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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게이머와 경쟁 아닌 즐거움 추구할 수도"


이은석 넥슨 디렉터, NDC서 AI가 바꿀 게임 지형도 전망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상대를 이기기 위해 설계된 '알파고'를 넘어 상대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가상의 '오메가고'를 상상할 수도 있다."

성큼 다가오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게임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아직은 현실화되지 않은, 그러나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다양한 상상이 25일 판교에서 열린 '2017 넥슨개발자콘퍼런스'에서 펼쳐져 관심이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이은석 넥슨 디렉터는 작년 진행된 바둑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을 물리치며 인공지능에 대한 폭발적 관심을 불러 일으킨 '알파고'를 언급했다. 그리고 "게임산업은 본질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이라 타 산업에 비해 인공지능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상대를 이기기 위해 설계된 '알파고'를 넘어 상대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가상의 '오메가고'와 같은 인공지능도 상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는 인간 바둑기사의 기보 16만개, 3천만수를 학습해 오로지 바둑에서 이기는 기능만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이다. 반대로 사람의 뇌전도, 심박, 호흡, 눈깜빡임, 체온 등을 학습해 상대 인간의 실력에 따라 아슬아슬한 승리의 기쁨을 제공하는 인공지능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디렉터는 또한 "게임은 태생적으로 이용자의 시간을 오래 점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변화하는 콘텐츠'가 필수적"이라며 "인공지능의 도입은 흥미롭고 새로운 콘텐츠 생산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자동으로 난이도를 조정하거나 배경아트를 제작하는 등 개발 과정을 대폭 축소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인공지능? 게임 양극화 초래·인간 개발 인력 축소 야기

다만 이러한 인공지능이 게임산업에 순기능만 선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미 게임산업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독과점 및 양극화 현상이 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공지능을 도입해 빠르고 양질의 게임 제공 환경을 갖춘 대형 게임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 디렉터는 "이들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는 신규 플랫폼의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며 "게임산업에서 플랫폼과 퍼블리셔의 독과점 체제는 굳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인간으로 구성된 개발 인력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개발의 무인화를 촉진시켜 결과적으로 인간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감소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디렉터는 "일부 최상위 레벨의 개발 인력을 제외하면 게임산업 내의 개발인력 수요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산업에도 적잖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인공지능을 앞두고 기업과 개인 모두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업의 경우 우선 인공지능을 게임 개발에 적극 활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직관에 기반해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창의적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개인 차원에서는 아직 인공지능이 다량의 데이터를 축적하지 못한 영역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역으로 인간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디렉터는 "인간의 성장 과정과 신체, 생리 구조를 보유하지 못한 인공지능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있어서는 명확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면서 "인간의 이해에 기초한 일은 인공지능에 비해 인간이 월등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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