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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윤봉우 'V리그 브로맨스, 2017-18시즌도 계속'


현대캐피탈서 맺은 인연 한국전력까지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조이뉴스24'는 올해로 창간 13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프로배구도 출범 13번째 시즌을 맞았다. 지난 2005년 겨울리그로 첫발을 내딛은 V리그는 많은 이야기 거리와 스타 선수를 배출했다.

2017-18시즌 도드람 V리그는 지난 14일 개막했다. 남녀부 13개팀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V리그 역사가 길어지다보면 출범 원년 멤버에 속한 선수 숫자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현역 선수 중 최고령이었던 미들 블로커(센터) 방신봉도 지난 시즌 한국전력을 끝으로 은퇴했다. V리그 출범 원년 코트에서 활약했던 김상우·김세진·신진식·최태웅 등은 모두 한 팀을 이끄는 사령탑이 됐다.

남자부의 경우 권영민과 윤봉우가 대표적이다. 둘은 현대캐피탈과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을 오가며 주전 세터(권영민)과 주전 미들 블로커(센터)로 활약했다.

세월이 지나 태극마크는 후배들에게 넘겼지만 권영민과 윤봉우는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여전히 코트를 뛰고 있다. 둘 모두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나오고 있다.

◆첫 만남 그리고 화려한 전성기

최근 '브로맨스'라는 말이 유행이다.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의 합성어로 남자 2명 사이에 매우 친근한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V리그 코트에서도 예를 들 수 있다. 권영민과 윤봉우가 그렇다,

둘은 실업 시절 현대캐피탈에 입단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고교와 대학교는 서로 달라 코트에서 상대팀으로 만났지만 현대캐피탈에서 동료로 만났다.

권영민이 윤봉우보다 2살 많다. 실업 시절부터 유망주로 꼽혔던 둘은 프로 출범한 뒤 소속팀의 주축 전력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윤봉우 외에도 이선규(현 KB손해보험)·하경민으로 막강 센터진을 구성했다.

후인정·장영기(현 한양대 코치)·송인석(현 KOVO 심판)이 날개 공격수를 맡았고 이들에게 패스(토스)를 하며 공격의 물꼬를 튼 역할을 맡은 주인공이 권영민이다.

현대캐피탈은 2005-06시즌 실업시절부터 이어온 삼성화재의 연속 우승에 제동을 걸었다. 권영민과 윤봉우는 현대캐피탈이 V리그에서 첫 번째 우승을 차지할 당시 주역으로 활약했다.

현대캐피탈은 거침 없었다. 2006-07시즌에도 다시 한 번 삼성화재를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고 시리즈 전적 3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V리그의 트랜드를 주도했고 권영민과 윤봉우는 배구선수로 전성기에 막 접어들었다.

◆시련 그리고 재회

현대캐피탈 왕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았지만 마음먹은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2007-08시즌 삼성화재에 V리그 정상 자리를 내줬다. 이후 단골 준우승팀이 됐다.

대한항공에 밀려 챔피언결정전에도 나서지 못하는 낯선 경험도 했다. 그러면서 둘은 나이가 들었다. '세대교체'라는 단어가 권영민과 윤봉우에게도 낯설지 않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V리그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6-07시즌 이후 10년 만에 다시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권영민과 윤봉우는 그자리에 없었다.

권영민은 먼저 팀을 떠났다. 그는 2014-15시즌 종료 후 LIG손해보험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윤봉우도 1년 뒤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벗었다. 친정팀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윤봉우에게 일선 후퇴를 권유했다.

코치제의를 받았으나 현역 선수 생황에 대한 의지가 강햤다. 윤봉우는 당시 센터 보강을 원했던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의 러브콜에 응했다. 윤봉우는 한국전력에서 제 역할을 했고 새로운 소속팀의 '봄배구' 진출(지난 시즌)에 힘을 보탰다.

권영민은 그렇지 못했다. 그는 세터 보강이 절실했던 KB손해보험(LIG손해보험은 2015-16시즌부터 KB손해보험으로 새 출범했다)에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였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소속팀이 전체 1순위로 세터 황택의를 뽑았다. 권영민의 출전 시간은 줄어들었고 코트에 나서지 않는 횟수도 늘었다.

권영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선수 생활 기로에 놓였다. KB손해보험은 유망주인 황택의를 주전으로 낙점한 상황이었다. 권영민이 설 자리는 좁아졌다.

◆다시 찾아온 기회

적지 않은 나이라 은퇴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권영민은 선수 생활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아직은 코트를 떠날 때가 아니라고 마음을 먹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력에서 권영민을 원했다. 사실 권영민읜 앞서 한국전력에 올 뻔 했다. 2014-15시즌 도중 임대 트레이드를 통해서다. 당시 서재덕이 현대캐피탈로 가는 대신 권영민과 박주형이 한국전력으로 오는 내용의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맞지 않아 해당 트레이드는 없던 일이 됐다.

권영민은 미들 블로커 전진용과 맞트레이드를 통해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고 현대캐피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윤봉우와 다시 동료로 만났다. 3시즌 만에 재회다. 권영민은 올 시즌 한국전력에서 주전 세터 역할을 맡고 있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당초 강민웅과 권영민의 경쟁 구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그런데 강민웅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 훈련 도중 큰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권영민에게 그자리를 맡겼다.

한국전력에서 출발은 좋았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권영민과 윤봉우의 예전 홈 코트였던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컵대회 우승이다. 권영민은 올 시즌 한 가지 과제가 있다. 새롭게 만난 선수들 뿐 아니라 다시 만난 후배와 손발을 더 잘 맞춰야 한다. 그는 "(윤)봉우와 함께 한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한다"고 했다.

지난 26일 한국전력은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한국전력의 3-0 승리로 끝났고 권영민과 윤봉우는 1~3세트 모두 선발출전했다.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었지만 윤봉우는 블로킹 2개를 포함해 5점을 냈다. 권영민과 함께 손발을 맞추며 6차례 속공을 시도해서 그증 3번을 점수로 연결했다.

권영민도 이날 55회 패스(토스)를 시도해 29차례를 공격으로 이어줬다. 세트 성공률은 52.72%를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전광인과 펠리페(브라질)가 핵심 전력이다. 그러나 서재덕이 무릎 부상을 당해 공격 삼각 편대의 한 축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권영민과 윤봉우의 베테랑 듀오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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