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의 시간을 무한정 늘려 법안통과를 지연시킨다는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전략이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실현됐다.
당초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는 100여건의 법안이 상정될 계획이었다.
초반에는 법안상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41번째 상정 법안인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 일부개정안' 대체토론에서 2시간 여 동안 강병규 행정안전부 제1차관과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 일부개정안'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면서 일정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강 의원은 이날 행안부가 등록된 비영리단체 845개 중 66개 단체를 불법시위 단체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데 대해 대해 법적 근거를 따져 물었고, 강 차관은 주무부처가 가지고 있는 법적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이와 관련, "행안부에 등록된 800여개 단체는 언제든지 사업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고 이를 결정하는 것은 공익사업 심의위원회인데, 왜 정부가 지원 단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는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불법시위를 한 단체라면 등록을 말소시키면 될 일이지 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강 차관은 "심사는 위원회가 하지만 그 기준은 행안부가 정한다"면서도 "그래서 저희 내부 기준으로 예산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법으로 명확히 해서 정리하자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비영리단체 지원 기준을 두고 양 측의 공방이 길어지자 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행자부 지침은 해마다 일관성이 없었다"며 "따라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논의해 정권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는 법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양 측을 중재했다.
그러나 민주당 최규식 의원과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까지 공방에 가세하면서 대체토론 시간은 계속 늦춰졌다.
그러자 이를 참지 못한 조진형 행안위원장은 "오늘 밤을 샐 꺼니까 개별적으로 일을 보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조 위원장은 이어 강 의원에게 "필리버스터를 만들자는 말은 있었지만 아직 시행되진 않았다"며 "위원장은 발언을 끊을 권리가 있고 그러니 협조해 달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도 "이 시간은 법안에 대한 찬반토론을 하는 줄 알았는데 어느 한 분이 2시간이나 끌었다"며 "찬반토론은 이쯤에서 매듭짓고 소위에서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강 의원을 질타했다.
한편 이날 행안위에서 상정될 법안 가운데는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등 쟁점법안들이 산적해 있어 법안 상정부터 극심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