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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 시 책상 밑에 숨으면 더 위험하다?


전문가 "지진 사상자 대다수가 낙하물 사고…책상 밑으로 숨어야"

[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본진에 이어 여진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진 대피요령을 놓고 시민들의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진 발생 시 책상 아래로 숨는 요령을 놓고 시민들 사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행정안전부의 재난대비 국민행동요령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할 경우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하고 탁자 다리를 꼭 잡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흔들림이 멈출 경우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고 문을 열어 출구를 확보한 이후 계단을 통해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이 우리나라에서 적용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진 발생 시 책상 밑으로 숨는 것은 목조건물이 많은 일본에서나 가능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콘크리트 건축물이 많기 때문에 식탁 밑에 들어갈 경우 오히려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국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계단을 이용해 무조건 밖으로 나가 고층 건물이 없는 넓은 지역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주장을 접한 일부 시민은 책상 밑으로 숨으라는 정부의 지침을 비판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이 오히려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건물이 붕괴될 정도의 강도 높은 지진일 경우 책상밑 보다는 욕실이나 벽 모서리로 대피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건물이 붕괴할 위험보다 물체에 맞아 다칠 확률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캠브리지대 지질학과 연구팀과 찰스 스카스론 교토대 교수가 2011년 발표한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연구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포함한 선진국에서 규모 8.0 이하의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붕괴해 사망자가 발생할 확률은 15% 미만이다.

오히려 사상자의 대다수는 깨진 유리창이나 떨어진 벽돌조각 등 지진으로 인해 주변에 떨어진 물체에 맞으면서 발생했다. 콘크리트 건물이 많은 선진국의 경우 건축물이 붕괴할 위험보다 떨어진 물체에 맞아 다칠 가능성이 높은 탓에 무조건 책상 밑으로 대피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지진 발생 80초 안에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80초 안에 공터로 이동하거나 안전한 탁자 밑으로 숨어있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분 내로 공터로 이동하기가 사실상 제한된다는 점에서 튼튼한 책상 밑으로 숨는 것이 더 안전하다.

행정안전부 지진방재관리과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일본을 비롯해 주요 선진국도 지진 발생시 책상 밑으로 대피하도록 하는 지침을 사용하고 있다"며 "지진이 발생하면 무엇보다 탁자와 책상 밑으로 대피해 낙하물을 먼저 피하는 것이 기본적인 지침이자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진으로 인한 각종 낙하물이 몸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방석을 머리를 감싸고 책상 밑으로 먼저 숨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정부는 지진에 대해 구체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홍보해야 시민들의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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