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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한류, 中 올림픽 이후 역풍 맞나?


17일간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했던 베이징 올림픽이 24일 성대히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전 국민을 짜릿한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세계 스포츠와 아시아 무대에 당당히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다시 새겨 넣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올림픽에서 드러난 중국 내 반한(反韓) 기류가 심상치 않다. 올림픽의 빛나는 성과에만 심취하기엔 어딘가 개운치 않다는 얘기다.

올림픽 기간 내내 현지 경기장에서 중국 관중들은 한국 선수들에게 매우 비호의적이었다.

스포츠 경기에서 자국 선수를 응원하는 것은 매우 마땅한 일이지만, 중국 관중들은 한국과 제3국간의 경기에서 조차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까운 이웃나라인 한국 선수들을 비아냥 거리고 상대팀 선수들을 맹목적으로 응원했다.

더구나 인터넷을 통해 반한감정을 부추기는 왜곡된 기사가 유포되면서 인터넷상에선 한국과 중국 네티즌간의 사이버 전쟁을 방불케 하는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심지어 인터넷상 혐한 분위기는 반일 감정에 비유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폐막식 도중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한 세계지도가 등장한 것을 놓고 네티즌 사이에서 또 다른 반한감정의 표출이 아닌지 인터넷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림픽 기간 중 현지를 취재했던 기자들은 중국 누리꾼의 반일감정은 예전부터 잘 알려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반일'보다 '반한'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분위기라고 이구동성으로 전하고 있다. '한국을 가장 싫은 나라'로 손꼽는 일들이 많아지며 독도 문제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일본을 응원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올라오고 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다시 들여다 본 중국의 모습이 과연 얼마 전 까지 드라마와 유명 스타 등 한류에 열광하던 그 중국이 맞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에 일각에서는 반한을 넘어 혐한의 수준까지 치닫고 있는 스포츠에서의 경쟁 심리가 올림픽 이후 어떤 형태로 전이될 것인지를 놓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반한감정이 한류의 근원지인 드라마나 방송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옮겨 붙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노심초사다.

그렇지 않아도 1∼2년 전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반한 기류가 확산되던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문화상품에 대한 규제 정책을 더욱 가속화하고 중국 국민들의 반한 감정이 고조된다면 한국 문화콘텐츠산업의 대중국 수출의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례로, 올 상반기 한국 방송프로그램 수출실적(총 5천 300만달러)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동기 7.6%에서 무려 2.2%로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다. 이는 아시아권에서 '꼴찌'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한류의 최대 시장인 일본이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대조적인 현상이다.

올림픽에서 중국인들이 한국을 응원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반한'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아직까지 중국에서 한국의 문화상품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객과적인 평가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비춰진 중국의 모습에서 '더이상 한류에 목을 매는 중국이 아니다'라는 일종의 메시지를 보는 것 같다면 너무 과한 억측일까.

조만간 한류가 자국 드라마 제작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제조업에서 콘텐츠 산업에 눈을 떠가고 있는 중국에서 길을 잃어버릴지 모를 일이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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