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민주당 양자"…與 '박원순 때리기' 총력

"사기꾼" "민주당 양자"…與 '박원순 때리기' 총력

서울시 국감 '박원순 국감' 방불…與 공세 vs 野 엄호

[윤미숙기자] 18일 서울시를 상대로 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는 '박원순 국감'을 방불케 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듯 '박원순 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모습이 역력했다는 평가다.

서울시 신시청에 마련된 국정감사장에는 오전 시작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민주당 소속인 주승용 국토교통위원장이 서울시의 심야버스,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 자살률 감소 등을 호평하자 새누리당 측에서 위원장의 중립성을 문제 삼았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위원장이 서울시장의 행정사례를 들며 유화적인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 국감이 중립성 측면에서 잘못 흐를 수 있다. 편파적이지 않게 회의 진행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주 위원장은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이 서울시청 앞 민주당 천막당사에 대해 불법이라고 지적하며 서울시가 취한 조치 내역서를 요구하자 민주당 박기춘 의원이 지난 2004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설치한 천막당사도 불법이라고 지적하는 등 여야 간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예고했다.

◆새누리, 경전철 등 '박원순표 정책' 강력 비판

본 질의에서 새누리당은 박 시장이 추진 의사를 밝힌 경전철 사업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고 공세를 펴는가 하면 부채 7조원 감축, 임대주택 8만호 건설 등 박 시장의 주요 공약에 대해선 "사기"라고 비난했다.

김태원 의원은 "보류·중단시켰던 경전철 사업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것은 선심성 공약"이라며 "경전철이 추진되려면 국토부의 기본계획 승인과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사전에 정부와 아무런 조율도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경전철 계획은 5년마다 도시기본계획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지방선거 대비용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강석호 의원은 박 시장이 선거 당시에는 '부채 7조원 감축'을 약속했다가 취임 후 '채무 감축'으로 말을 바꿨다고 지적, "채무는 일정기간 갚아 나가게 돼 있는 것이고 부채는 별도의 의지와 경영혁신을 통해 허리띠를 조여 갚아야 하는 것"이라며 "서울시민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도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기초연금을 수정했다면서 '공약 파기', '사기'라고 하는데 이에 견주면 박 시장이 말을 바꾼 것은 왕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무상보육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일을 거론, "이 문제도 정치적으로 우려먹으려고 한다"며 "여야가 합의에 의해 국회에서 정한 것인데 버스에 광고나 달게 시키고…. 그러니까 박 시장이 콘텐츠도 없고 철학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박 시장은 "어찌됐든 '부채'와 '채무'에 혼동이 있었던 것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취임하자마자 부채 보다 채무가 훨씬 중요한 내용으로, 우리가 관리해야 될 것은 채무라고 생각해 전문가와 협의 하에 채무 감축을 공식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의 꼿꼿한 태도에 김 의원은 "박 시장의 정체성이 무엇이냐. 민주당에서는 '자식이 없어서 먼 친척뻘 양자를 들여 후보로 내세웠다'고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강한 어조로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 말씀이 지나치다"고 반발했고, 주승용 국토위원장도 "지나치다"고 거들었다. 이에 다음 질의에 나선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이 "위원장님은 사회만 잘 보시기 바란다"고 견제구를 날리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안철수도 등장…"내년 서울시장 독자후보 낸다는데"

이날 새누리당의 질의에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을 도왔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노근 의원은 "안 의원이 내년(지방선거)에 서울시장 독자후보를 내겠다고 하는데 입장이 곤란하겠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박 시장은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웃어 넘겼다.

이장우 의원은 대표적 보수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출간한 '안철수와 박원순의 정체'라는 제목의 책을 들어 보이며 "이 책을 보셨느냐. 박 시장의 정체에 관한 책이다. 한 번 탐독해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정책질의에 집중하면서 때로는 박 시장을 엄호했다. 평소 민주당이 국정감사장에서 보여 왔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신기남 의원은 "경전철은 정말 필요한 일이다. 아무리 재정이 어려워도 이건 해야 한다"고 박 시장을 감쌌고, 신장용 의원은 박 시장을 향한 '부채 감축' 공세를 의식한 듯 "취임 후 금고를 열어봤더니 금고에 돈은 없고 부채만 쌓여있어 답답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박수현 의원은 "개인적으로 소통을 통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시정을 펴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택시요금 인상은 선 처우개선 후 요금인상 등 기본 원칙을 잘 정해서 했다" 등 칭찬을 늘어놨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아이뉴스24 포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