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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측 '박연차 23만달러' 해명, 의문은 여전


"초면에 돈 받는 것 상식적으로 불가능…알리바이도 있다"

[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당시 반 전 총장과 박 전 회장의 행적 등으로 볼 때 사실무근이라는 게 요지지만, 의문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 전 총장의 법률대리인 격인 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전 회장이 2003년 5월 3일 한남동 공관에서 열린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환영 만찬 1시간 전 당시 외교부 장관이던 반 전 총장에게 20만달러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핵심은 당시 반 전 총장과 박 전 회장 모두 만찬 1시간 전 공관에 도착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박 전 의원은 주장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의 당일 일정표를 공개하며 "오후 5시 삼청동에서 남북고위전략회의를 비공개로 가졌고, 이 회의가 6시 넘어 끝난 것으로 안다"며 "만찬 예정 시각이 7시인데 1시간 전인 6시에 공관에 도착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반 전 총장은 당시 6시 40분께 공관에 도착해 응우옌 지 니엔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과 '스탠딩 칵테일 파티'를 가진 뒤 7시 40분께부터 공식 만찬에 참석했다고 한다. 박 전 의원은 각 행사별 사진을 증거 자료로 공개하기도 했으며, 전문가에 의뢰해 사진이 촬영된 시간을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박 전 회장은 공식 만찬 사진에만 등장한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의원은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민간 기업인 중 핵심 인사라 할 수 있는 박 전 회장이 (스탠딩 칵테일 파티) 7시 24분께 찍힌 사진에 없다. 1시간 전 공관에 도착했다는 주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潘 일기장 속 박연차, "태도 불손하고 무식하기 짝 없어"

박 전 의원은 반 전 총장과 박 전 회장 간 개인적 인연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근거로는 반 전 총장의 일기장을 공개했다.

반 전 총장은 일기장에 당시 박 전 회장에 대해 '부산에서 사업하면서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근무하는 사업가인 (빈 칸) 회장을 초청했는데 이 분은 대통령의 후원자라서 그런지 태도가 불손하고 무식하기 짝이 없었다'고 적었다.

또 '모든 사람들이 불편해하는데도 공식적인 만찬에서 폭탄주를 돌리라고 강권하고 혼자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등 분위기를 완전히 망쳤다.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과 가깝다고 돌아다니니 대통령에 큰 누가 될 것이 틀림없다'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박 전 의원은 박 전 회장의 이름이 '빈 칸'으로 남아 있는 데 대해 "일기를 쓰는데 사람 이름을 몰랐던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은 박 전 회장을 이 때 처음 봤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20만달러를 준 사람에 대해 일기를 쓰면서 혹평한다는 것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이 같은 해명이 당시 만찬에 참석했던 박 전 회장 지인과 운전기사 등의 진술을 토대로 구성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공관에 돈이 오간 곳으로 지목된 사무실 또는 집무실이 없다는 점, 부피가 상당한 금액을 수십여명이 모인 만찬 장소에서 건넸다는 점, 대가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등도 반박 논리로 제시했다.

◆실제 만찬 시작은 7시 40분…潘 '1시간 전 도착' 판단 가능

박 전 의원의 해명에도 의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특히 핵심 근거로 제시한 '알리바이'에 허점이 엿보인다.

박 전 의원은 만찬 예정 시각인 7시를 기준으로 1시간 전인 6시에 반 전 총장과 박 전 회장 모두 공관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만찬이 시작된 시각인 7시 40분을 기준으로 보면 1시간 전인 6시 40분 반 전 총장은 공관에 도착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의원은 "만찬은 원래 7시였다. 우연치 않게 한 사람이 늦게 와 지연된 것이라는 진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만찬 시작 시간을 7시 40분으로 보더라도) 박 전 회장이 반 전 총장 보다 먼저 공관에 도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의원은 박 전 회장이 당시 몇 시께 공관에 도착했는지에 대해선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박 전 회장이 1시간 전 공관에 도착하고도 스탠딩 칵테일 파티 때 단체사진 촬영에 참석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는 "12년 전 상황을 동영상을 찍을 수는 없었겠지만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상식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시간과 장소, 동기, 일기장 등을 보면 처음 만난 사람에게 돈을 받고, 또 그 사람에 대해 일기장에 불쾌한 감정을 토로하는 게 가능한지 여러분이 판단해 보라"고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반 전 총장 측은 해당 보도와 관련해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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