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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깨어나 현실 봐야"…차붐의 진단


"2002년 성과가 팬들의 큰 기대로"…"현실로 돌아와 재도약 준비해야"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2002년의 기적이 언제 다시 재현될 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현재 우리에겐 변화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차범근 전 감독이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에 변화와 현실 직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차범근 전 감독은 2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호텔 서울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레전드투어 IN 코리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차 전 감독은 지난 8월 독일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분데스리가 레전드 홍보대사 9명에 선정됐다. 분데스리가 통산 12시즌 동안 311경기 98골, UEFA컵 우승 2회, 독일 FA컵 우승 1회 등 빛나는 '차붐'의 업적은 독일에서도 전설로 인정받았다.

차 전 감독은 이 자리에서 "이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언제 다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와 같은 기적이 재현될지는 모르겠다"고 운을 뗀 뒤 "이제는 우리가 변화를 모색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꿈은 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대표팀 관련 논란이 생기고 난 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얘기"라고 소신을 전했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8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진한 경기력이 도마에 올랐다. 대표팀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난 6월 경질된 뒤 신태용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신 감독 부임 이후에도 4경기에서 2무2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러시아에게 2-4, 모로코에게 1-3으로 완패하면서 신 감독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차 전 감독은 현재 대표팀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독일 축구가 구축한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조했다.

차 전 감독은 "우리가 아시아 최강의 위용을 되찾고 당당해지기 위해서는 독일처럼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우리 축구 팬들이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꿈같은 기억으로 인해 큰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쉽지만 현실로 돌아와 또 다른 꿈을 꾸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축구협회를 비롯해 축구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이어 "독일 축구도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조별리그 예선 탈락 이후 위기론이 팽배했다. 독일은 그 위기에서 체계적인 유소년 선수 육성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며 "우리는 반대로 선수 육성 시스템과 훈련법에 큰 변화가 없다. 우리가 현재 처해있는 위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차 전 감독은 마지막으로 "차붐과 손흥민을 능가하는 한국 선수가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그 선수가 마이스터샬레(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면 하는 꿈을 접지 않고 있다. 내가 죽기 전에 꼭 이 꿈이 이뤄지길 바라는 욕심을 가져본다"는 소망을 전했다.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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