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인터뷰]이범래-박병석

[맞짱 인터뷰]이범래-박병석

국회폭력 방지 "제재수단 확보" vs "합리적 국회운영"

2월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지난 1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쟁점법안에 대한 처리를 공언하고 있어 여야는 또 한 번의 법안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 속에서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국회폭력방지법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난 연말 연초의 입법 전쟁에서의 충돌을 문제 삼으며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국회의원에 대한 신속한 의원직 상실과 공무담임권 제한 등 강한 처벌을 내용으로 한 국회폭력방지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또 다른 MB악법'이라며 강력 저지를 공언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같은 한나라당의 국회폭력방지법이 현재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는 쟁점법안을 보다 쉽게 처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국회 갈등의 기폭제가 됐던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제도의 조건 강화를 들고 나왔다.

이에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국회갈등을 방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 이범래 국회의원과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에 이와 관련된 입장을 정리했다.

◆한나라당 이범래 국회의원

-지난 연말 연초 국회 폭력사태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폭력 사태의 근본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첫째, 권력구조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야당은 의회를 통해서 끊임없이 정부와 여당에 대하여 저항하고 대립합니다. 의회를 통한 저항이 마치 지지자들에 대한 답례인 것으로 오인해 타협보다는 갈등과 대립의 방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공천권은 미국 등 선진국과는 달리 당에서 갖고 있어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당리당략을 쫓아 폭력이나 돌격대를 자인합니다.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에도 다음 선거에 공천을 받기 위해 충성경쟁을 하고 육탄전에 앞장서게 됩니다."

"둘째, 규범성 인식부족 및 윤리의식 부재가 있습니다. 과거 군사정권시절에는 소수당이 일방적 국회운영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것이 민주화 투쟁의 일환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이러한 관념은 시대변화에도 불구하고 불식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도 많은 국회의원들이 국회폭력을 미화하고 심지어 의회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으로 그 결과물을 '훈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규범성에 대한 인식부족과 심각한 윤리의식 부재로 이어져 폭력을 미화하고 정당화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윤리의식 부재는 법규 경시풍조로 이어지고 폭력이 집단적 형태로 나타나면서 개개인의 책임의식이 희석되고 집단적 망각증상, 집단적 죄의식 부재상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셋째, 수사기관의 정치적 부담이 있습니다. 현행 법률로도 국회내 폭력행위에 대해서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일반폭력사건처럼 국회의원에 대하여 공권력을 행사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나 현실을 모르는 것이며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번 국회폭력사건으로 현재 고소·고발된 국회의원들이 수사기관의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그 단적인 예입니다.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대상에 폭력행위가 포함되지는 않지만, 한국정치사의 면면을 보면 사실상 인정되어 온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와 같이 무소불위는 정당한 공권력을 정쟁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됐으며, 그 결과 수사기관에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켰죠."

"넷째, 제재수단의 다양성 부족이 있습니다. 대부분 외국의회의 질서유지와 관련된 규정의 특징은 질서위반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질서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도 엄격합니다. 즉 질서위반 행위의 경중에 따라서 등원정지 기간의 차등화, 세비삭감의 차등화를 규정함으로써 제재수단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현행 국회의원 폭력을 행사해도 현실적인 제재수단이 경고·사과·30일내 출석정지·제명과 윤리위 회부 등의 법적 장치를 갖추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 결과 법 경시풍조와 '국회폭력은 처벌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이 수십 년간 지속되면서 폭력을 정당화 시키는 지경까지 온 것입니다."

-이범래 의원이 발의한 국회폭력방지법은 강한 처벌조항과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과 공무담임권 제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회의 대화와 타협의 분위기를 조성하기보다 강한 처벌을 위주로 해 도리어 여야간 반목을 부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말해 달라.

"의회민주주의는 다수와 소수가 대화와 타협으로 이루어 나아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리고 국회폭력방지법은 국회에서 몸싸움 등 폭력행사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데 그 입법취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국회폭력방지법은 여야간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타협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대의제 민주주의 다수결 원칙과 소수자 의견 보호의 중요한 원칙이 있다. 국회폭력방지법에는 다수결 보호의 원칙은 있으되, 소수당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제도가 없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 달라.

"다수결의 원칙을 보호하는 제도나 소수당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제도는 국회폭력방지법 보다는 국회운영에 대해서 관장하는 국회법 개정을 통해 다뤄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행 국회법은 166조까지 있는데 합의ㆍ협의에 관한 규정이 총 50개입니다. 이중 협의는 49개이고, 합의는 단 1개입니다. 협의조항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현행 국회법 자체가 소수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겠다는 입법적 배려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수당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제도가 없다는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회법 자체가 소수당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법 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어제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홍준표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 도입에 대해서 긍정했던 것은 생산적 국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현재 당내 에서도 긍정적인 논의가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필리버스터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1976년부터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는 의사진행 발언제한 규정(15분이상 발언할 수 없음)을 고쳐야 하는 만큼 선진 의회의 운영방식 등을 참고해 소수의 의사가 최대한 보호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국회폭력방지법에 대해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18대 국회 안에 발동한다는 입장이지만, 이것에 대해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법이 18대에서 야당 탄압 수단으로 쓰일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국회에서 폭력을 방지하는 법이 선거법 개정처럼 여야 합의로 19대 국회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를 어떻게 보나?

"일부에서 특별법을 2월 국회에 통과시켜서 야당을 탄압하는 도구로 쓰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는데, 지난 60년 동안 국회의 자율적 개혁이 실패한 원인도 정치적 접근 때문입니다. 국회에서 폭력을 추방하자는 것은 국민의 뜻이고, 여야 국회의원 모두 공감하고 있는 부분임. 폭력방지법을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법안은 당연히 여야 합의가 필수입니다. 법안심사과정을 거치면 왜 이 법이 필요한 것인지, 국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회폭력방지법이 조속한 시일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뤄지는 도중에 지난번 같은 폭력사태가 발생하면 국민들은 '국회무용론'이 아니라 '국회가 있는 것 자체가 국가발전의 해악(국회해악론)'이라고 비난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이 시점에 제도적 틀을 확고히 다져 제18대 국회부터라도 국회폭력을 영원히 추방해야 합니다. 그 논의는 빠를수록 좋고, 차일피일 미룰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국회폭력방지법은 여야합의 처리가 원칙이며, 국회에서 폭력을 추방하자는데 공감대가 형성되어있고 대의명분이 뚜렷하기 때문에 여야간의 합의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회폭력이 끊이지 않는 것은 대통령에 지나친 권한이 몰려 있고, 견제 수단 또한 마땅치 않아 한 번의 선거에 모든 것을 걸게 되는 풍토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과 대안이 있다면 이를 말해 달라.

"국회폭력의 발생 원인을 면밀히 따져보면 현재의 권력구조와도 일정부분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다보니, 정당의 입장에서는 정권창출을 위해 올인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을 국민의 대표로 인식하기보다는 정당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또한, 의원 스스로도 품위를 손상시키고 당리당략을 위해 폭력을 정당화 하고 돌격대를 자인합니다. 장기적으로 국회폭력을 추방하기 위해서는 권력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정당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국회의원의 윤리의식 부재를 불식키시고 규범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

-지난 연말 연초 국회 폭력사태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폭력 사태의 근본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국회 폭력은 한나라당 외교통일위원장이 야당의원의 출입을 국회 경위를 동원해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한나라당 의원들만 출입시킨 뒤 한미 FTA동의안을 일방적으로 날치기 상정한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민주당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다가 물리력을 동원한 것은 회의장 입장을 위한 최후 수단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국회 경위들이 사람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했어요. 해당 상임위 국회의원들을 회의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이 가장 큰 폭력이지요. 그러면 야당은 눈 뜨고 당해야 합니까? 이런 중요한 사안을 야당 의원은 회의장에 못 들어오게 하고 한나라당 의원들만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바라고보고 있어야만 하는 겁니까?"

"다시 말씀 드리면, 국회 폭력의 근본원인은 한나라당이 국회 운영을 다수의 힘으로 밀어 붙인데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강요하니까, 소수당인 민주당은 mb 악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본회의장 점거도 했던 것 아닙니까? 원인은 한나라당에 있습니다만 국민들께는 죄송한 일이지요."

-우리 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에도 불구하고 국회 폭력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회 폭력에 느슨하게 법 적용이 됐던 것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이에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특별법 도입이나 기존의 법 적용을 엄격하게 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특별법 제정 보다는 국회운영을 보다 합리적으로 한다면 해결 가능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회운영을 다수의 힘으로 몰아붙인다면 소수는 저항하지 않겠습니까? 다수결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소수의 의견도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입니다. 특히 소수의 의견 제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 될 수 없습니다. 현재에도 국회에서 폭력이 행사되면 언제든지 형법이나 폭력행위 등 처벌법 등에 의해서 저촉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법은 제도적 폭력입니다."

"저는 국회 폭력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제도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29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엄격히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민주당 당론으로 제출했는데요. 직권상정제도를 개선해서 국회의장이 자의적으로 사용할 여지가 없어진다면 국회는 대화와 타협으로 충분히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정한 다수결이란 여야간 치열한 토론을 통해 국민의 다수 지지를 받는 것이어야 합니다."

-민주당은 국회 폭력 방지책으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강화와 필리버스터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현재의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한 행사 요건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권한의 행사 또는 불행사가 자의적으로 일어날 우려가 있으며, 국회의장에 대하여 지나친 정치적 부담을 줄 우려가 있으며, 극단적 정치 대립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직권상정권한의 구체적 행사요건을 마련하고 그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한을 상황요건, 대상요건, 절차적 요건으로 나누어서 각각 강화하고자 합니다."

"먼저, 상황요건인데요. 위원회가 법안심의를 할 수 없는 비상상황을 열거하는 방식이지요. '국가의 비상사태나 국가적 재난, 또는 각 교섭단체대표의원의 동의가 있을 때'와 같은 요건을 갖추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둘째, 대상요건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직권상정할 수 있는 법안의 유형을 정하거나 또는 직권상정을 할 수 없는 법안의 유형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법률이 1개월 이내에 효력을 발생하지 않으면 국가질서에 중대한 위협이 되거나 또는 국가이익에 중대하고 명백한 위해가 되는 경우'에만 직권상정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셋째는 절차적 요건을 강화하는 것인데요. 법안발의로부터 실질적인 심사기간에 해당하는 일정기간이 경과하여야 직권 상정할 수 있도록 하고, 직권상정된 법안의 경우에는 그 의결정족수를 가중해서, 재적의원 2/3이상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필리버스터제도 도입은 사실상 국회의원이 발언권을 얻어서 정당하게 의사진행을 막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지금은 대정부질의 15분, 5분 자유발언 등 회의장 발언의 시간제한이 있는데, 그런 시간제한을 풀어서 소수의견도 충분히 밝힐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죠."

-민주당의 안은 국정에 책임을 지는 다수당의 정국 주도권을 제약한다는 비판이 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을 존중하면서도 소수의 의견도 존중돼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수결만을 존중한다면 국회는 다수당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충분한 토론없이 표로만 모든 것을 경정한다면 한나라당 의총이 곧 국회가 되는 것이지요. 야당이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요. 그것은 일부 또는 상당한 국민의사를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은 야당이나 국민을 충분히 인내를 가지고 설득해서 국회를 운영해야 합니다. 무리하게 속도전을 주장하거나, 경제살리기를 빌미로 한 언론장악 기도를 하면 안 되는 것이죠."

-국회 폭력이 끊이지 않는 것은 대통령에 지나친 권한이 몰려 있고, 견제 수단 또한 마땅치 않아 한 번의 선거에 모든 것을 걸게 되는 풍토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과 대안이 있다면 이를 말해달라.

"국회를 정상화하려면 대통령이 국회를 놓아주면 됩니다. 대통령이 국회를 자신의 통치를 합법화하려는 동과절차로만 생각하면 안돼요. 다시 말해 국회를 통법부로 생각하니까 한나라당에게 85개 법안을 무조건 직권상정을 통해서 처리하라고 했던 것 아닙니까?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비대하고 견제수단도 마땅치 않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양원제도가 이같은 대통령의 권한남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통령에게 지나친 권한집중 문제는 제도적으로 해결할 문제와 함께, 대통령 스스로 권한행사를 신중히 하도록 하는 정치풍토 조성의 방향에서도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