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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한국어가 영어 다음으로 쓸모있는 언어"


 

'한국어가 영어 다음'

지난 봄 사스(SARS: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의 공포가 전세계를 휩쓸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사스의 여파가 식을 때까지 많은 학교와 회사들이 잠시 문을 닫아 걸기도 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내 한국문화원에서 진행되던 한국어강좌 역시 본의 아니게 중단됐다.

“올 봄에 처음으로 한국문화원 한국어 강좌에 합류했어요. 사스 이후 강의가 재개됐지만 처음엔 수강생들이 많질 않았어요. 강의 재개 사실을 모르기도 했고, 혹시나 싶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꺼린 탓도 있습니다. 200명 정원의 강의실엔 드문드문 수강생들이 있었지요. 보통 이런 식이면 수업할 맛이 안나잖아요. 하지만 전 목이 아플 정도로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경외국어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은숙 교수는 ‘눈에 불을 킨 듯한 초롱초롱한 눈매와 열정’ 앞에 수강생이 몇명이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이나 직장에서, 혹은 가정에서 하루하루 일상에 쫒기는 이들이 사스 여파 직후 굳이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열성을 보인데 대한 감동을 받았거니와 선생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강의를 하면서도 ‘도대체 이들은 왜 한국어를 배우려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은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설문조사를 해보기로 한 겁니다. 초급반 선생님들의 도움도 얻어 초·중급반 수강생 65명에게 똑같은 조사를 실시했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복수 응답이 가능하도록 한 조사에서 20명이 한국어가 영어 외에 가장 쓸모 있다고 답변했어요. 한국에서도 영어 다음으로 중국어가 인기인데, 중국에서도 영어 다음에 한국어라는 대답이 나온 겁니다.”

중국 정부는 현재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대비해 각종 행사를 벌이며 언어 능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외국어 말하기 대회 등을 여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영어를 기본으로 4가지 언어를 배양에 주력하고 있는데 일어, 러시아어, 프랑스어와 함께 한국어가 낀 것이다.

이처럼 한국어의 위상이 한층 올라간 것은 한중 수교 이후 한국 기업의 활발한 진출과 중국 문화 및 불교 유적지 관광을 위해 중국을 찾는 한국인이 늘어난 것과 이를 통해 한국인과의 교류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중국에 나와 있는 한국인들에게 갖는 호감이나 호기심이 커지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 같다”며 “특히 수강생들 대부분이 직장인이거나 대학생이고,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이 80~90%, 25살 정도인 양국 미래를 짊어진 층이어서 향후 교류활성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은 우리에게 엄청난 무형의 자산이자 후원세력"이라며 "한국어가 제2의 외국어로 자리잡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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