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전정희 "한국형 EMS 개발, 국민 속인 엉터리 사업"


K-EMS에 931억원 예산낭비, "감사원 감사 청구 계획"

[김관용기자] 한국전력이 930억원을 들여 추진한 '한국형 전력계통운영시스템(K-EMS)'이 제 역할을 못해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됐다.

17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한국전력거래소(KPX)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전정희 의원은 K-EMS 구축 사업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K-EMS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회계감사를 청구했다.

그는 "기존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의 기능을 망쳐 놓은 전력시장운영시스템(MOS)과의 통합 시스템을 한국형 신기술로 둔갑시켜 개발 비용으로 1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낭비했다"고 주장했다.

EMS는 전력계통운영에 꼭 필요한 시스템으로, 사고예방과 분석, 시장 운영의 공정성 확보 역할을 한다. 예비 전력 확보나 수요 예보 등에 EMS가 활용된다. MOS의 경우에는 전력 도매경쟁시장에서나 사용되는 것으로, 경매 입찰 운영시스템이다.

전력거래소가 전정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EMS는 기존 EMS 기능에 MOS의 핵심 기능을 통합한 단일 통합형 시스템으로 2010년 10월 31일 개발이 완료됐다. 지난 해 지식경제부장관 고시로 전력 신기술로 지정됐음에도, 여전히 시제품 상태로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전력거래소의 K-EMS 개발 계획서에 따르면, K-EMS는 전력거래소의 기존 시스템(EMS)의 수명 도래 시점인 2012년에 전력거래소에 설치돼야 함에도 아직까지 연구개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전 의원은 특히 이날 국감장에서 K-EMS 개발 과제에 참여했던 충남대 김건중 전기과 교수의 발언을 공개하면서, "K-EMS는 신기술이 아니라 캐나다 온타리오의 시스템을 사와서 개발한 것으로 국민을 속인 사건"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전력거래소 측은 "EMS 제작사인 알스톰사가 기술 이전을 기피하고 유지보수비용으로 수백억원의 외화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K-EMS를 개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 의원은 "EMS와 MOS의 유지보수 비용을 분석한 결과, 알스톰사에 지급한 EMS 유지보수 비용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비용 61억원에 불과했다"며 "EMS 하드웨어 유지보수와 MOS 유지보수 비용 408억원은 한전KDN에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 의원은 전력거래소가 우리나라 전력거래 시장에 필요 없는 MOS를 도입해 EMS의 정상적인 운영을 망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예비전력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해 대규모 정전사태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2003년 전력시장 개편에 대비해 MOS를 ABB사로부터 474억원에 들여왔다. 하지만 2004년 참여정부 노사정위원회에서 전력 산업 구조개편이 중단되면서 MOS는 필요 없게 된 상황이다.

전 의원은 "상황이 이런대도 전력거래소는 무슨 이유인지 MOS의 5분 경제 급전의 기능을 억지로 EMS와 연계시켜왔고, 두 시스템의 연동에 문제가 생겨 잦은 고장이 발생했다"면서 "K-EMS는 기존 EMS에 불필요한 MOS 기능까지 탑재해 만든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의원은 "기존 EMS를 MOS와 연결시키지 않고 제대로 운영했더라면, K-EMS를 개발한다고 931억원이라는 비용을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형 EMS 개발과 관련해 감사원이 모든 기관과 연구자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전정희 "한국형 EMS 개발, 국민 속인 엉터리 사업"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