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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족 재조명] (6.끝)동북(東北) 대개발 정책의 천재일우


 

중국 조선족이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만났다.

중국 정부가 최근 ‘서부 대개발’에 버금가는 ‘동북(東北) 대개발’에 나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100년 넘게 살아온 조선족에게는 큰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는 또 ‘동북아 중추’를 고민하고 있는 우리 정부나, 경의선 철도를 연결시키려는 북한 당국에게도 두고두고 곱씹어야할 숙제가 됐다.

결국 동북아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 모두의 화두일 수 있다.

사실 조선족은 지난 100여년 동안 중국내 소수민족 가운데 가장 월등하고 중국 정부에 가장 협조적인 민족으로 평가 받아왔다. 중국 동북 지방에 논농사를 전해준 게 조선족이었다. 조선족은 또 20세기초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강렬하게 항일 운동을 전개했으며, 공산 혁명의 완성에도 결정적인 공을 세운 민족이었다.

하지만 중국 조선족은 1970년대 개혁 개방 정책 이후 중국 정부가 연안 중심의 대도시를 집중 개발하게 되면서 급속히 해체되기 시작했다. 강력한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동북 평원에 거주하던 조선족도 격랑 속에 휘말리게 된 것.

특히, 중국 정부가 연안개발에 이어 낙후된 ‘서부 대개발’에 나서자 동북 지역 조선족은 허탈감마저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침내 중국 정부가 ‘동북 대개발’을 선언함으로써 200만 조선족의 가슴에도 불을 지폈다.

중국 정부, ‘동북 대개발’ 선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최근 지린성(吉林省) 창춘(長春)에서 열린 ‘둥베이(東北) 중공업기지 발전 좌담회’를 주재하고, “둥베이 지방 발전은 중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좌담회는 랴오닝성(遼寧省), 지린성(吉林省),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 ‘동북 3성’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린 첫번째 최고위급 회의다.

이와 관련 신화통신은 9월 중에 소집될 중국 내 최고 정책 심의기관인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 제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6전3중전회)가 ‘동북 대개발’을 중요 안건으로 상정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가 4년 전 ‘서부 대개발’에 이어 이번에 ‘동북 대개발’을 들고 나온 것은 상하이(上海) 인근의 창장(長江) 삼각주, 광둥성(廣東省) 근처 주장(珠江) 삼각주, 베이징(北京)?톈진(天津) 등 3대 경제권 발전은 제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동북지방을 중국 4번째 경제권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북 3성은 석유와 석탄 등 지하자원 매장량이 많은 데다 철강과 조선 등 대형 중공업이 발달해 있어 중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원이 고갈 상태에 빠지고 대부분 국영 기업이 설비가 낡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형편. 금융기관의 부실대출도 중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30%를 넘고, 국영기업의 잇단 구조조정으로 랴오닝성에서만 16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선언은 이런 동북 지방의 재도약 의지다.

보시라이(薄熙來) 랴오닝성 성장은 “둥베이를 찾아 투자하는 외국 기업인은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 투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 민족에겐 큰 기회 될 듯

랴오닝성(遼寧省), 지린성(吉林省),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 중국의 동북 3성은 ‘동북아 경제권’의 중추 지대라고 할 수 있다.

동북쪽으로 러시아와 인접하고, 동남쪽으로는 북한과 대한민국이 연결돼 있는 ‘경제 요충지’라 할 수 있다. 이 지역은 특히, 국제 협상에 따라, 남북을 가로지른 뒤,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게 될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개발 여부에 따라 ‘철의 실크로드’에서 이 지역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될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

특히 이런 의미가 부각되고 중국 정부의 정책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경우 동북 3성은 기존 중국 3대 경제권에서 벌어진 세계 각국 자본의 각축장이 될 공산도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큰 이점을 갖고 있다. 그동안 연안 지역에 집중 투자했던 우리 기업이 이 지역에 투자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동북 3성 곳곳에 100년 이상 터를 잡고 살았던 조선족과의 연대 및 경제 협력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이동춘 백두산집단 회장은 “동북 3성은 원래 중공업에 융성했던 곳”이라며 “동북 대개발 초기에는 중공업 재건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겠지만, 결국에는 종합 발전 계획이 수립될 것이고, 한국 기업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발언이 얼마나 구체화할 지는 미지수다. 특히 중국 정부의 경우 지난 4년 넘게 ‘서부 대개발’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은 상태여서, 동북 3성에 투여할 재정적인 여유가 얼마나 될 지가 큰 관건이다.

하지만, ‘동북 개발’은 결국 시작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이다.

동북아 중심을 외치는 우리 정부나, 새 시장을 갈망하는 국내 기업이나, 새롭게 도약해야 하는 중국 조선족이나, 개방 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북한 당국이나, 당사자인 중국 정부나 ‘동북’을 집중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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