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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LG전자, 배터리 테스트샘플 늘려


평택 LG 디지털파크 가보니…G6 배터리 '찍고 뚫어도 안 터져'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경쟁사 제품이 그런 일을 겪는 것을 보고 나서는 100~200개 사이였던 테스트샘플용 배터리 개수를 수백 개로 늘렸습니다."

김성우 LG전자 MC사업본부 PL/안전팀 수석연구원은 24일 평택 LG 디지털파크에서 스마트폰 배터리 안전성 테스트 현장을 공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수석연구원이 말하는 경쟁사 제품은 물론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다.

갤럭시노트7의 잇따른 발화 사고와 단종은 LG전자에게 큰 경각심을 안겨다줬다. LG전자가 혹독한 안전성 테스트를 거치는 배터리 샘플의 개수를 수 배 늘린 계기다.

김 수석연구원은 "배터리 샘플을 뽑아내는 일도 까다로워졌다"며 "이전에는 무작위로 테스트를 진행했다면 이제는 공정 끝부분에 나오는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은 배터리를 위주로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다.

◆"배터리는 폭탄과 같다"…터져도 사용자에 피해 안 줘야

기자는 이날 LG전자 스마트폰의 핵심 생산기지인 평택 LG디지털파크에 방문해 배터리평가랩과 G6 생산라인, 제품인정실 등을 차례로 돌았다.

배터리평가랩에서는 G6에 탑재되는 배터리가 내려찍히고 관통당하고 불타는 등 온갖 고문에 시달리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배터리 분야만 10년을 연구했다는 김성우 수석연구원을 만났다.

김 수석연구원은 "배터리는 하나의 폭탄과 같다"며 "실제로 외부 충격에 의해 배터리가 터지거나 폭발하더라도 사용자에게 상해나 불편을 주지 않는지 판단하는 곳이 배터리평가랩"이라고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먼저 배터리가 안전하게 디자인됐는지 확인한다. 스마트폰 배터리의 일부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배터리에서 불이 나더라도 이 플라스틱이 잘 타지 않는 성질인 '난연성(難燃性)'을 갖췄는지 등을 검사하는 절차다.

◆찍고 뚫고 때리고…G6 배터리 '그래도 안 터진다'

김 수석연구원은 배터리 위에 직경 15.9mm의 철봉을 올려놓고 61cm 높이에서 9.1kg 무게의 추를 떨어뜨렸다. 이는 안전인증기관인 미국 유엘(UL)에서 제시한 스마트폰 배터리 충격 테스트 기준이다.

'퍽!' 추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자마자 배터리는 V자로 휘어버렸다. 그러나 폭발이나 소손 현상은 없었다.

못으로 배터리 한가운데를 뚫는 '네일 테스트'도 진행됐다. 이는 반려견이 배터리를 물거나 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연출하는 검사다. 못이 배터리를 관통하자 배터리의 일부분이 부풀어오르긴 했지만 발화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 수석연구원은 "배터리가 충격에 의해 휘거나 못으로 관통당하면 배터리 내부에서 쇼트(합선) 현상이 발생하지만 여기서 발화를 방지하는 것은 배터리 제조사의 기술"이라며 "배터리 용량이 높아질수록 이 테스트를 통과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화재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직접 불을 붙이기도 한다. LG전자는 이곳에 배터리를 전소시킬 수 있는 8.5미터 높이의 화재실험실을 갖추고 있다. 배터리를 알루미늄 망에 넣고 폭발시켜 파편이 망을 통과하는지도 확인한다. 파편이 일정 범위 밖으로 튀지 않아야 합격 판정을 받는다.

마지막 과정에서는 테스트를 거친 샘플들을 엑스레이와 단층촬영을 통해 면밀히 관찰하는 '사후분석'이 이뤄진다. 테스트 이후 배터리가 정상상태라 하더라도 내부 상태를 3D모델링 등의 기법으로 파악하고 광학도구로 분석한다. 작은 흠결이라도 알아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 수석연구원은 "(배터리 테스트를) 한 번 할 것을 두 번 하고, 제일 취약한 부분을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 모든 테스트를 통과한 G6 배터리가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자신했다.

한편, LG전자는 국제 기준에는 없지만 필수적이라 판단되는 자체 검사를 포함해 총 20여종의 배터리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G6에 탑재된 배터리는 국제 기준 규격보다 15% 이상 높은 온도를 견디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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