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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격전지에서 '금맥' 찾자] ① 위기는 기회다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고유가와 물가상승으로 신음하고 있다.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는 등 1년새 배 가까이 뛰었고 원자재 값 폭등까지 이어져 불황속 물가는 치솟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기침체와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미국과 중국이란 두바퀴로 달려온 한국경제에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7% 성장과 국민소득 4만달러' 이른바 새정부의 '747'전략이 뿌리채 흔들리면서 경제 살리기를 위한 동력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아이뉴스24는 '차세대 금맥' 시리즈를 통해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을 돌파하고, 한국 경제성장을 다시 이끌 미래 성장엔진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이 늘어난 효과도 분명 있습니다."

치솟는 유가와 물가로 새정부 경제팀의 전면교체설이 한창 들끓던 때 한 경제부처 고위관계자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새정부 경제팀은 출범초기 수출증가 등 성장중심 정책에 올인,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을 일정 정도 용인했다. 이같은 고환율 정책은 최근의 고유가, 물가상승 등의 주범으로 비난을 받으면서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의 전면교체설로 불거졌다.

하지만 고유가나 물가 불안문제에만 집중한 나머지 '수출증가' 등의 효과가 지나치게 평가절하 되고, 일면만 보고 실패한 정책이라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지적대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기업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늘어난다. 실제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던 무역수지는 유가 등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지난 5월 6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원유도입 등 수입도 늘었지만 수출증가 효과가 이를 압도하면서 10억달러를 웃도는 흑자를 낸 것.

그러나 수출이 늘어도 지금과 같은 물가상승이 이어지면 결국 구매력 하락, 내수 위축 등으로 이어져 수출효과도 반감된다. 환율상승이 물가불안의 주범이 되면서 최근의 경제정책이 '성장'에서 '물가안정'으로 급속 선회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는 당초 올해 3.3% 안팎의 증가가 예상됐지만 5월 4.9%까지 치솟은데 이어 6월에는 5%대를 뚫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환율과 물가 문제처럼 경제변수는 '양날의 칼'과도 같다. 새정부 경제팀이 물가를 잡고, 수출은 늘리는 안정과 성장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욱이 산유국이 아닌 소비국인 우리의 경우 치솟는 국제유가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유가나 환율, 물가 등 신3고를 정면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전략,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다.

최근의 고유가로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 개발이 새로운 산업의 기회요인이 되고 있는 것처럼 단기 처방책이 아닌 중장기적인 성장전략 마련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고유가, 산업구조를 바꾼다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최근 SK남산빌딩은 점심시간 때 건물전체를 소등하고 있다. 포스코는 샤워실에 절수 스위치를 부착했고, 요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실내 조명기구와 냉장·냉동 보관시설을 초절전형으로 교체하고 있다.

고유가로 앞으로 소형차 판매가 늘고, 아파트에서는 난방비나 교통비를 아낄 수 있는 일조권이나 역세권 프리미엄이 기존의 조망권 프리미엄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고유가라는 위기 속에서 저전력, 고효율 전자제품, 태양전지, 전기차 등이 유망산업으로 각광받는 시대가 성큼 다가선 것.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위기는 국제적인 위협으로 인식되면서 국가차원의 대응책 마련도 늘고 있다. 실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Jeddah)에서 열린 석유 생산국·소비국 회담에서도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안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에 대응할 대체에너지 개발은 급기야 미국 대선 공약으로도 등장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23일 한 연설에서 차세대 자동차용 전기배터리를 개발하면 정부가 3억달러(약 3천억원)를 포상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

우리 상황도 다르지 않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경제를 살릴 신성장동력으로 비싼 벙커C유 대신 가격이 저렴한 LNG(액화천연가스)를 사용하는 LNG유조선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수소자동차와 같은 연료전지차 개발 등도 신성장동력 아이템으로 검토되고 있다.

또 조선이나 철강 등 소비형산업구조를 저소비형산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지식서비스산업 등도 새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고유가와 같은 위기요인을 기회로 삼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이다. 현재 새정부는 이같은 신성장동력 개발에 국가차원에서 연간 최고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경부 이동근 성장동력실장은 "에너지위기나 온실가스 등 환경규제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연료전지는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있으나 원자력, 태양광 등은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큰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기적으로는 철강 조선 주력산업에 IT를 접목, 에너지효율 등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지식서비스산업 역시 금융이나 컨설팅부분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해도 우리의 인적자원, IT인프라를 활용, 성장동력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위기 돌파할 '성장동력' 시급

새정부는 출범과 함께 성장둔화, 세계 경제침체 등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범부처 차원의 성장동력 찾기에 나선 상태다. 앞으로 5~10년후 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엔진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정부의 성장동력발굴은 현재 지경부를 주축으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문화관광부, 보건복지가족부, 국방부 등이 후보군 검토에 나선 상태.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기존의 주력산업은 물론 IT·BT·NT 등 신산업, 문화콘텐츠, 금융, 의료 등 전분야에 걸친 신성장동력 찾기가 한창이다.

정부는 부처별 신성장동력과제를 발굴, 7~8월경 범부처 아젠다를 마련해 9월 대통령 보고 등을 거쳐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2012 한국 산업 비전

성장동력 발굴은 지경부가 서남표 KAIST 총장을 단장으로 신성장동력기획단을 운영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기획단은 서비스산업의 성장동력화,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신산업의 주력산업화 등을 핵심 정책과제로 ▲지식서비스산업▲주력기간산업▲신산업▲에너지·환경산업 분과별 성장동력 과제를 마련, 이달말까지 10~20개 정도로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이다.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은 그린오션, 신재생에너지, 해외자원·에너지개발 등을 포함, 기존의 반도체, 조선, 자동차, 디스플레이, 휴대폰, 부품·소재 등과 같은 주력산업을 비롯해 IT·BT·NT등 기술간 융합, LED, 산업 융합, 보건·의료 등 헬스케어, 금융, 지식기반서비스 등을 망라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신성장동력을 관통하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는 'IT'가 그것. 이른바 '전통산업과 IT의 융합' 이 새정부가 강조하는 신성장동력 및 뉴IT 전략의 핵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대체에너지개발이나 바이오·나노 등 신산업은 중장기 과제로 육성하고, 당장 경제성장을 견인할 동력으로 기존의 주력산업, 즉 철강 조선 자동차 등 전통산업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IT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제 IT는 성장산업에서 산업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성장동력 핵심요소는 IT"… 지식경제부 이동근 성장동력실장

새정부 '신성장동력' 확보는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을 주축으로 그 후보군 발굴이 한창이다.

현재까지 산학연 중심의 성장동력기획단(단장 서남표 KAIST 총장)을 통해 압축된 후보군은 지능형로봇, LED, 2차전지, 4세대통신(4G), 수소자동차, LNG유조선, 연료전지차 등 50개 정도.

업계의견 및 시장성 등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이달말까지 10~20개로 압축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철강과 조선 등 기존 주력산업에 IT를 융합,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방침이다.

이동근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은 "지금까지 차동차 철강 등이 우리 주력산업으로 성장을 이끌었지만 중국 등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격차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며 "IT를 접목, 자동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며 전통산업과 IT 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IT는 성장동력산업일 뿐만 아니라 신 성장동력 산업적 측면에서 공통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자동차와 조선 등에 IT 활용이 늘면서 경쟁력 제고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동근실장은 "자동차는 과거 기계였지만 지금은 부품의 40%가 전자부품일 정도"라며 "굴러가고 오래쓰기만 하면 되던 시절에서 이제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전자제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1위 경쟁력을 지닌 조선 분야 역시 다르지 않다. 현재 센서나 장비콘트롤 등 IT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배 전체 원가의 8%에 달하고 있고 이는 15%까지 확대될 전망. 앞으로는 건조과정의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전자태그(RFID) 활용 등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철강 등 소비형산업이 주력인 우리의 산업구조는 최근의 고유가 환경에따른 파장에 더욱 민감한 상황. IT를 활용, 효율성을 확대하는 게 급선무이자 신 성장동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IT기술의 우수성이 이를 가능케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세계적인 수준의 인적자원과 철강 등 전통산업의 경쟁력에, 우수한 IT인프라 등 삼박자를 잘 갖추고 있다"며 "저임금-조립산업에 IT를 접목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경부는 올해 성장동력 과제에 전체 R&D 예산의 절반가량인 2조5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문화부, 교육과학기술부 등까지 포함하면 모두 1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

그러나 과거와 같이 정부주도의 단순 R&D 중심에서 탈피, 민간중심에서 R&D를 포함, 시장창출, 인력양성 등을 병행해 중장기적인 성과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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