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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격전지에서 '금맥'찾자]③5년간 94조시장 '와이브로'


올해 초 SBS는 대통령 취임식을 와이브로 기술로 생중계해 관심을 끌었다. 대통령 전용 차량을 와이브로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계, 현장감을 잘 살려냈다. 4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쇠고기 정국에서 와이브로 기술은 1인 미디어의 대표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도 받았다.

우리 기술의 휴대인터넷 와이브로가 세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와이브로가 제 2의 CDMA 성공신화를 이루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와이브로는 무선(Wireless)과 광대역인터넷(Broadband Internet)의 합성어로 국제적으로는 '모바일 와이맥스(Mobile WiMAX)'로도 통한다. 이동 중에도 상향 5.2메가(Mbps), 하향 25메가(Mbps)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와이브로는 지난 2007년 10월 IMT-2000 국제표준의 하나로 선정되며 세계 진출 청신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정부, 향후 5년간 94조 파급효과 기대

지난 2007년 10월19일 우리나라가 개발한 와이브로 기술은 3세대(IMT-2000) 국제표준의 하나로 채택됨으로써 해외 진출의 기대감도 한층 부풀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총회 본회의에서 중국, 독일 등의 표준채택 반대가 있었지만 3G 국제표준으로 승인한 것이다.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기 까지 우리 정부는 2007년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에서 와이브로의 3세대 표준채택을 논의하는 'ITU-R WP8F 특별회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표준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정통부와 산하 연구단체, 관련기업들은 핸드오버 지원, 멀티미디어 서비스 품질보장(QoS) 등 IMT -2000 요구사항의 충족 여부, 기지국•단말기 기술기준 등 설명하는데 올인, 회의 참가자들을 설득해냈다.

특히 전문가들은 3G 국제표준의 하나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모바일 휴대인터넷 표준의 흐름을 주도하는 동시에 미국, 영국, 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와이브로의 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유선통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CDMA-2000'이나 'WCDMA' 보다 망설계와 구축이 경제적인 와이브로에 관심을 나타낼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옛 정통부)는 긍정적으로 볼 때 와이브로 시장이 향후 5년간 약 9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2024년까지 약 4천800만 달러의 기술료 수입을 예상했지만 표준채택에 따라 6천800만 달러로 기술료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와이브로 세계시장이 향후 5년간 급성장을 거듭해 2012년 약 38조원에 이를 것이며, 5년간 장비 수출 30조원, 생산유발효과 15조원, 부가가치유발효과 7조원, 고용창출효과 7만5천여 명에 달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여기에다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ITU-R)의 제2차 이동통신 표준화 작업반(WP5D)회의에선 유럽 주도의 'LTE Advanced' 뿐만 아니라 '와이브로 에볼루션(WiBro Evolution)'도 4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기술로 채택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파연구소 위규진 전파자원연구과장은 "업그레이드 버전 격인 와이브로 에볼루션이 차세대 이통기술로 승천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라며 "시장 확대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진출 소식 본격화

표준채택 이후 와이브로의 해외시장 진출 소식도 적지 않게 들리고 있다. 와이브로 서비스확산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KT는 6월 러시아 연해주 엔떼까를 시작으로 와이브로 서비스에 본격 나서고 있다.

KT는 이에 앞서 지난 6월 러시아 연해주에 소재한 이동통신 자회사 엔떼카(NTC)를 통해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NTC는 올해 말까지 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해 연해주 및 극동지역 7개 도시에서 추가로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KT는 작년 10월에 인수한 우즈베키스탄 휴대인터넷 사업자인 수퍼아이맥스(Super-iMAX)를 통해 타쉬켄트, 사마르칸드 등 우즈베키스탄 등 주요 도시에서 올해 9월부터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퍼아이맥스에는 우리나라 포스데이타가 기지국(RAS), 제어국(ACR), 망 관리시스템(EMS), 단말 등을 공급한다. 특히 포스데이타가 공급하는 장비들은 다중입출력(MIMO) 기술을 비롯해 4G 이동통신 핵심 기술이 다수 포함된 와이브로 웨이브2 기반의 시스템이다. 포스데이타는 싱가포르에도 와이브로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KT는 작년 11월 아프리카 르완다와 와이브로망 턴키 구축계약을 맺는 등 와이브로 해외시장 개척에 활발하다. KT 해외IT사업담당 장순붕 상무는 "특히 르완다의 와이브로망 확장에 따른 추가사업을 포함, 인근 국가에도 지속적으로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T시장조사기관인 비전트 스트래티지스(Visant Strategies)에 따르면 현재 65개국 이상 300개 이상의 사업자들이 와이브로 시범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3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넥스텔에서 분사한 클리어와이어는 오는 9월께 볼티모어를 시작으로 와이브로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볼티모어는 삼성전자가 와이브로 장비를 공급해 네트워크를 구축한 미국 주요 도시의 하나이다. 지난해 12월 와이브로 사업권을 획득한 일본 UQ커뮤니케이션은 삼성전자 와이브로 장비를 통해 서비스를 공급키로 결정했다. UQ커뮤니케이션은 내년 2월부터 도쿄와 요코하마에서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크로아티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전 세계 23개국 35개 사업자와 와이브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7개국 9개 사업자와는 와이브로 상용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정부는 국내 업체들의 와이브로 단말기 시장 점유율도 높아져 이동통신 단말기 점유율(21.7%, 2007년 2분기)보다 높은 33%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만 해도 와이브로에 4G의 기반 기술인 다중입출력(MIMO), 스마트안테나 등을 적용한 '웨이브2'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상용서비스를 시작, 1년 이상 상용화에 들어갔다. KT는 일본 무선 초고속인터넷 사업권 확보를 위해 'ACCA네트웍스―NTT도코모 컨소시엄'(이하 ACCA 와이어리스)의 전략적 제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시장 활성화가 관건

이 같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살펴보면, 지난 6월말 현재 와이브로 국내 가입자는 20만명 가량에 머물러 있다. 2005년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대가 산정시 설정된 목표가입자의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KT와 SK텔레콤이 2006년 6월 말 와이브로 상용서비스에 들어갔지만 2년이 지나도록 사실상 가입자 확보를 등한시 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객들이 만족할 리가 없었다.

업계 일각에서 'IMT-2000 이후 최대 사기극'이라고 와이브로를 혹평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특히 와이브로의 활성화를 위해선 서비스 커버리지 확대와 함께 KT와 SK텔레콤의 적극적인 활성화 노력 동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비스 지역을 늘리려는 사업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SK텔레콤이 연내 서울 전역에 와이브로 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기존 속도보다 두 배 가량 빠른 '웨이브2 (Wave 2)' 기술에 기반해 연내 서울 전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KT 역시 수원시, 인천광역시 등 수도권 지역에 웨이브2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웨이브2란 기존 와이브로 기술에 'MIMO', '스마트안테나' 같은 4세대 기술을 접목해 속도를 높인 시스템을 말한다.

궁극적으로 와이브로의 활성화를 이끌어내려면 전화번호를 부여한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6월 서울에서 개최한 OECD IT 장관회의 기간 중 VIP들에게 휴대번호가 부여된 와이브로 단말기를 제공, 뛰어난 품질에 찬사를 받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기존 이동통신 시장의 보호와 와이브로 사업자들의 선투자를 요구하며 전화번호 부여 결정을 미뤄놓았지만, 결과적으로 음성통화 및 전화번호 부여는 시기의 문제로 보인다.

포스데이타 신준일 와이브로 사업본부장은 "와이브로는 인터넷환경 구축이 시급한 개발도상국과, 대체자가 있지만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선진화된 국가 양 쪽에서 도입사례가 늘어갈 것"이라며 "음성 전화번호 도입, 모바일 콘텐츠의 확산 등이 와이브로 활성화와 함께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KT 표현명 와이브로 사업본부장, "퍼스널 브로드밴드 시대 연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신촌 와이브로 체험매장 'W 스타일 숍'. 3층 세미나실에서 삼삼오오 모인 대학생들은 와이브로로 인터넷에 접속한 노트북에 회의 내용을 빼곡히 적어 회원들의 이메일로 전송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W 스타일 숍은 KT가 신촌 일대의 대학생과 젊은 층들이 와이브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곳이다. W 스타일 숍에서 만난 KT 표현명 와이브로 사업본부장은 "참여와 공유, 개방이라는 '모바일 2.0' 시대에 딱 들어맞는 와이브로는 퍼스널 브로드밴드의 가능성을 열어 줬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2년째. 그러나 가입자는 20만. 결코 많아 보이지 않는 가입자 숫자지만 표 본부장은 의미 부여가 남다르다. "90% 이상이 휴대폰 가입잡니다. 초고속인터넷도 포화상태입니다. 그런 한국에서 20만 가입자는 대단한 것 아닌가요? 이 20만의 숫자는 와이브로가 퍼스널 브로드밴드 시장을 만들고 있다는 걸 말해줍니다."

양키그룹은 6월 리서치 조사자료에서 KT 와이브로 가입자가 800만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표 본부장의 의지는 더 강하다. "초고속인터넷 쓰면서 와이브로를 함께 쓰는 가입자가 90%에요. 그럼에도 초고속인터넷 해지율은 1% 밖에 안됩니다. 가정에서 공용으로 쓰는 초고속인터넷도 필요하지만, 퍼스널인터넷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양키그룹 조사치보다 더 가입자가 많아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KT의 연해주 자회사 엔떼까, 우즈베키스탄 수퍼와이맥스 등은 와이브로를 앞세워 현재 통신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표 본부장은 "현지 주파수 있는 사업자를 인수합병(M&A)하되, 1대주주로 진출함으로써 한국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살려 현지 기업들보다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와이브로는 새롭게 성장하는 국가에 진출하는 데 최적의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표 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이 지적재산권을 많이 확보한 와이브로의 로열티 수식은 전체 수익의 30~35%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혼자서는 시장 활성화를 이끄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해, 와이브로 사업의 또다른 한 축인 SK텔레콤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을 독려했다.

그는 "OECD 장관회의에서 음성탑재 서비스를 시연한 것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꼭 필요하고, 이런 준비는 미리미리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번호부여 문제는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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