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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볼에 스몰볼' SK, 야구란 이런 것


기존 장타력에 세밀함 갖춘 작전 더해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SK 와이번스가 기존의 장타력에 세밀한 작전 야구까지 더해지며 한층 업그레이된 공격력을 갖게 됐다.

SK는 지난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3방과 8회말 재치 있는 스퀴즈 작전을 앞세워 9-4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SK는 리그 팀홈런 1위팀다운 장타력을 선보였다. 3회 김강민과 최정, 6회 한동민이 홈런을 때려내며 이날 경기에서만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2일 현재 팀홈런 30개로 2위 롯데 자이언츠(21개)보다 무려 9개의 홈런을 더 때려냈다. KIA 타이거즈(9개) kt 위즈(9개)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격차로 앞서있다.

SK의 일발 장타력은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SK는 지난해에도 팀홈런 182개를 기록하며 팀홈런 1위 두산(183개)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2016 시즌 40홈런을 때려내며 생애 첫 홈런왕의 등극한 최정을 필두로 정의윤 27홈런, 헥터 고메즈 21홈런 등 홈런 타자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낮은 생산성이 문제였다. 팀홈런 2위였음에도 팀타점은 715점에 그치며 10개 구단 중 9위를 기록했다. 팀출루율도 3할5푼6리에 그치며 10개 구단 중 9위였다. 최하위 kt(3할4푼5리)보다 조금 더 나았을 뿐이다.

182개의 홈런 중 절반이 넘는 94개의 홈런이 솔로 홈런이었다. 많은 홈런에도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없었던 이유다. 팀홈런 118개로 팀홈런 꼴찌kt(117개)와 차이가 없었던 LG 트윈스가 오히려 SK보다 29타점 많은 744타점을 올렸다.

21일 경기에서도 SK가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때려낸 3개의 홈런은 모두 솔로 홈런이었다. 주자를 모아둔 상태에서는 시원한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 그 결과 8회까지 4-4로 팽팽하게 맞서는 경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SK는 다른 방식으로 승리를 챙겼다.

SK는 4-4로 맞선 8회말 1사 2·3루의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박승욱. 앞선 세 번의 타석에서 삼진 2개와 뜬공 하나로 물러나며 썩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지 않았다.

지난 19일 넥센전에서 대타로 나와 넥센 투수 마정길을 상대로 깜짝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호쾌한 장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때 SK 벤치가 움직였다. 두산이 내야 전진 수비로 압박했지만 박승욱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든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키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5-4로 리드를 잡은 SK는 이후에도 정진기의 내야 안타와 나주환의 기습 번트 등이 이어지며 4점을 더 뽑아내며 스코어를 9-4로 만들었다. 이날 경기 승부는 여기서 완전히 갈렸다.

경기 후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이날 작전이 결코 갑자기 나온 게 아님을 밝혔다. 그는 "캠프 때부터 연습했던 플레이를 선수들이 실전에서도 잘 해줬다"며 "앞으로도 득점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힐만 감독의 말대로 SK가 득점 찬스에서 다양한 작전을 구사한다면 상대팀은 더욱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언제든지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타선이 아기자기한 작전까지 원활하게 구사한다면 더 많은 방법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SK에게 가장 좋은 흐름은 작전이 필요 없을 정도로 타선이 폭발해 점수를 뽑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다. SK는 지난해 이 부분을 뼈저리게 느꼈다.

강력한 파워를 앞세운 빅볼과 세밀한 스몰볼을 더한 SK가 앞으로 어떤 야구를 보여줄지 올시즌 KBO리그를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늘었다.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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