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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선] 정보격차해소사업,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길


 

기자는 지난해 한 시각장애인으로 부터 "보이지 않는 것도 서러운데 요새는 인터넷 때문에 더 서럽다"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많은 정보와 문화, 엔터테인먼트가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 지금, 인터넷에서 소외된다는 것은 곧 사회에서 소외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보니 이런 말이 나오게 됐을 터다.

초고속인터넷 1천200만명 시대. 빈부격차 해소만큼이나 정보격차 해소 문제는 정부의 중요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보격차가 곧 빈부격차'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정부 각 부처는 매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6년은 이 정보격차해소사업이 새로운 시기를 맞는 전환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제1차 정보격차해소 종합계획이 작년으로 종료되고 올해부터 2010년까지 제2차 정보격차해소 종합계획이 실시되기 때문이다. 전환의 원년답게 정부가 내놓은 목표도 그럴싸하다.

2차 계획의 속을 들여다보면, 실생활에 도움을 주겠다던 정부는 정보통신 보조기기를 지급하고 PC가구 보요율을 높이고 장애인을 위한 통신중계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모든 계획들이 이미 1차 계획에서 실행하고 있던 사업들이라는 점이다.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판박이' 사업계획을 들고 올해 각 부처의 담당자들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예산을 편성하고 계획을 실행하는 행동을 반복하려 하는 것이다. 정보격차 해소 사업은 정부 각부처의 '구색사업'이 돼 버린것은 아닌지, 또 구호만 요란했지 속까지 정보격차를 해소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다보니 기자가 최근 한 부처에다 '7억원을 투입해 노인정보화교육을 하겠다'는 작년 사업 계획의 진행에 대해 묻자 무려 10개에 이르는 부서가 "우리가 그런 일을 합니까, 어느 부서에서 하는 지 모르겠네요"라는 반응을 보이며 전화를 타 부서로 돌렸던 것도 당연하다.

단순히 돈을 들여 PC를 보급하거나 노인과 장애인 등을 모아놓고 PC와 인터넷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정보소외 격차를 위해 정부가 할 소임의 전부는 아니다.

경제적 지원을 통한 생색내기는 5년이면 충분하다. 올해는 이미 세운 목표처럼 IT와 실생활을 연계, 소득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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