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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 데뷔' 이승우, 22분간 보여준 성장 가능성


체력적으로는 아직 미비…공격 전진성은 높은 평가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의 데뷔전 시간은 22분으로 간결했다. 하지만 이승우의 미래에 대해 잠깐이나마 읽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승우는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스타디오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에서 열린 라치오와 이탈리아 세리에A 6라운드 경기서 팀이 0-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26분 교체 투입돼 잔디를 밟았다.

의미있는 경기였다. 이승우에게 있어 성인 프로 무대 데뷔전이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데뷔전이었다. 한국인으로서는 지난 2001년 안정환(당시 페루자) 이후 두 번째로 이탈리아 축구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가 됐다.

뜻깊은 데뷔전이었지만 많은 시간을 활약하진 못했다. 이승우는 22분을 소화했고 결국 경기는 0-3으로 그대로 끝났다.

애초에 팀간 레벨의 차이가 컸다. 베로나 수비진은 라치오의 스트라이커 치로 임모빌레에게 공간을 많이 내줬고 속수무책이었다. 공격에서의 무게감이나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에서 두 팀은 비교 불가였다.

공격진이 특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AC밀란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뛴 알레시오 체르치나 지안파올로 파찌니는 이름값에 비해서 공격 전개의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파찌니는 박스 안에서 지원을 받아야 사는 타입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체르치의 경우엔 간단한 드리블도 수비에 일찌감치 차단당하는 등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후반 교체 투입된 모이스 켄 또한 마찬가지였다. 장신과 강력한 피지컬을 가졌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듯한 인상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승우의 22분은 더욱 빛났다. 이승우는 투입된 이후 곧바로 상대 수비의 옐로 카드를 한 장 유발해내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많이 보여줬던 모습이다.

물론 더욱 칭찬해야할 것은 '전진성'이다. 공을 잡으면 마치 앞으로 튕겨져 나가는 듯이 뛰어갈 준비를 했다. 중앙과 왼쪽 측면을 오가면서 자신의 장기인 드리블을 몇 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중앙에서 켄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수비를 허무는 장면은 이승우의 빼어난 공격력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공을 잡지 않은 상황, 즉 '오프 더 볼'에서의 움직임도 탁월했다. 특히 공을 상대 선수에게 준 뒤 앞으로 나가 공간을 탐색하는 능력도 보여줬다.

파찌니의 헤딩 패스를 이어받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기 전 상황이 바로 이러한 예다.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던 그는 패스를 연결한 후 곧바로 왼쪽 측면으로 돌아 들어갔다. 이승우가 연결한 볼은 오른쪽까지 넘어갔고 측면에서 얼리 크로스의 형태로 페널티 에어리어로 들어갔다.

이 공이 파찌니의 머리를 통해 이승우에게 연결됐는데 이승우가 공을 이어받은 위치는 왼쪽이었다. 빠른 시간동안 많은 거리를 이동하며 위험지역까지 들어간 것이다. 공에 대한 집중력이나 '오프 더 볼'에 대한 센스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마치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가진 듯한 '전진성'을 그대로 이식해놓은 듯한 플레이였다.

물론 아직 성공적인 연착륙을 논하기엔 이르다. 이승우는 FC바르셀로나 B팀에서 베로나로 이적한 지 이제 막 3주가 된 참이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제대로 시즌을 준비하지 못했고 이적도 급박하게 결정됐다.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 또 이날 22분을 소화하면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긴 했지만 아직 90분을 소화할 경기 체력이 아니기에 시간 자체를 많이 부여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과감한 전진성은 분명 높게 평가할 만 하다. 축구 기록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은 교체로 투입된 이승우에게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줬다. 실제로 그가 들어온 뒤 마치 윤활유가 뿌려진 것처럼 부드러운 공격이 전개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능성만큼은 충분히 보여줬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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