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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의 대가' LG전자, B2C 찍고 B2B 간다


B2B 매출 B2C 추월…해외 칠러시장 적극 공략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LG전자가 종합 냉방솔루션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가정용 에어컨뿐 아니라 상업시설용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chiller)까지 냉방솔루션 분야에서 전(全) 제품군을 갖추면서다.

LG전자는 27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칠러사업장으로 기자들을 초대해 자사 칠러 사업현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칠러는 냉방에 쓰이는 찬물을 만드는 기계다. 주로 대규모 빌딩이나 백화점, 산업시설의 지하공간에 설치된다. 여기서 만들어진 냉수는 건물의 각 층에 배치된 공기조화기(AHU)로 보내진다.

공기조화기에서는 일종의 바람개비 같은 장치를 통해 냉수에서 찬공기를 추출해낸다. 이 찬공기는 건물 천장 곳곳에 설치된 덕트를 따라 실내에 도달해 더위를 식히게 된다.

◆올해 B2B가 B2C 처음 추월…중동·동남아 집중공략

LG전자의 공기조화(공조) 사업은 크게 기업소비자간거래(B2C)와 기업간거래(B2B) 영역으로 나뉜다. B2C에는 '휘센' 등으로 대표되는 가정용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들어간다. B2B 영역에는 상업용 시스템에어컨과 칠러 등이 포함된다.

2년 전까지는 B2C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B2B보다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B2B의 매출규모가 B2C 영역과 비슷해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B2B 영역의 매출이 B2C를 추월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박 상무는 "지난해 칠러사업에서 거둔 매출은 3천500억원에 달한다"며 "국내 칠러 시장에서 LG전자는 40%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 성과도 상당하다. 아시아 최대 규모 쇼핑몰로 꼽히는 스타필드 하남에 들어간 칠러도 LG전자 작품이다. 한국전력공사 나주본사, 경희의료원 등에도 LG전자 칠러가 들어가 있다.

◆해외시장은 '선택과 집중'…중동·동남아부터

해외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 성과가 돋보인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대규모 상업지구 수크와산 빌리지의 지역냉방 프로젝트에도 공조솔루션을 공급키로 했다.

이상민 LG전자 에어솔루션B2B영업담당 상무는 "세계 최대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인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복합화력발전소(QIPP)에도 사막 열풍의 온도를 낮춰주는 장치를 공급했다"며 "요크나 트레인같은 굴지의 공조업체들과의 경쟁을 뚫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14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칠러 시장에서는 요크와 트레인, 캐리어 같은 미국계 업체들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칠러는 건물과 수명을 같이하는 만큼 교체 수요가 적고 기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기 힘든 이유다.

이에 LG전자는 냉방설비에 대한 신규 수요가 많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를 늘려갈 방침이다. 세계 시장에 무분별하게 진출하기보다는 틈새가 있는 시장부터 잡자는 뜻이다.

이 상무는 "중동과 동남아시아는 365일 24시간 냉방이 필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기회가 많다"며 "한국의 건설업체들도 해당 지역에 상당히 많이 진출하고 있어 제품을 소개하고 협력을 진행하는 데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급유 기술 2가지 모두 자체개발…기술력으로 승부

최근 칠러 시장에서는 윤활유를 공급할 필요가 없는 무급유(無給油) 기술이 주목받는 추세다. LG전자도 지난해부터 무급유 기술을 독자 개발하면서 글로벌 업체들과의 기술 경쟁에 합류했다.

LG전자가 생산하는 무급유 칠러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냉매 가스가 윤활유 역할을 하는 '에어베어링 무급유 인버터 터보 냉동기'다. 다른 하나는 자기부상의 원리로 마찰을 줄인 '마그네틱 무급유 인버터 터보 냉동기'다.

전자는 저용량 제품에 적합하고, 후자는 대용량 제품에 적합하다. 이 두 방식을 자체 개발한 업체는 전 세계 공조업계에서 흔치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만큼 LG전자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2천억원을 투자, 전주에 있던 칠러사업장을 평택으로 이전했다. 연구개발시설도 새로 지었다. 생산에 들어가는 부품도 100% 국산화해 품질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정진희 LG전자 칠러선행개발팀장 수석연구위원(부사장)은 "LG전자는 그동안 각고의 노력을 통해 품질과 시험설비 수준을 끌어올려 글로벌 업체들과 기술력 차이가 없을 정도가 됐다"며 "기술력에서 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B2B 사업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택=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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