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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연] 홍준표의 잇따른 사과, 진정성 있나


[아이뉴스24 정지연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쿨한' 사과가 연일 화제다.

지난 25일 저녁 KBS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홍 대표는 과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집에 가서 애나 봐라'라고 한 것에 대한 질문에 "기억이 난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며 특유의 쿨한 사과를 했다.

2009년 한나라당 원내대표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던 추 대표가 최저임금법 등을 환노위에 상정하지 않자 "나오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든지, 배지를 떼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홍 대표는 앞서 이날 오후에도 중앙일보와의 간담회에서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중앙일보·JTBC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지난달 18일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간담회에서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냐"고 말한 것에 대해 뒤늦게나마 화해의 손길을 건넸다.

돌아보면 홍 대표의 사과는 이게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대 대선후보 티비토론 당시에는 '설거지가 여성의 몫'이라고 했다가 여성 비하발언으로 다른 후보들의 뭇매를 맞자 "말이 잘못됐다면 사과하겠다"고 물러선 사례도 있다.

자서전에 쓴 '돼지발정제 사건'으로 여론이 나빠지자 "친구가 성범죄를 기도하려고 할 때 막지 못한 책임감을 느껴 12년 전 자서전에 고해성사를 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올해 들어서만 4건 이상의 공개사과다.

사실 정치인의 사과는 그리 낯선 광경도 아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에만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에서 '엄지척'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된 송영길·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레밍발언' 으로 당에서 제명된 김학철 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정치인도 인간인 만큼 실수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실수를 했다면 이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연이은 홍 대표의 사과가 남다르게 느껴지는데는 이유가 있다. 홍 대표의 사과에서 '진정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잘못에 대한 사과가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실수나 잘못을 그대로 인정해야 하고, 자신이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 그뿐 아니라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사과 시점 역시 매우 중요하다. 타이밍을 놓친 사과는 오히려 상대방의 상처를 헤집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홍 대표의 사과는 이같은 진정성 있는 사과의 요건을 대부분 갖추지 않았다. 시점 역시 많게는 8년에서 적게는 한 달 동안 사과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홍 대표의 사과는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평가받기 어렵다. 전략적인 계산이 깔린 사과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지연기자 berealjy@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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