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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기업과 일하고 싶다"...홍해 흑룡강대 교수


 

조선족인 홍해(55) 흑룡강대 교수는 중국의 IT 원로다.

베이징(北京)에서도 IT 1세대가 이른바 '386 세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홍 교수는 IT와 거리가 멀 시절을 살아온 세대에 낀다 할 수 있다.

그가 IT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82년 일본 유학 때부터다.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는 자비(自費) 유학이 거의 없었다. 유학생을 국가가 선발하고 비용도 국가가 부담하는 국비 유학이었다. 홍 교수는 이때 문부성 장학금 제1기 유학생 16명 중 한 명으로 선발돼 일본 동경대로 유학을 간다.

이때 전공이 컴퓨터였다. 주로 화상처리 분야를 집중 연구했다고 한다. 그는 동경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홋카이도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이후 90년에 귀국해 베이징의 청화대 인공지능센터에 배속된다.

그러다가 92년에 모교인 흑룡강대의 부름을 받고 서슴없이 하얼빈으로 돌아온다. 모교 발전이라는 명분도 있었고, 학교의 대접도 섭섭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학교의 IT 연구시설은 보잘 것 없었다.

"학교에 컴퓨터라고는 286이 4대 있더군요. 학교에서 저 개인한테는 잘 대접해주었지만, 연구시설을 갖추고 확장하는 데에는 신경쓸 수 없었죠."

홍 교수가 창업을 하게 된 배경이다. 더나은 연구환경을 위해 돈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회사를 운영해야 했던 것이다. 중국은 '산학(産學)일체'의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회사를 창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별로 없었다.

당시 회사의 이름은 '흑룡강이스트정보기술유한회사'.

후지쯔, NEC 등 주로 일본 회사로부터 정보 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일거리를 수주한 뒤 처리해주는 게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이다. 홍 사장이 8년간 일본에 유학하면서 맺은 인맥을 이용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홍 사장이 흑룡강대학과 공동으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대학 관계자가 이사장이, 지분이 적은 홍 교수는 전문경영인 역할을 맡게 됐다. 황무지에 씨를 뿌린다는 심정으로 2~3년 하다보니 회사의 틀도 잡혀갔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기껏 양성한 인력이 보수가 좋은 일본 회사로 떠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또 사업의 문외한인 대학 관계자가 이사장을 맡다 보니, 신속한 경영을 하는 데 여러 가지로 장애가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 사장은 2002년에 독립을 선언한다. '이스트 IT'란 회사를 새로 만든 것이다. 지금은 '이스트 IT'가 주력이고, '흑룡강이스트정보기술유한회사'는 그저 '페이퍼 회사'로 남아 있다.

"육성한 인재를 다른 회사에 빼앗기지 않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뭔가 당근을 줘야 했습니다. 당장 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스톡 옵션이 유일한 대안이었죠. 그래서 저와 우리 직원이 회사의 주식을 재량에 따라 나누어 가졌습니다." 홍 사장이 새 회사를 만든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이 회사의 현재 직원은 38명이며 일본의 거래처는 18개이다.

홍 사장은 "창업하고 이제까지 일본과 사업을 해왔다"며 "이상하게 한국과 인연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IT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인 만큼 이스트 IT는 한국 기업과 사업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스트 IT를 통해 하얼빈의 IT 시장을 당장 개척하려는 업체보다 한국의 일거리를 이스트 IT에 맡길 수 있는 회사가 있으면 좋겠다"며 "서로 잘 안 뒤에 같이 하얼빈의 IT 시장을 개척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얼빈=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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