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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속 '한국어 전도사' 서영빈·최순희 교수 부부


 

대외경제무역대학 서영빈(43) 교수는 이 학교 외국어학원(우리로 치면 외국어 단과대) 부학장이다. 북경어언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최순희(42) 교수가 그의 아내이니 이들은 말하자면 중국의 ‘한국어 전도사 부부’인 셈이다.

부부이긴 하지만 아침에 허급지급 출근하고 나면 저녁 늦게나 서로 얼굴을 마주한다. 서 교수는 한국어과 강의 외에도 한국경제문화연구소 소장에다 중국 교육부 산하 ‘외국어 교육연구회’ 상무이사로 활약중이어서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최 교수 역시 학교강의 외에 매주 두 번 한국문화원에 출강해 한국어를 가르치거나 한국어 지도 관련 모임에 참석하면 해가 진 후에나 집에 들어오기 일쑤다. 이들은 서로를 “최 선생, 서 교수”라고 불렀다.

서 교수는 중국의 한국어과 분위기가 어떠냐는 물음에 “최근 대외경제무역대학 내에서 ‘충격’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말문을 열었다. 올해 한국어과 학과정원인 18명 입학자 중 3명이 한국어를 1차로 지원했다는 것이다.

북경대학(49년)에 이어 중국에서 두번째로 52년 한국어과(당시엔 조선어과)가 문을 열어 역사와 전통이 깊지만 수십년이 넘도록 한국어과를 1차로 지원한 한족(漢族)은 없었기 때문.

서 교수는 “대학입학 때 1,2차 지망을 선택할 수 있지만 학교 특성상 국제경영, 영어영문, 경제법, 국제무역 등 4개의 인기학과에 대부분 지원했다”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1지망에 한국어과 지원자들이 나타나 학내에 신선한 파문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2지망으로 입학하더라도 인기학과 입학생과 점수차이가 700점 만점에 5점내외 밖에 되지 않아 우수한 인재들이 학과에 들어오게 되고, 학과에선 입학생을 가혹하게 공부시킨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에서는 중국어가 너무 많은 과목으로 나눠져 있어 이 과목, 저 과목 할 것 없이 1학년 1학기 내내 발음만 배우다 허비하는 일도 있고 학생들 입맛에 맞는 학과목만 개설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선 대강 학점을 따고, 따로 학원에 가서 중국어를 배우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문화원 강의실에서 “자 크게 따라하세요. 다시 한번~” 등 200명의 수강생을 압도하는 열정을 보였던 최순희 교수는 의외로 차분했다. 침착하고 조용조용한 게 그의 실제 성격인 듯 좀처럼 나서지 않고 말을 아끼는 편이었다.

중국에 부는 한국어 바람에 대해 “최근 학교에서 나타나는 경향은 한국문학이나 한국어를 깊이 있게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한국에 유학을 가려는 한족 학생들의 상담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한국 정부나 기업들이 한국을 찾는 조선족 등 중국 학생들 뿐 아니라 중국 내에서 한국을 공부하는 엘리트들에 대한 지원도 더욱 늘려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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