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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봉준호 영화는 왜 속편이 없을까(인터뷰)


"하고 싶은 이야기 너무 많아…속편은 다른 누군가 만들어주길"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옥자'의 봉준호 감독이 속편을 상상하게 만드는 영화의 엔딩에 대해 언급하며 스스로 영화의 속편을 내놓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알렸다.

2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 제작 플랜B, 루이스픽처스, 케이트스트리트픽처컴퍼니)의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 분)와 동물 옥자의 이야기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자, 미자는 할아버지(변희봉 분)의 만류에도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영화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상영됐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옥자'를 비롯해 '설국열차'와 '괴물' 등 영화 속 이야기의 다음을 상상하게 하는 엔딩에 대해 알리며 "속편을 찍고 싶지는 않은데 누가 찍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나보다. '괴물'에 대해서도 정윤철 감독에게 ''괴물2' 관심 없니?' 물었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 영화 '옥자'의 쿠키영상에 대해 언급하며 "속편의 도입부처럼 찍었고, 음악도 그렇게 만들어달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옥자'의 엔딩과 연관지어 자신이 상상한 다음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프로젝트에 강한 끌림을 느끼는 봉 감독은 과거 작업한 작품의 다음 서사를 준비하기보다 준비 중인 다른 이야기들을 새로 선보이길 선호했다. 그는 "하고 싶은 스토리나 프로젝트가 많다"며 "속편이나 리메이크, TV 시리즈는 하고 싶지 않았다. '설국열차' TV 버전도 파일럿 연출 제안을 받았지만 하고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스로 속편을 만들고싶진 않지만 다른 감독이 영화의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알린 봉준호 감독은 "누군가가 해주면 좋겠다"고 밝게 웃어보인 뒤 "내게 시간이 많지 않다"며 "시놉시스는 열 댓 개가 있지만 뒷일이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이날 봉준호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의 프리미어와 한국 언론 시사를 통해 '옥자'가 공개된 뒤 쏟아진 반응에 대해선 차분한 태도를 보였다. 봉준호 감독은 "후반부가 너무 예기치 않게 흘렀다는 반응도, 예측 가능했다는 반응도 있다"며 "다수의 관람이 이어졌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고 개봉을 앞둔 소회를 알렸다.

자신의 전작 영화들 역시 여러 평가들 사이에서 회자됐다고 말을 이어간 봉준호 감독은 "6편의 영화들이 다 그랬다. 어떤 영화들은 압도적 호평을 받았던 것처럼 왜곡돼 전해지지만 당시 기억을 돌이키면 평가들이 뒤섞여 있었다"며 "'옥자'에 대해서도 시간이 지나길 바라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감독은 "행복한 고민인데, 영화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다"며 "지금은 프라이팬이 뜨겁게 달궈진 상황 같다.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 어떤 재료든 연기가 나며 강하게 타지 않나"라며 "많은 관심은 감사한데, 가장 순수하고 강렬한 영화적 체험은 아무 사전 정보 없이 길을 가다 시간이 나서 슥 들어가 봤을 때 그 영화가 재밌었다거나 졸렸다거나 하는 반응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미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영화계에서도 명성을 쌓은 봉 감독은 자신의 입지와 '옥자'를 둘러싼 관심을 언급하며 "나는 그렇게 영화를 보여줄 일이 없다. 무관심의 썰렁함을 겪어 본 바로는 이것이 행복한 고민, 행복한 투정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고 알렸다.

'살인의 추억' 10주년 상영회 당시를 떠올리며, 봉 감독은 '옥자' 역시 십수 년이 지난 후에도 관객들에게 회자되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 그는 "('살인의 추억' 10주년 상영회 같은 자리에선) 시끌벅적한 시기가 지난 뒤, 장롱 속 옛날 물건을 보듯 영화를 보게 되지 않나. 그런 느낌도 좋더라"며 "10년 후 사람들이 '옥자'를 볼 때, 영화를 만들 때 의도치 않았던 이슈들을 걷어내고 본다면 어떨지 그런 상상을 하고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옥자'는 오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190개 국가에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NEW의 배급을 통해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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