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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비디오위성폰이 보도하는 미-이라크 전쟁"


 

첨단 무기의 장으로 평가되는 미국-이라크 전쟁에서 비디오위성휴대폰(Video Satellite Phone)을 통한 전쟁보도가 또 한번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비디오위성휴대폰을 통한 방송시스템은 이라크 남부사막을 가로지르며 쾌속 질주하는 미군 전차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가 하면, 미군과 이라크군 간의 교전 상황을 현장에서 생중계하면서 전 세계인이 안방에서 전쟁을 마치 비디오게임으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다.

재작년 미국의 아프간 공격 때에도 사용됐던 이 비디오위성휴대폰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왔지만 이번 미-이라크 전쟁으로 또 하나의 첨단 기술의 산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비디오위성휴대폰은 지난 2000년 칠레 군부독재자 피노체트 체포를 보도하면서 첫 데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 정찰기의 중국 지역 불시착을 생중계하면서 주요 해외 서방 언론사들의 차세대 방송중계 시스템으로 각광을 받았다.

2년 전 외국 유력잡지에 소개됐던 이 비디오위성휴대폰의 구성 부품은 랩톱 컴퓨터 크기의 단말기와 위성휴대폰, 안테나 정도였다. 모든 구성품의 무게가 당시 5Kg(현재는 약 2Kg)으로 개인이 휴대할 수 있다. 지구 상공을 돌고 있는 인마샛(Inmarsat)을 통해 현장에서 세계 각 지역에 생중계가 가능하다. 방송을 위해 정부의 도움을 별도로 받을 필요가 없다.

일각에서는 이 첨단 비디오위성휴대폰으로 언론의 진실접근 보도가 더욱 용이해지고 특히, 정확한 정황을 알 수가 없었던 전시보도에서 현장상황을 사실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발전을 통한 언론 자유의 진일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기존 이동 네트워크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이 비디오위성휴대폰을 소유하고 있는 매체들이 대부분 이번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CNN이나 영국의 BBC 등 미-영 연합군 진영이라는 점은 이 장비가 심리전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전쟁을 정당화하고 개전 초기 적군과의 심리전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또 다른 전쟁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영 연합군이 개전 초기부터 종군기자들을 자국 병사들과 함께 바그다드로 동행 취재하도록 허가하면서 일방적인 공격에 허물어지는 이라크의 모습을 전 세계 안방에 타전하고 전쟁상황을 미국측에 유리하게 조성하는 데 이 비디오위성휴대폰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첨단 기술의 산물인 비디오위성휴대폰을 통해 전해지는 미-이라크 전쟁의 생생한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이번 전쟁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또 하나의 의문이 될 전망이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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