뜻한다. 지금은 모자가 달린 겨울옷을 통칭한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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