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방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서울보다 낮추는 '지역별 차등적용 최저임금제' 도입을 추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월28일 한나라당의 김성조 의원 외 30여명이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주요 내용은 지역별 최저 임금제 도입, 근로자 수습기간 3개월에서 6개월 연장, 60세 이상 고령노동자 감액 적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지방장치단체별 또는 도농간 최저임금액을 차등해 적용할 수 있는 '지역별 최저임금제' 도입은 사실상 지역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최저임금법을 발의한 김성조 의원은 "최저임금이라는 것은 그 지역에 살면서 최소한 생활에 필요한 것을 급여로 보장하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라며 "예를 들면 서울과 경상북도의 경우 서로 생활수준이 다르고 평균임금도 달라 동일한 잣대로 임금을 준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라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최저임금법에 의하면 최저임금을 정하는 기준은 평균임금, 물가수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며 "경상도가 물가가 서울보다 낮다면 최저임금은 줄어드는 것이고, 서울 물가보다 높으면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해 '개악'이라며 강력 반발, 현행 전국단위 최저임금제도를 유지키로 하고 최저임금을 확대토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홍희덕 의원은 3일 "한나라당이 제출한 최저임금제도 개악안은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여성가장 노동자에게는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인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고 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키로 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개정안 발의에 대해 "장애인, 수습근로자, 감시단속 근로자, 가사사용인 등에게 적용되지 않았던 최저임금을 개선하여 이들에게 적용되도록 개정했다"며 "최저임금액을 전체 노동자 임금 평균의 50% 이상으로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최저임금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를 위반하는 사용자들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지난 2일 논평을 통해 "지역민의 차별을 당연시하고 노령층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다니, 김 의원은 지역민을 대변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김 부대변인은 "최저임금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에 이를 보장하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라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물가의 상승 속에 오히려 줄어왔다"며 김 의원을 질타했다.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4개 여성단체는 이날 한나라당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해 "최소한의 임금도 주지 않고 노동자의 노력과 피땀을 앗아가려고 한다"고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여성 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이고, 최저임금 미달자 가운데 64.4%가 여성 노동자라는 점을 들며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최저 생계비를 위한 유일한 제도"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노동자 평균임금의 50%까지 최저임금을 인상할 것과 최저임금법 실현을 위한 근로감독을 강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