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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년] 감동의 '2010 포스트시즌' 취재기 ①


지난 9월 29일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으로 올 프로야구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포스트시즌'이 개막했다. '가을잔치'라 불리는 명성만큼 취재진의 숫자가 페넌트레이스 때와는 비교가 안됐다. 각 언론사마다 팀을 꾸려 취재에 나섰고 포스트시즌을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직원들은 눈 코 뜰 새 없이 분주히 움직였다.

당시만 해도 '수습' 딱지를 떼지 못한 기자가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가을잔치'를 취재한다는 사실은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설레면서도 많이 긴장됐다. 페넌트레이스와는 달리 취재 및 기사 경쟁이 치열했다. 경기 전후, 경기 도중 중요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기사를 작성하고 송고했다. 독자들이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인터넷 매체의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속보성이 잘 발휘된 셈이다.

SK의 통산 세 번째 우승으로 포스트시즌은 막을 내렸다. 9월 2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10월 19일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의 현장 분위기와 선수들의 코멘트 등 20일여의 대장정을 돌아본다. 감동의 여운은 기자에게도, 팬들에게도 아직까지 남아 있다.

◆[준PO] '가을야구' 달군 두산과 롯데의 명승부

전문가들은 타력과 시즌 상대 전적에서 앞선 롯데의 우세를 점쳤다. 1,2차전에서 롯데가 승리하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은 들어맞는 듯했다. 두산은 자신들의 야구를 하지 못하고 두 경기 내리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1차전이 끝났을 때만 해도 두산 선수단 분위기는 크게 위축돼 있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09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롯데에 1차전 패배 후 3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차전 9회초 등판해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임태훈과 깜짝 '4번타자'로 기용됐지만 부진했던 최준석에게만큼은 취재진도 감히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의 차가운 분위기가 흘렀다. 막내급 투수 홍상삼은 "(임)태훈이 형한테 말도 못 붙인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에서의 부진은 페넌트레이스에서의 그것과는 천양지차다. 그만큼 선수들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 느껴졌다.

2차전까지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을 때도 두산 선수단에서 '침울함' 등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최근 수 년간 가을야구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팀답게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여유가 엿보였다.

반대로 롯데 선수들에게선 2연승 중임에도 지난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평소 농담하길 좋아하는 홍성흔조차 "두산은 빈틈을 안 놓치는 팀"이라며 조심스런 분위기였다.

두산 선수단에서 여유가 느껴졌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저력의 두산은 적지 사직에서 3,4차전을 쓸어담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는 1,2차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불펜이 무너지며 결국 잠실을 다시 찾게 됐다.

5차전을 앞둔 두산 김경문 감독의 얼굴도 한결 밝아져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3,4차전에서 잘 했던 선수들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이젠 우리가 유리하다'는 생각 때문인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두산 선수단 전체에서 느껴졌다.

2연승 뒤 2연패를 당한 롯데는 침울했다. 선수들은 로이스터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로 경기에 임했다. 1차전의 히어로였던 전준우는 "시합 전에 설레발치면 안된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고, 홍성흔은 "지금까지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며 의지를 다졌다.

결국 5차전은 두산의 승리로 끝났다. 두산은 포스트시즌 사상 첫 '리버스 스윕(2연패 뒤 3연승)'이라는 기록으로 플레이오프 삼성의 파트너로 결정됐다.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코앞에 뒀던 롯데는 두산의 뚝심 앞에 2년 연속 무릎을 꿇었다. 야구팬들은 시작부터 명승부가 속출한 포스트시즌에 점점 빠져들어갔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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