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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HTC, 최초 안드로이드폰→의리의 '픽셀'


개방형 OEM 전략 유효,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구글과 HTC가 11억달러 규모의 협력을 맺었다. 구글은 하드웨어로써의 픽셀 강화를, HTC는 위기를 타계하기 위한 윈-윈 동맹이다. 과거 안드로이드 최초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력이 있는 HTC에 구글이 의리를 지켰다.

구글과 HTC는 21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스마트폰 사업 분야의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HTC에서 픽셀폰 개발에 참여했던 팀을 합류시키는 한편, 향후 HTC의 지적재산권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받게 됐다.

◆ 넥서스와 픽셀의 처음을 함께한 구글-HTC

HTC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지난 2분기 HTC의 매출은 5억9천800만달러로 전년동기 10억7천만달러에서 44%나 감소했다. 손실은 1분기 대비 소폭 줄었으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5분기 연속 적자다. HTC의 2분기 영업손실은 1억3천300만달러다.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HTC의 점유율은 고작 0.5% 수준이다.

그나마 가상현실(VR) 분야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바이브(VIVE) 생태계가 안착화됨에 따라 고가 VR헤드셋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HTC는 구글에게 받은 협력 지원금 11억달러(한화 약1조2460억원)를 통해 신사업에 수혈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모든 금액을 현금으로 지불한다.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어 내년초 거래 완료된다.

HTC는 구글의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한 제조업체다. 당시 안드로이드는 누구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플랫폼이었다. 이를 받아 준 곳이 HTC다.

안드로이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였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이 당시 수장이었다. 안드로이드는 2005년 구글이 인수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인수 후 2007년 11월 각 각국의 여러 사업자들이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활용 가능한 표준형 운영체제(OS)를 개발할 수 있도록 오픈핸드셋얼라이언스(OHA)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OHA에 참여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뿐만 아니라 HTC, 델, 인텔, 모토로라, 퀄컴, T-모바일, 엔비디아, 소니(당시 소니에릭슨), 도시바 등 유수의 업체들이 다수 참여했다.

OHA는 2008년 9월 리눅스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첫 버전을 공개했다. 기존 목표대로 오픈소스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또는 콘텐츠 업체도 접근이 가능했다. 하지만 정작 누구도 안드로이드 기반의 휴대폰을 제작하려 하지 않았다.

HTC가 안드로이드를 처음으로 채택, 2008년 10월 22일 세계최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G1을 공개했다. 이 후부터 안드로이드는 여러 제조업체의 전략 디바이스에 탑재되기 시작했다.

오픈소스였던 안드로이드에게는 일종의 레퍼런스가 필요했다. 구글은 레퍼런스 브랜드인 ''넥서스''를 신설하고 ODM방식으로 HTC에게 첫 제품을 맡겼다. HTC는 지난 2010년 1월 5일 미국 시장을 무대로 첫번째 구글 레퍼런스 스마트폰인 넥서스 원을 출시했다.

이후에도 HTC는 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을 개발하는데 협력했다. 레퍼런스 태블릿인 넥서스9도 HTC가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해 구글은 넥서스를 대신해 자체적으로 개발 및 설계한 스마트폰 브랜드 픽셀을 론칭했다. 첫 픽셀도 HTC가 함께 했다. HTC는 구글의 OEM 방식으로 픽셀과 픽셀XL의 생산을 도왔다.

◆ 구글 픽셀은 개방형으로…하드웨어 역량 강화

구글은 HTC를 인수하기보다는 협력 지원을 통해 픽셀 개발자들을 포섭하고, HTC의 특허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과거 모토로라 인수 후 쓴 잔을 맛 본 상태였기에, 합리적인 판단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지난 2011년 13조원을 들여 모토로라를 인수했지만 2014년 중국 레노버에게 3조원에 매각하는 등 큰 손실을 봤다.

구글이 HTC를 인수하는 형태가 아닌 지원을 통한 개발자 포섭과 특허 공유 형태로 협약을 맺은 데에는 크게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의 목적과 본래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받쳐주는 파트너사들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어시스턴트를 통한 음성기반의 인공지능 플랫폼과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등을 위한 데이드림 플랫폼, IoT 시장 공략을 위한 구글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역량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까지 섭렵하는 수직 계열화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애플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도 다수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독자적으로 설계 및 개발한 첫 픽셀폰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맛봤다. 구글 픽셀폰은 초기 물량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글로벌 시장서 18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선전했다. 단순히 스마트폰 시장서의 성공을 말하기 보다는 구글이 하드웨어 역량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HTC의 픽셀 팀을 통해 부족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픽셀뿐만 아니라 AI 또는 VR, 나아가 사물인터넷(IoT) 시장 진입을 위한 포석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했다.

또한 구글이 당분간 픽셀의 생산을 HTC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사들에게 열어놓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출시되는 픽셀폰 중 한 모델은 HTC가 아닌 LG전자가 맡을 것이라는 것 또한 구글의 픽셀 OEM 정책을 말해주는 표지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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