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연중기획 따뜻한 디지털세상] 사회공헌 중심에 '디지털' 놓겠다 ... 삼성전자 사회봉사사무국


 

"허허, 이거 참 어렵습니다."

시험지를 받아 든 삼성전자 사회봉사 사무국 정호진 부장 얼굴에 '대략난감' 네 글자가 새겨졌다. 반도체 사업부에서 이곳으로 온 지 나흘 밖에 안됐지만 여유 있는 미소로 인터뷰에 응하던 그였다.

"저도 같이 풀죠 뭐."

10년 가까이 시각장애인 컴퓨터 교실을 담당해온 이수경 과장이 정 부장의 짐을 나눠진다.

27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본관 20층 사회봉사 사무국에 '희한한' 시험지가 배달됐다. 시험과목은 '디지털 격차 현황'. 사회봉사 사무국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 측정하는 것이 시험의 목적이었다.

'국민기업' 삼성전자의 사회공헌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두 사람은 기자가 '급조'한 일곱 개의 문제를 풀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조용한 웃음과 진지한 고민이 오갔던 '시험' 현장을 요약해 옮긴다.

◆ "시각 장애인 컴퓨터 교육은 삼성이 업계 표준입니다."

1번 문제에서 국제 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디지털 기회지수 1위 국가를 물었다. 정답은 한국. 그러나 두 '수험생'은 선뜻 '한국'이라 답하지 못했다.

"아직 디지털 격차가 상당하지 않나요? 디지털 격차는 빈부 격차와 이어지기도 하고..."틀린 문제에 대한 정 부장 나름의 '타당한' 지적이다.

정보문화진흥원이 발표한 '2005 정보격차지수'를 보면, 선도집단을 100으로 놓았을 때 정보화 취약계층의 정보 접근격차지수는 29.0이였다. 저소득, 농어민, 저학력, 장노년 층의 정보 접근률이 상당히 낮다는 얘기다.

정 부장은 "그 동안 삼성전자는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컴퓨터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97년부터 용인 에버랜드 맹인안내견 교육센터에서 시각 장애인 컴퓨터 교실을 열었다. 삼성전자 직원으로 갑자기 시력을 잃은 김병호 씨가 직접 시각 장애인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책을 스캔하면 그대로 읽어주는 '사운드 피아 97'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시각장애인들의 신청이 있을 때마다 용인에서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쳤다. 2002년부터는 온라인에서도 시각장애인 컴퓨터교육 (anycom.samsunglove.co.kr)을 실시했다.

이 과장은 "시각 장애인용 컴퓨터 교육 프로그램은 우리가 최고"라며,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 50% 정도가 삼성전자의 온라인 컴퓨터 교육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컴퓨터 교육을 받은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해 '컴퓨터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1995년 문을 연 무료 컴퓨터 교실은 삼성의 대표적인 디지털 격차 해소 사업이다. 2003년까지 220만 명 정도가 이용했다. 현재는 온라인 교육(www.samsungedu.com) 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전국 지역사회 복지관 250개 컴퓨터 교육장에 있는 낡은 컴퓨터를 무료로 교체하는 사업을 하기도 했다.

◆ "개발도상국에 IT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3번문제는 최근 인도 농촌지역에 인터넷카페를 만들기로 한 '인텔'을, 4번은 심퓨터(Simputer)와 네그로폰테가 하고 있는 '100달러 PC사업'을 묻는 문제였다.

"삼성전자도 동남아 디지털 호프, IT센터 건립 등 개발도상국 정보격차 해소 사업을 하고 있어요. 반응도 매우 좋구요."

문제를 보자마자 정답을 맞힌 정 부장이 자신만만하게 말을 이었다.

지난 해 12월 삼성전자는 ‘2005 삼성 디지털 호프(DigitAll Hope)'라는 이름으로 동남아 지역 정보격차 해소 프로그램을 공모해 모두 50만 달러의 기금을 지원했다. 말레이시아, 인도, 태국 등 개발도상국 사업장에 IT센터를 건립해 지역주민들의 컴퓨터 교육도 돕고 있다. "단순히 기기지원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IT센터의 목적"이라고 정 부장은 말한다.

그는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사회공헌을 하면 '뭔가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 되묻는 사람들도 있는데, 해외에서는 우리의 공헌활동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며 국내외 환경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사회 공헌도 선택과 집중 필요한 때, 디지털이 그 중심에 올 것."

"삼성전자가 하는 사회공헌 사업이 문화예술, 교육, 불우이웃 돕기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있다보니 디지털 격차 해소에 집중적으로 나서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삼성전자가 하고 있는 디지털 격차 해소 사업은 '지속적'이라는 평을 듣지만, 다른 공헌사업에 비해 다양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정 부장은 사회공헌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올초 삼성전자가 '사회봉사사무국'이라는 사회공헌 부서를 다시 꾸린 만큼, '의미'와 '성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는 "삼성전자가 '디지털 선도기업'인 만큼, 앞으로 디지털 격차 해소 사업에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디지털 격차가 해소는 모든 사회공헌 사업과 연결되는 문제"임을 덧붙였다.

세대 간 정보격차가 가장 심각하다는 일곱 번째 문제를 풀고 나니 '시험'도 인터뷰도 끝났다.

“문제 더 많이 내 올걸 그랬어요."

"허허허... 다음에 또 시험 보죠 뭐."

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히고, 질문에 답하는 세 가지를 동시에 해야 했던 "불편한' 인터뷰가 사회봉사사무국 식구들의 넉넉한 마음 때문인지 어느 새 '재미있는' 인터뷰로 변해 있었다.

이날 하루 포털에서 '삼성전자'로 검색된 뉴스는 무려 200여개. 주로 국내외 실적에 관한 것들이었다. 지난 93년 '신 경영 선언' 때 이미 기업의 핵심 가치로 사회공헌을 내 건 삼성. 앞으로 뉴스에서 삼성의 디지털 격차 해소 사업을 보다 자주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삼성전자 사회봉사사무국의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인 셈이다.

김연주 기자 tot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연중기획 따뜻한 디지털세상] 사회공헌 중심에 '디지털' 놓겠다 ... 삼성전자 사회봉사사무국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