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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실점·ERA 0'의 악몽…316일만에 벗어난 허프


지난해 8월 두산전 무더기 실책으로 최악 결과…완벽투로 만회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LG 트윈스 좌완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절묘한 호투로 10개월전 악몽에서 벗어났다.

허프는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절묘한 공 배합으로 타자들을 맞혀잡는 투구를 펼치며 8이닝 6피안타 1실점의 도미넌트 스타트(DS)를 기록했다. 개인 시즌 2승째를 따낸 것은 물론 전날 8회말에만 5점을 내주며 4-7로 당한 역전패를 말끔히 갚았다.

올 시즌 부상 복귀한 이후 두산과 첫 만남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1승 3패 평균 자책점 3.94를 기록하던 그였다. 5월 12일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중간 계투로 복귀전을 치른 이후 내리 3연패를 기록하며 팬들의 우려를 샀다.

하지만 6월 들어서는 지난 시즌 보여줬던 괴물투수의 위용을 되찾았다.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9이닝 1실점으로 한국 무대 첫 완투승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8일 kt 위즈와 경기에서도 호투했다. 비록 노디시전으로 승패가 따로 붙진 않았지만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하지만 않았더라면 무난한 2승도 기대됐던 경기였다. 경기 내용, 구위, 흐름 모두 나무랄 곳이 없었다.

이처럼 호투를 연달아 펼친 허프이지만 사실 두산과 기묘한(?) 악연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지난해 8월 2일 경기에서다.

당시 허프는 2.2이닝 동안 8피안타 1개의 몸에 맞는 공으로 8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기록만 놓고 보면 최악의 성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은 불과 '0'.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당시 경기 3회말에 나온 무더기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1사 2루 상황 류지혁의 내야안타로 홈으로 가던 김재호가 런다운에 걸렸다. 이때 포수 박재욱이 김재호와 부딪혔다. 이 장면이 홈충돌 방지 규정 위반에 해당되며 1점을 거저 내줬다.

후속 허경민의 몸을 맞힌 뒤 정수빈의 투수 앞 땅볼을 더듬는 사이 선행주자 류지혁이 홈을 밟았다. 허프의 실책으로 기록됐고 바로 민병헌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상황은 만루가 됐다.

직후 김재환의 타석에서 박재욱의 포일과 실책으로 주자 2명이 그대로 득점했다. 민병헌은 실책으로 3루까지 갔고 허프는 김재환에게 1타점 안타까지 맞아 단숨에 3실점했다. 이후 에반스와 김재호의 2타점 2루타와 박세혁의 1타점 적시타 안타를 연달아 맞으며 추가 3실점, 결국 강판됐다. 이것이 '8실점·자책점 0'의 전개 과정이었다.

그러나 허프는 316일 만에 치른 '리벤지 매치'에서 완벽한 위기관리능력으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여기에 LG 야수진도 합심해 허프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실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않는 명품 수비를 이어갔다. 또 배터리를 꾸린 조윤준과 호흡도 기가 막혔다. 지난해 두산전과는 달리 실책과 포일 등은 나오지 않았다.

허프는 경기가 끝난 후 "전년 우승팀인 두산을 상대하면서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내 공을 던지는 데 주력했다. 작년에 많이 안 던진 커터를 의식적으로 많이 던진 것이 결과가 좋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작심한듯 호투를 펼친 허프는 물론 실수 없이 깔끔한 수비를 보인 LG 야수들도 상쾌한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기묘했던 두산전 악몽에서 시원하게 벗어난 허프와 LG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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