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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MS 품에…삼성·LG 파장은?


특허공룡 탄생… 모바일 시장 고전, 시너지는 '글쎄'

[박영례기자]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실기했던 노키아가 결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됐다. MS와 노키아가 옛 PC와 피쳐폰 시대 강자였다는 점, 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M&A는 향후 모바일 플랫폼 및 스마트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당장 양사가 보유한 관련 특허 및 OS 등을 감안할 때 구글,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도 어떤 파장을 미칠 지 관심사다.

다만 모바일 OS와 스마트폰에서 실기, 어려움을 호소해온 두회사가 이번 M&A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지는 미지수. 오히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스마트폰업체는 노키아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등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일 MS는 총 54억4천만 유로(한화 약 7조8천654억원)에 노키아를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MS는 37억9천만유로에 노키아가 보유한 기기와 서비스를 , 또 16억5천만 유로에 특허까지 인수키로 했다. 노키아의 스마트폰 디자인 팀을 비롯한 총 3만2천명의 인력도 흡수하게 된다.

지난 2011년 노키아가 자체 운영체제(OS)를 포기, MS의 윈도폰 OS를 채택키로 하는 등 모바일 시장 공략을 위해 손잡았던 양사가 결국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공룡 업체로서 거듭나게 된 셈이다.

MS는 모바일시장에 윈도 진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노키와의 전략적 관계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MS는 윈도8 OS를 내놓으며 자체 태블릿PC 서피스를 내놓는 등 제조기반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구글, 애플,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모바일플랫폼과 제조시장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애플의 공세에 밀렸지만 여전히 세계 2위 휴대폰업체인 노키아 인수를 통해 정면승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허·플랫폼 공룡 탄생, 시장 공세 거세지나

MS는 물론 노키아가 휴대폰 부문에서 막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애플이나 구글의 OS에는 못미치지만 MS가 윈도폰 OS를 앞세워 모바일입지 확대를 꾀해왔다는 점에서 MS와 노키아의 결합은 특허나 플랫폼 시장 경쟁구도에 상당한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MS는 이미 2만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특허 거인'으로 꼽힌다. MS는 이후에도 애플과 함께 노텔이 보유한 통신 등 관련 특허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아메리칸온라인(AOL)이 보유한 800여개 특허와 애플리케이션을 10억5천600만달러에 인수하는 등 특허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MS는 보유 특허를 앞세워 지금은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모빌리티와 몇년째 특허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에도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판매할 때 대당 5달러 미만의 로열티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또 이번에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역시 16억5천만 유로에 사들였다. 노키아가 보유중인 특허 포트폴리오는 핵심특허를 포함 3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노키아가 이들 특허자산을 통해 올린 매출규모는 연 5억유로(한화 약7천200억원)에 달한다.

노키아 역시 보유 특허를 앞세워 HTC와 뷰소닉 등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특허권 행사에도 나선바 있다. 2011년에는 애플과 특허분쟁끝에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MS는 이번 인수로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에 대해 향후 10년간 이를 비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non-exclusive license)을 확보했다.

따라서 MS와 노키아의 결합은 거대 특허 공룡의 탄생을 의미한다. 특허를 앞세워 실력행사에 나설 경우 애플이나 구글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독자 OS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생산해온 애플이나, 이미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를 통해 제조업에 뛰어든 구글에 이어 MS도 노키아를 인수함으로써 플랫폼 업체들의 제조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

독자적인 플랫폼 경쟁력이 취약한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업체로서는 부담인 대목. 삼성전자가 인텔과 함께 독자플랫폼 '타이젠' 개발에 착수했지만 스마트폰 OS 경쟁구도가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OS 양강속 MS 윈도폰 OS로 재편된 시장에서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됐다. LG전자 역시 자체 플랫폼 개발에 나서는 등 제조업체의 플랫폼 확보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MS-노키아, 스마트폰 시너지 효과 '글쎄'

그러나 MS와 노키아가 모바일 시장에서 고전해 왔다는 점에서 MS와 노키아의 결합으로 스마트폰 시장 1위와 3위인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MS는 윈도폰 OS를 앞세워 애플, 구글과의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시장 입지 확대에는 역부족인데다 MS 진영 확대를 위해서는 삼성전자나 LG전자 등과 같은 스마트폰 업체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 후에도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어와 하드웨어로 이어지는 구조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 경쟁에서 강점이 되기 역시 쉽지 않다.

더욱이 MS는 당장 수익성 악화 등 어려움에 빠진 노키아의 경영 정상화에 자금과 시간을 투입해야 할 상황. 노키아 인력만 3만명에 달하고 있어 시너지를 내기위해서는 구조조정 등 후속 작업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M&A를 통해 시너지를 내려면 적어도 2~3년의 시간은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루미아 등 저가 윈도폰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해온 노키아가 당장에 'MS 효과'를 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 확산에 맞춰 프리미엄모델 부터 중저가 모델까지 라인업을 대폭 강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노키아가 점유한 저가폰 시장 공세 강화 등 오히려 국내업체에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장 이번 MS의 노키아 인수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언급 외에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세계 휴대폰 1위였던 노키아가 결국 실적 부진 등으로 매각 됐다는 점은 앞서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 등 휴대폰 시장 경쟁에 영원한 강자가 없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며 "구글-모토로라와 같이 MS와 노키아도 모바일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결합이 시너지를 낼 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노키아 정상화 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국내 업체는 저가폰 시장 등의 점율 확대 등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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