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비아그라' 복제약 大戰…대세는 '가격파괴'

빗장 풀린 '비아그라' 복제약 大戰…대세는 '가격파괴'

17일 '실데라필' 물질특허 만료…CJ 등15개사 28개 제품 출시 임박

[정기수기자] 발기부전 치료제인 화이자제약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라필'의 물질특허가 17일 만료되면서 국내산 제네릭(복제약)의 출시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비아그라의 복제약으로 허가를 받은 제품은 건일제약, 국제약품, 근화제약, 대웅제약, 동화약품, 비씨월드제약, 삼아제약, 삼진제약, CJ제일제당, 한국유니온제약, 일동제약, 일양약품, 서울제약, 코오롱제약, 한미약품 등 15개사 총 28개 제품에 달한다.

이들 제품 중 일부는 이미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나머지 제품들도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1천억원 규모의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동일한 성분의 복제약들인 만큼 효능에 큰 차이가 없어 결국 가격경쟁력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제약사들은 '실데라필'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다음날인 18일부터 복제약을 판매할 예정이다.

출시 예정인 제품은 CJ제일제당의 '헤라그라', 대웅제약의 '누리그라', 일양약품의 '일양실데나필', 비씨월드제약의 '실비에', 국제약품의 '맥시그라', 한국유니온제약의 '유니그라' 등 6개다.

18일 6개 제약사 제품이 출시된 이후 다음달에도 10여종이 연이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복제약의 가격은 철저한 보안에 부쳐져 있지만, 오리지널인 비아그라가 1정당 1만2천원이었던 것에 비해 절반 이하로 저렴한 3천~5천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워낙 많은 복제약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만큼 대형병원과 비뇨기과를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영업전이 가열될 것"이라며 "동일 성분의 복제약들은 효능 차이가 없어 결국 낮은 가격이 경쟁력이 될 것이며, 제약사들의 과열 경쟁으로 제품 가격이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의 제형 역시 알약 뿐 아니라 체내 흡수가 빠른 분말형, 복용이 편리한 필름형 등으로 다양화돼 선택 폭을 넓혀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

CJ제일제당과 일양약품은 알약 형태지만 삼진제약, 일동제약, 삼아제약, 코오롱제약 등은 가루형으로, 서울제약은 녹여 먹는 필름형 제품으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 회사의 경우 출시일을 정하지 못하고 상태다. 한미약품(팔팔정), 동화약품(헤카테정), 삼진제약(해피그라), 일동제약(스피덴) 등은 출시 시기를 가늠질 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지난해 5월 CJ제일제당이 한국화이자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비아그라 용도특허 무효소송에 대한 판결이 나오지 않아 특허소송에 휘말릴 가능성 때문에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현재 비아그라 특허심판소송결과를 주목하고 있는 중"이라며 "스피덴의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아그라의 경우 물질 특허기간과 용도 특허기간이 다르다. 비아그라 주성분 실데나필이라는 물질특허는 17일 만료되지만, 이 성분을 발기부전에 사용한다는 '용도특허'는 2014년 5월 13일까지다. 물질 특허가 제조에 대한 특허라면 용도특허는 사용처에 대한 특허다.

비아그라의 제조사인 화이자는 아직 용도특허의 만료기한이 남아있다며 복제약을 출시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화이자제약 관계자는 "현재 비아그라의 용도특허 기간이 남아 있고 용도무효심판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므로 현재 특허가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특허만료 이전 복제약 출시에 대해서는 특허 침해의 여지가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은 물질특허는 인정하지만 용도나 조성물 특허 등에는 논리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이 회사는 유럽 일부 국가의 소송 결과를 토대로 물질특허가 만료되면 제품 출시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비아그라 복제약인 헤라그라 출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 특허심판원에서 심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계획대로 18일에 헤라그라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소송은 이르면 6월께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용도특허 소송 문제가 걸림돌로 남아있어 소송을 의식한 제약사들은 시판 시기를 미룰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소송은 예측된 상황이고 소송 결과 역시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차피 비아그라 복제약의 출시는 시간 문제인 셈"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비아그라의 복제약 출시로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성장세는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내 발기부전약 시장 규모는 2011년 12월 말 현재 1천100여억원 정도로, 2010년 1천50여억원보다 소폭 성장했다. 선두는 지난해 39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화이자의 '비아그라'이며 이 뒤를 릴리의 '시알리스(336억원)'와 동아제약의 '자이데나(193억원)'가 맹추격하는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의 복제약 시장 진출이 이어질 경우 기존 시장 주도 제약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시장의 성장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아그라의 복제약을 출시할 예정인 국내 제약사들은 영업력이 뛰어난 회사들이 대부분"이라며 "발기부전제가 단순히 치료제가 아닌, 삶의 질을 높이는 '해피드럭'이라는 인식 확산과 함께 저가 복제약을 출시하는 회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더해진다면 국내 발기부전제 치료제 시장의 성장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