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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년]뜨거웠던 2013 韓영화계, 경사도 많았다


불꽃 튄 흥행 대결부터 배우들의 감독 변신까지

[권혜림기자] 만듦새와 재미를 갖춘 흥행작들의 등장은 올해 영화 팬들을 유쾌하게 만든 이슈였다. 1월부터 '7번방의 선물'이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시선을 모았고 동시기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이 한국형 첩보 액션물의 탄생을 알리며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봉준호 감독의 첫번째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가 호평과 함께 900만 관객을 끌어모았고 신인 김병우 감독의 '더 테러 라이브'가 550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충무로 신성 감독으로 떠올랐다.

그런가 하면 유지태와 하정우, 박중훈 등 스타 배우들이 연이어 첫 연출작을 관객들에 선보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지태 감독이 '마이 라띠마'를, 하정우 감독이 '롤러코스터'를, 박중훈 감독이 '톱스타'를 차례로 소개하며 관객을 만났다. 수 편의 수작들을 남기며 한국 관객들의 지지를 얻어 온 박찬욱·김지운 감독은 각각 '스토커'와 '라스트 스탠드'로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2013년 영화계를 달궜던 이슈들을 모아봤다.

봉준호의 '설국'부터 김병우의 '더 테러'까지

지난 8월을 달군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김병우 감독의 '더 테러 라이브(이하 더 테러)'의 대결은 올해 극장가의 가장 흥미로운 흥행 이슈였다. 한국 영화 사상 최대의 제작비(약 450억 원)와 중저예산(약 40억 원) 제작비의 대결이기도 했고 세계적 배우들이 총집합한 멀티 캐스팅 영화와 하정우 원톱 주연 영화가 맞붙는 모양새이기도 했다.

명실공히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받아 온 봉준호 감독과 장편 상업 영화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김병우 감독의 대결이라는 점 역시 흥미로웠다. 개봉한 두 영화는 나란히 흥행을 이어가며 극장가 관객수를 쌍끌이했다. 명감독과 패기 넘치는 신인 감독의 대결이 여름 극장가 파이를 한껏 키운 셈이었다.

원톱 주연을 차용하고 라디오 스튜디오라는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 '더 테러'는 숨막히는 긴장감으로 관객의 멱살을 잡았다. '대국민 기대작'이었던 '설국열차'에 밀리지 않는 매력으로 관객을 끌어모았다.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연출력과 묵직한 메시지가 빛난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송강호와 고아성, 봉준호 감독과 '괴물'에 이어 호흡을 맞춘 두 배와 외에 세계적 명배우 틸다 스윈튼·존 허트·에드 해리스의 연기가 스크린을 수놓았다. 할리우드 핫스타 크리스 에반스 역시 강렬한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었다.

화려한 멀티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한재림 감독이 '관상'은 가을 극장가를 달궜다. 송강호·조정석·이정재·백윤식·김혜수·이종석이라는 빛나는 캐스팅을 자랑한 '관상'은 9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또 한 편의 흥행작 탄생을 알렸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과 이환경 감독의 '7번방의 선물'은 상반된 색채로 연초 동시기 관객들의 발길을 붙들었고 손현주·문정희·전미선 주연의 영화 '숨바꼭질'은 스릴러 영화 흥행사를 다시 쓰며 관객들의 사랑을 얻었다.

박찬욱·김지운, 할리우드에 도전장

박찬욱 감독과 김지운 감독은 올해 나란히 할리우드 데뷔작을 선보였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박찬욱 감독은 미아 바시코브스카·니콜 키드먼·매튜 구드가 주연한 '스토커'로 관객을 만났다.

영화는 18살 생일, 아버지를 잃은 소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찾아오고 소녀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이자 제작자인 리들리 스콧과 故 토니 스콧 형제가 제작했다.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쓰고 '블랙 스완'의 클린트 멘셀이 음악 감독을 맡아 더욱 기대를 높였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의 정정훈 촬영감독이 다시 한번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지난 2월 롤아웃 방식으로 개봉, 미국 LA, 뉴욕, 보스톤, 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서 7개 상영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3월에는 주말 박스오피스 극장당 수익률 1위를 기록하는 등 크지 않은 영화 규모에도 불구, 흥행 성과를 냈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는 세계적 액션 스타로 군림했던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컴백작으로 시선을 모은 바 있다. 아놀스 슈왈제네거가 영화 개봉을 맞아 내한해 공식 기자회견 등 홍보 일정을 소화했지만 관심몰이가 흥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미국 현지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물론, 한국 개봉 당시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문병곤 감독의 칸 단편 최고상 수상

문병곤 감독은 단편 영화 '세이프'로 제66회 칸국제영화제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31세 젊은 감독의 활약에 국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13분 분량의 단편 '세이프'는 불법도박에 중독된 남자와 게임장 환전소에서 일하는 여대생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린 영화. 여대생이 가불금을 갚기 위해 손님의 돈을 몰래 빼돌리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세이프'는 문 감독이 중앙대 영화과 동기이자 영화 감독인 권오광의 시나리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의 단편영화 창작지원사업 필름게이트에서 후원받은 500만원과 감독의 자비 300만원이 제작비로 쓰였다.

문 감독은 지난 2011년,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이었던 단편 '불멸의 사나이'로 제64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초청 두 번 만에 단편 부문 최고상을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다.

스타 배우들, 메가폰을 잡다

2013년은 충무로 스타 배우로 활약했던 이들이 연이어 감독으로 변신한 해였다.

유지태 감독은 지난 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했던 첫 장편 영화 연출작 '마이 라띠마'를 지난 6월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영화는 가진 것도 기댈 곳도 없이 세상에 홀로 버려진 남자 수영(배수빈 분)과 돌아갈 곳도 머무를 곳도 없이 세상에 고립된 여자 마이 라띠마(박지수 분)가 절망의 끝에서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회적 소수자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 온 유지태 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이들의 삶을 가만히 바라보게 만들었다. 영화는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호평받았다.

'충무로 대세' 하정우는 배우와 감독으로 쉴 틈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지난 1월 '베를린'의 공작원으로 관객을 만난 뒤 8월엔 '더 테러' 궁지에 몰린 앵커로 분했던 그는 지난 10월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까지 소개하는 기염을 토했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롤러코스터'는 하정우 감독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빛난 영화. 지난 10월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28년 간 배우로 살아 온 박중훈은 자신이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들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영화 '톱스타'를 영화를 선보였다. 베테랑 배우로 살아오다 신인 감독으로 연출에 도전장을 낸 그는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열정으로 관객을 만나며 영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영화는 톱스타 원준(김민준 분)의 매니저 태식(엄태웅 분)이 배우의 꿈을 이루고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역시 지난 10월 개봉해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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