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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따뜻한 디지털 세상] 농어촌, 디지털로 일어서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우리모두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70년대 전국을 메아리치며 우리나라 농촌 근대화를 이끌었던 새마을 운동의 '새마을 노래' 첫머리다. '새마을 운동'은 비록 그 뒤 일부 정상배로 인해 빛이 퇴색하긴 했지만 산업사회에 우리나라 농어촌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국민운동이요, 잘살기 운동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IT강국 코리아에서 이같은 '바람'이 다시 불수는 없을까.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을까.

현재 농촌에는 급속한 세계화와 도시화로 갈수록 빈집이 늘어나고 있고, 고령화로 인해 '10년 후' 누가 남아 있을지가 걱정되는 상황에 빠져있다. 정부는 처음부터 수출위주의 경제정책을 펴 농촌을 소외시켜 왔고, 최근에는 개방화로 값싼 농산물이 밀려와 더욱 힘겹게 만들고 있다. 미래에 대한 해답이 없어 보이는 것이 오늘날 우리 농촌의 현실이다.

그런데 정보화가 이같은 농어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지리적 거리가 문제되지 않는 인터넷의 특성과, 주 5일제 시행으로 도시화에 지친 사람들이 농어촌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친환경 농작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요소들을 적절히 조합하면 농어촌도 충분히 잘살수 있다는 믿음이 자라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한 '정보화마을(INvil:Information Network Village)'조성사업도 그같은 믿음을 주고 있는 한 사례다. 정보화마을 사업은 이미 도농간 정보격차 해소의 성공사례로 부각되면서 핀란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외국으로부터 견학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지금까지 59개국에서 700여명이 한국의 '정보화마을'을 배우고 갔다.

또 인텔, HP등 외국 IT업체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텔은 지난 2004년 11월, 정보화마을 국내외 홍보를 비롯한 각종 지원을 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정보화마을'은 이달말까지 완료되는 4차 조성사업 89개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총 280개가 지정됐다. 올해는 안타깝게도 예산이 줄어 25~30개 마을이 새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화마을 사업이 탄생한 것은 지난 2000년 1월 행자부 장관으로 부임한 최인기 장관이 직원들에게 지시하면서였다. 94년부터 95년까지 농림수산부장관을 역임했던 최 장관은 그 때부터 농어촌 활성화의 아이디어로 갖고 있다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가 쉬운 행자부 장관으로 부임하면서 직원들에게 관련사업을 지시한 것. 처음에는 '전자마을'이란 이름으로 기획되었다가 '정보화 마을'로 바뀌었다.

◇정보화마을 현황

구 분 1차('01.9~'02.5) 2차('02.10~'03.6) 3차('04.1~'04.10) 4차('05.5~'06.2)
마을수()안은 시도자체 조성 280(39) 25(6) 78(3) 88(11) 89(19)
PC보급 22,429가구 2,700 7,482 7,037 5,210
정보화교육 97,419명 18,332 40,606 27,210 11,271

정보화마을 조성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마을당 평균 3억5천만원 가량을 투자했다. PC보급에 1억원, 센터구축에 1억원, 콘텐츠 구축에 1억5천만원 등이다.

행자부 서비스정보화팀 추경균 팀장은 "선정 때부터 가능성을 보고 선정하기도 하지만, 정보화마을로 인해 주민들의 참여의지가 높아지고 특히 지역특산물, 관광 등 마을별 공동의 주제를 선정해 수익모델을 창출해 내고 있어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교류를 통해 지역민들간의 유대가 강화되고, 체험관광을 상품화하는가 하면 도시민과의 직거래 등을 통해 적합한 모델들을 찾아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추 팀장은 "앞으로 정보화마을의 유형별 표준모델을 마련해 지역특성별로 정보화 수요에 따라 차별화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보화 마을의 계량적 효과

당연하겠지만 PC보유율이 조성전 평균 21%에 불과하던 것이 조성후에는 72%로 올랐다. 인터넷 가입률도 8.8%에서 64.5%로 높아졌다. 이같은 지표만 놓고 보면 적어도 정보접근이라는 측면에서 정보화 마을은 다른 지역과 정보격차가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다 현실적인 수익면에서도 정보화 마을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빌(www.invil.com)을 통한 온라인 거래 매출이 지난 2003년에 6억1천700만원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는 무려 17억2천500만원에 달했다.

또 정보화마을의 주요 수익모델이 되고 있는 체험관광 매출도 지난해 1억5천만원에 달했다. 2004년 9월부터 본격화된 체험관광은 그 당시 9월부터 12월까지 매출이 1천200만원에 불과 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는 농촌의 소득증대에 한 모범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행자부는 체험관광과 관련한 수익모델을 개발해 지난해 주말농장, 테마여행, 숙박예약 등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행자부는 앞으로 정보화마을 홈페이지(www.invil.org)를 농특산물 판매, 농어촌 관광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포털사이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정부 각 부처의 농어촌 마을 지원사업과 연계해 나감으로써 농어촌 개발 모델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우수 정보화마을 사례

<사례1>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목송이마을. 울진과 영주의 틈바구니에 자리잡은 인구 4만1천여명의 전형적인 산골이다. 지난 2003년 정보화마을로 선정된 봉화군 춘양목송이마을은 2003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송이 1억8천만원을 포함해, 고추, 북수박 등 지역특산물 전자상거래로 모두 4억천9천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단골 구매회원만 2천500여명을 확보하고 있다.

홈페이지(cs.invil.org)에는 댓글 수가 1만7천여건에 달하고, 누적 조회수는 34만회에 달한다. 특히 고향의 발전 모습에 흐뭇해 하는 출향민들의 관심도 높아 외지 사이버 회원수만 500여명이 넘는다.

<사례2> 삼척너와마을. 지난해 행자부 선정 최우수 정보화마을로 선정되기도 한 삼척너와 마을은 2003년에 정보화마을로 선정됐다. 2003년 당시 가구당 농외소득이 650만원이던 이 마을이 지난해는 1천525만원으로 세배가까이 늘었다. 정규 농사외 가외 소득이 이 정도니 도시 부럽지 않다.

이 마을은 녹용, 송이, 포도, 너와 등의 전자상거래를 통해서도 소득을 올리지만 체험관광을 개발해 적지 않은 소득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121회에 걸쳐 2천64명의 체험관광객을 맞아 7천5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마을 캠프를 통해서도 2004년 9월부터 1년 남짓만에 15회를 열어 모두 2천5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또 이 지역의 명물이기도 한 너와집을 펜션으로 개조해 2004년 4월부터 지금까지 2만9520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1억8천여만원의 소득을 거뒀다.

이 때문에 농외소득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는 45%로 절반가까이 차지했다. 너와 집으로 가장 못 살던 마을이 이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으며 마을에는 활기가 넘치게 됐다.

<사례3>영월 술익는 마을. 역시 2003년 조성된 이 마을은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로 탄탄한 지역공동체를 구축해 주목받고 있는 마을이다.

지난해 6월말 현재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가 18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동호회 개시물이 매월 500건이 넘을 정도로 화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마을 게시판 및 블로그 활동도 활발해 마을의 대소사를 동호회와 블로그, 마을 게시판을 통해 등록하고 외부에도 알리고 있다.

행자부 추경균 팀장은 "정보화 마을을 통해 지역간 정보격차 해소는 물론 지역경쟁력을 높여 삶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미래의 농어촌을 구현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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