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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윤종빈은 어떻게 13년 전 이효리를 소환했나(인터뷰②)


이효리 섭외 뒷이야기, 김정일 역 배우 기주봉 캐스팅 과정 밝혀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영화 '공작'의 윤종빈 감독이 이효리의 특별 출연이 성사된 배경을 밝혔다.

12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드페스티벌에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의 윤종빈 감독과 배우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이 참석한 가운데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공작'은 1990년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 박석영(황정민 분)이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11일 밤 칸에서 첫 공개됐다.

실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영화 '공작'에 눈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면 그건 흑금성 박석영이 대북사업을 제안하기 위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는 장면, 그리고 가수 이효리와 북한 예술인 조명애의 광고 촬영 현장이 재연되는 신일 것이다.

지난 2005년 남북의 두 톱스타 이효리, 조명애가 광고 모델로 협업했던 사건은 '공작'의 전개에 꼭 필요한 소재이자 장면이었다. 이를 위해 이효리는 영화에 특별 출연을 결정하고 13년 전 모습을 그대로 재연했다.

윤종빈 감독은 이 장면을 위해 직접 이효리를 섭외하기 위해 나섰다고 알렸다.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그 장면 속 인물이 이효리라는 것을 모두 아는데, 그 인물이 나오지 않으면 말이 안 되지 않나"라며 "어떻게 섭외하나 고민하던 중 다른 사람을 통해 섭외했는데 바로 하겠다는 답이 왔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스팅 과정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영화의 자세한 내용을 검토한 이효리는 자신이 과거의 자신을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다고. 윤 감독은 "'꼭 나와야 하는데 어쩌지' 싶었다"며 "촬영 중반까지 섭외가 안 돼서 내가 편지를 썼다. 이 장면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편지를 주고 나서 출연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등장은 극의 중반부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실존 인물의 모습과 꼭 닮은 배우의 등장에 영화 상영 당시 한국의 기자들도 김정일 역을 연기한 배우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채기 쉽지 않았다. 이 배우는 익숙했던 얼굴을 지우고 분장을 통해 김 전 국방위원장의 모습으로 변신한 기주봉이었다.

윤종빈 감독은 "김정일 역은 애초에 대본을 쓸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며 "관객들이 사실이라 믿을지, 아닐지가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 중의 평양 신부터 김정일과의 만남까지가 그랬다. 어떤 배우가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닌, 김정일처럼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준비 과정을 돌이켰다.

해답은 분장 기술에 있었다. 윤종빈 감독은 "관객들이 배우를 진짜 김정일처럼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 담당팀과 이야기를 하는데, 어렵다고 하더라"며 "'링컨'을 봤는데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링컨과) 똑같더라'고 했더니, 그건 미국이라고, 돈이 많이 든다고 했다. 그래서 미국에서 분장팀을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역을 최대한 진짜처럼 그리기 위해, '공작' 팀은 이 배역을 연기할 배우 후보 세 명을 추려 분장팀에 '분장을 통해 최대한 똑같이 만들 수 있을 배우를 꼽아달라'고 했다. 그들이 택한 배우가 기주봉이었다.

윤종빈 감독은 "기주봉의 체격과 모습이 김정일과 똑같이 분장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했다"며 "물론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라는 점도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19일까지 열린다.

조이뉴스24 칸(프랑스)=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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