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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체, 美 철강관세 유예 방침에 대책 마련 분주


'현지투자 강화', '고객사 부담 논의' 등 제각각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철강사들이 미국의 철강 관세 유예 조치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관련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우리나라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미국과 철강 관세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철강관세 유예 소식에도 철강주는 일제히 폭락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포스코는 전일 거래가 대비 5.58% 하락한 32만1천500원에, 현대제철은 2.46% 하락한 4만9천650원, 동국제강은 3.59% 하락한 9천930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철강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폭탄을 부과하자 중국 상무부가 3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현재 철강사들은 관세 부담을 나누고자 고객사와 사전 가격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는 잠정적으로 미국에 수출을 중단하는가 하면 미국 현지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각각의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관세부과 시나리오에 맞춰 고객사와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합의결과를 지켜본 뒤 현지법인의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고객사와 관세 부담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놓고 사실상 합의가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

강학서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시에서 열린 제45회 상공의 날에서 기자와 만나 "현지 고객사가 미국에서 부과되는 관세 100%를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날 "제품의 종류와 고객사도 많다 보니 고객사가 100% 부담하기로 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5년 장세주 회장이 구속 이후 3년 만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동국제강은 다음달 선적 기준부터 대미 철강 수출을 잠정 중단하고 상황을 지켜본 뒤 수출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의 관세 협정이 확정되면 고객사와 본격적인 가격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16일 주주총회에서 "유럽(EU), 대양주 등 수출을 다원화해 미국의 수출비중을 4%까지 낮추는 등 보호정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했다"며 "추후 현지 고객사와 협의해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세아제강과 휴스틸, 넥스틸 등 중소 철강사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세아제강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강관 전문 철강사인 휴스틸은 매출의 60%, 넥스틸은 80%를 각각 대미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 2016년 휴스턴 현지 유정용 강관 전문 업체인 '라구나 튜블라 프로덕트 코퍼레이션'과 'OMK 튜브'를 인수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넥스틸의 경우는 지난달 총 400억원을 들여 미국 휴스턴에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형 철강사들은 얼마든지 수출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고 대미 수출비중이 크지 않아 타격이 덜하다"면서도 "중소 철강사들은 이번 관세 결과에 생사가 달렸지만, 사실상 언론을 통해 새로운 소식을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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