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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08]4명의 '작은 거인들'이 만든 기적, '유럽 달궜다'


180cm도 요즘 축구선수들 중에서는 작은 키에 속한다. 190cm가 넘는 선수들도 득실대는 곳이 유럽축구다.

유로 2008. 유럽을 열광시킨 극적인 승부. 유럽 대륙은 유로 2008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더욱 끓어오르고 있다. 이런 열광 속에는 '작은 거인들'이 있었다. 170cm대의 작은(?) 거인들은 놀라운 활약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들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필리프 람(25, 독일)

람의 키는 170cm. 독일 대표팀 중 가장 단신이다. 하지만 독일 대표팀 부동의 왼쪽 윙백이다. 빠른 스피드와 강철체력으로 무장한 람에게 작은 키는 장애물이 아니다. 람은 안정적인 드리블 능력과 정교한 볼 컨트롤을 갖췄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연결되는 땅볼 패스나 크로스를 통해 동료 공격수의 머리와 발에 연결, 독일의 고전적인 득점 루트를 연출해낸다.

람은 독일을 유로 2008 결승에 올려놓았다. 26일(한국시간) 열린 터키와의 준결승전, 1-1 동점상황에서 후반 34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클로제에 연결했고, 클로제는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45분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에서 히츨스베르거의 패스를 받은 람은 재빠르게 몸을 돌린 뒤 슈팅, 3-2를 만들며 독일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1골 1도움의 맹활약.

조별리그와 8강전을 거치면서 매 경기 90분을 소화한 람은 지치지 않는 체력을 보여줬다. 대회 지역예선에서도 9경기에 선발로 나오며 강철체력을 자랑했다.

◆다비드 비야(27, 스페인)

비야의 키는 175cm. 공격수로서 작은 키다. 하지만 유로 2008에서 비야는 거침없었다.

조별예선에서 첫 경기에 러시아를 만나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수비수와 일대일 상황에서 비야는 파괴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스웨덴과의 조별예선에서는 극적인 결승골로 일치감치 스페인을 8강에 올려놓았다. 후반 종료 직전, 후방에서 한 번에 찔러준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에서 받은 비야가 그대로 돌진, 이삭손 골키퍼를 제치고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비야는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총 4골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4강 상대가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러시아라서 그의 득점왕 가능성은 더욱 높아만 진다. 또한 24년간 괴롭혀온 '8강 악몽'을 떨쳐낸 스페인은 44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작은 거인' 비야가 나서야 한다.

◆안드레이 아르샤빈(27, 러시아)

172cm의 아르샤빈. 그는 예선 12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러시아 공격의 중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역예선에서 퇴장을 당해 두 경기 출장금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따라서 아르샤빈의 모습은 본선 3라운드 스웨덴전부터 볼 수 있었다.

돌아온 아르샤빈은 스웨덴의 수비를 흔들었다. 오랜만에 마음껏, 자유롭게 그라운드를 누비던 아르샤빈은 후반 5분 유리 지르코프가 왼쪽 측면에서 찔러준 패스를 오른발로 차 넣으며 본선 첫 골이자 복귀골을 조국에 안겼다. 수비수 두 명을 절묘하게 따돌리고 감각적으로 넣은 골이라 더욱 돋보였다.

네덜란드전에서도 아르샤빈은 멈추지 않았다. 연장 후반 11분 네덜란드 수비가 흐트러진 틈을 타 오른쪽 측면에서 스로인을 받은 아르샤빈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슈팅, 세 번째 골을 터트리며 '오렌지 군단'을 확실히 무너트렸다. 히딩크 매직의 한 가운데 아르샤빈이 있었다.

◆카흐베치 니하트(29, 터키)

터키에도 '작은 거인'이 있었다. 니하트는 175cm의 키를 가지고 있다. 니하트는 터키가 써내려간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 가장 극적이었던 체코와의 경기에서 맘껏 주연 연기를 펼쳤다.

니하트는 0-2로 내몰렸던 터키를 구했다. 후반 42분 체흐 골키퍼가 잡다 놓친 공을 니하트가 잡아 밀어넣으며 동점골을 터뜨렸고, 2분 뒤 니하트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후반 44분 알틴톱이 미드필드에서 앞으로 빼준 패스를 니하트가 절묘하게 오프사이드 함정을 무너트리며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든 뒤 오른발로 슈팅,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터키의 8강 진출이었다.

하지만 니하트는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더 이상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터키는 독일에 덜미를 잡혀 4강에 만족해야만 했다.

4명의 '작은 거인들'이 만든 환상적인 드라마. 유럽은 열광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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