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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맞수 분석-④배터리] 삼성SDI '현장 경영' vs. LG화학 '통큰 투자'


부진했던 전지사업부문 기지개…전기차 흑자 전환 관건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삼성SDI와 LG화학은 3분기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부진했던 전지사업부분이 부활하면서 견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전기차 배터리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면, 향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본과 중국의 견제, 각국의 규제 상황에 따라 돌발적인 상황이 지속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SDI는 올 3분기 매출 1조7천80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7.4%, 전년 동기 대비 32.4%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994.5%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1천706억원이 늘었다. LG화학은 매출 6조3천971억원, 영업이익은 7천897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 전분기 대비 0.2%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7% 증가, 전분기 대비 8.6% 개선됐다.

◆ 전영현 사장 '현장 경영' vs 박진수 부회장 '통큰 투자'

지난해 부진에 빠졌던 삼성SDI는 올해 3월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성공신화를 일군 전영현 사장이 새로운 대표로 취임하면서 흑자전환을 이뤘다. 전 사장은 LG반도체에서 시작해 삼성전자로 이적, 메모리연구소와 메모리사업부를 거쳐 삼성SDI의 구원자로 발돋움했다.

전 사장은 삼성SDI 대표로 앉자마자 현장 경영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섰다. 내외부적으로 악재가 지속됐기에 전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전 사장은 직접 각 사업장을 돌며 배터리 사업 전반을 익히는데 주력했다.

전 사장은 우선 '갤럭시노트7' 단종을 통해 품질 승인 체계를 강화, 대형 고객사 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소형 전지에서의 안정된 수익성을 기반으로 중대형 전지 부문의 흑자 전환에 집중했다. 중국 사드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유럽 시장을 통해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한편,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의 생산 체제를 재정비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같은 추진력으로 삼성SDI는 5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중대형전지 부문도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단행되는 중이지만 삼성SDI는 무풍지대로 구분된다. 전 사장은 올해 3월 임기를 시작하기도 했고, 아직 50대다. 60대 대표 및 임원들이 대거 퇴진하고 뒤를 이어 사장단에 오른 50대와 마찬가지로 전 사장도 젊은 피에 속한다.

전 사장과 달리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내년 3월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 2012년 LG화학을 맡은 박 부회장은 2013년 부회장으로 승진, 2015년 인사에서 유임됐다. 4년 동안 LG화학을 맡아온 박 부회장은 올해 65세다. 2012년까지 LG화학을 이끈 김반석 부회장은 63세의 나이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G화학의 호실적이 계속되고 있어 현 체제가 유지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전반적으로 50대 사장들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지만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수도 있다는 게 이유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2년 LG화학 대표로 선임되면서 사업 구조 다각화에 매진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고부부가치 제품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특히 올해는 부진했던 전지 사업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순풍을 타고 있다. 박 부회장의 대규모 통큰 투자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에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완성차 시장에서 고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외부 어려움에도 결속력 강화 통해 경쟁력 확보

삼성SDI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으로 얻은 악몽을 떨쳐내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소형배터리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중대형배터리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나, 공급량이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

소형배터리의 경우 논-IT용 원통형 전지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한편, 폴리머 전지의 미국 및 중국 고객 신규 공급으로 실적 향상을 이뤘다. 중대형 배터리부문에서 전기차배터리는 유럽 고객 공급이 확돼됐으며, 전력 또는 상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가 증가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60% 늘었다.

삼성SDI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폴리머 안정성 품질 위주의 사업전략을 통해 주요 고객 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내년에도 큰 폭의 폴리머 매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요 측면에서 폴리머 채용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ESS 시장은 낙관적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여러 지역에서 ESS 도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거나, 정책 도입을 논의 중이다. 올해 하반기 전체 시장 확대에 기여한 바 있다. ESS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안정성, 전력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주요 선진국 대상으로 ESS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리튬전지 가격 하락도 ESS 성장을 가속화한다. 삼성SDI는 장기적으로 수년간 연평균 40%에서 5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전지부문에서 대형 고객 대상으로 프리미엄급 소형 배터리 매출 확대, 사업구조 개선, 전기차 배터리 매출 성장 지속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3% 증가하고 전분기에 이어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LG화학은 올해 전지사업부문에서 4조6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가 1조7천억원, ESS가 5천억원 정도이며, 나머지를 소형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소형 배터리 수익성이 높다. ESS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형태다. 전기차 배터리는 아직까지는 적자 상태이기는 하나 물량이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창범 LG화학 전지부문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동차 전지는 내년 2세대 전기차 매출이 본격화된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50%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2020년이 되면 자동차 매출이 크게 올라간다"며 "ESS전지는 올해 70% 정도 성장했다. 내년에는 5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배터리 코스트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성장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내년 전기차 배터리 흑자 전환 관건

삼성SDI와 LG화학은 소형 배터리 부문에서 대형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4분기 고객사의 신규 스마트폰 판매로 인해 소형 배터리 공급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LG화학은 내년 애플 차세대 아이폰의 유력 공급사로 꼽히고 있다. LG화학이 보유한 프리폼 배터리를 통해 L자형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리폼 배터리는 LG화학의 고유 제조 기술인 스택앤폴딩 방식으로 생산된다. 곡면 형성시 물리적 스트레스가 적어 성능 및 안정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삼성SDI는 폴리머 배터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원통형 배터리 글로벌 표준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원형 21700 배터리는 기존 대비 용량을 50% 향상시켰으며, 보다 적은 수의 배터리를 연결해 원하는 용량의 배터리팩을 만들 수 있다. 전동공구나 골프카트, 전기자전거 등 적용되는 애플리케이션도 다양하다.

ESS 부문에서는 혁신 설계 기술을 적용해 컨테이너에 적재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을 9.1MWh까지 높인 전력용 ESS를 공개한 바 있다. 전력용 ESS는 발전소, 상업시설 등에 설치돼 불안정한 전력 수요에 대비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최대 부하를 낮추는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전력의 최대 부하를 낮추면 전기 기본료 인하 효과가 있다.

LG화학은 기존 제품 대비 출력과 에너지밀도를 대폭 향상한 차세대 ESS용 배터리 셀과, 독립형 ESS 제품인 스탠드얼론 배터리모듈을 선보였다. 스탠드얼론 배터리모듈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제품 내부에 탑재해, 각 배터리모듈을 서로 연결하면 고객이 원하는 용량만큼 설계가 가능하다.

남은 숙제는 전기차 배터리다. 각국의 규제와 중국, 일본의 견제를 넘어야 한다.

중국은 올해 한국의 사드배치를 이유로 9차례 발표된 친환경차 보조금 목록에서 한국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모두 제외시켰다. 게다가 지난 2일(현지시간)에는 미국에서 전기차에 대한 연방정부의 세제혜택을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각국의 보조금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전기차의 원가가 동급 내연기관 차량 대비 더 비싸기 때문이다. 합리적 가격대의 상품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시되는 만큼 시장 확대를 위해서 보조금을 등에 업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의 공격적인 투자도 한국 배터리업계를 위협하는 요소다. 일본은 배터리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총 1천억엔(한화 약 1조원)을 투입해 일본과 중국, 미국서 설비증설을 진행한다. 무라타제작소도 오는 2019년까지 500억엔(한화 약 5천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중국은 정부의 전기차 산업 육성과 관련한 대대적 지원과 배터리 재료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일본과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외부적으로 상당한 위기에 빠져 있지만 삼성SDI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만큼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만큼 높다. 전기차 보급에 있어 배터리 원가 절감은 핵심 요인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배터리 밀도를 높여야 하는데 상당한 제조 공정 난이도가 적용된다. 한국은 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쌓은 노하우를 겸비하고 있다.

박진 삼성SDI 중대형전지 자동차전지 마케팅 상무는 "자동차 전지의 경우 초기 저밀도 장수명에서 충방전 싸이클을 줄이고 밀도를 늘리는게 개발 방향이다. 셀의 전체 마일리지를 유지하면서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라며, "다수의 중국 전지업체들이 전기차 분야에서 내수에 집중하는 편이다. 일부업체는 저가공세에 나서기도 한다. 다만, 품질 신뢰성이 떨어져 글로벌 위상은 미미하다고 판단된다. 제품력과 신뢰성을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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