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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지역구] 추락한 거물 & 지옥 탈출자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는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승리했다. 그러나 지역구별로 살펴보면 방송사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결과가 엎어지거나 끝까지 엎치락뒤치락거리는 박빙의 승부가 속출했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색 대결을 꼽아 보았다.

'가둔자, 갇힌자를 울리다'- 정형근:이철

'가둔자와 갇힌자의 한판대결'로 최대의 관심을 끌었던 부산 '북·강서 갑'에서 정형근(한나라) 후보가 이철(열린우리) 후보를 제쳤다. 정 당선자는 박빙의 승부라는 출구조사와는 달리 8% p 정도의 차이로 당선됐다. 쓴 맛을 본 이 후보는 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바 있어 정 후보와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상대. 결국 '영남 사수'에 전력투구한 한나라당의 박풍(朴風)과 노풍(老風)이 먹혀들어간 셈.

'이장은 안돼?' - 박희태:김두관

'이장 논쟁의 주인공'이 '리틀 노무현'을 물리쳤다. 경남 남해·하동 선거구에서 박희태(한나라) 후보는 김두관(열린우리) 후보를 눌렀다. 작년 8월 박희태 의원은 김두관 당시 행자부 장관을 두고 '동네 이장이…'라는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박 당선자는 이번 승리로 5선의원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두 후보는 남해중 선후배 사이. 한편 경기 고양 일산 을에 출마한 김 후보의 동생 김두수(열린우리) 후보 역시 낙선하면서 '용감했던' 형제는 동반낙선의 아픔을 맛보게 됐다.

'정말,이라크로 가나' - 한명숙:홍사덕

노 대통령 탄핵의 선봉에 섰던 한나라당 홍사덕(경기 일산 갑) 후보는 결국 낙선했다. 홍 후보는 총선 출마 후 '내가 당선되면 노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며 지역구 의원선거를 노 대통령 탄핵과 연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홍 후보는 열린우리당 한명숙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하기도 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해병대 출신으로 '이라크 파병시 지원해 한달간 복무하겠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인간시장, 내맘대로 안되네' - 박진:김홍신

대한민국 '정치1번지' 서울 종로구에서 벌어진 뜨거운 한판 승부에서 김홍신(열린우리) 후보가 박진(한나라) 후보에 고배를 마셨다. 소설가 출신인 김 후보는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결국 한나라당 대변인 출신인 박진 후보에 쓴 맛을 보았다. 종로는 정치의 '절대반지'를 부여하지 않는 미묘한 견제심리도 작용하는 곳. 종로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했지만 16대 총선과 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줬다.

'모래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홍준표:허인회

모래시계 검사가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 홍준표(한나라당) 당선자는 허인회(열린우리) 후보와의 '리턴 매치' 성격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 쥐었다. 국회 탄핵 이후 본격적인 선거전에서 열세를 보였던 홍 당선자는 이번 승리로 지난 16대의 보궐선거에 이어 '방어전'에서 또다시 허 후보에게 승리를 거뒀다.

'눈물 마를 날 없는 추다르크' - 김형주:추미애

'3보1배'로 돌아섰던 호남 민심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민주당의 추미애 선대위원장도 결국 서울 광진 을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민주당의 '마지막 보루' 추 본부장마저 '탄핵' 역풍을 극복하지 못하고 열린우리당 김형주 후보에 지역구를 내놓게 된 것. 추 선대위원장은 탄핵사태 이후 조순형 대표와의 갈등, 당권파의 역공 등 내분에 휩싸인 끝에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노병은 노병이다' - 김종필, 10선 욕심 좌절

비례대표 1번을 자청하며 10선에 도전했던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욕심이 결국 좌절됐다. 자민련의 정당 지지도가 그의 당선을 확정할 3.0% 를 밑돈 것. 자민련의 지역구 의석도 4석에 머물렀다. 이로써 김대중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김 총재가 이끌어온 '3김 정치'도 막을 내렸다.

'대선후보들,우린 뭔가 달라' - 정몽준 이인제 권영길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는 울산 동구에서 5차례 연속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13대 이후 5차례 연속 당선. 울산의 '대표 국회의원'로 불릴지도 모르겠다. 충남 논산·계룡·금산 선거구에서 '육군병장' 출신 이인제(자민련) 후보는 국내 첫 여성 장군인 양승숙(열린우리) 후보를 이겼다.

2002년 대선에 출마했던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역시 경남 창원을에서 당선, 진보정당의 첫 원내진출을 이뤄냈다. 이로써 '대선'에 얼굴을 내밀었던 경험자들은 모두 당선됐다.

침몰하는 민주호 - 조순형 유용태 박상천 김경재 김영환 함승희

지역감정 극복을 외치며 '적진(대구 수성갑)' 깊숙히 뛰어들었던 조순형 의원은 지역구 3위로 밀려나며 낙선했다. 조 대표는 탄핵사태의 또다른 주역으로 당내 입지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 민주당은 조 대표와 추미애 선대본부장 역시 고배를 마셨고, 의석수는 10석 안팎으로 축소되는 '비극'을 맞게 됐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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