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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락장에서 드러난 국내 운용 펀드의 진가


증시 부진에 펀드 수익률도 죄다 '바닥'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진가는 하락장 가봐야 알 수 있죠".

올 초 만난 자산운용사 관계자의 펀드 수익률 얘기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2600선 돌파도 가뿐할 기세였다. 펀드 대부분이 높은 수익률을 내던 그때, 그는 펀드 '옥석 가리기'의 적기는 지금 같은 상승장이 아닌 하락장이라고 강조했다. 소위 '다 잘 나갈 때'를 경계해야 한단 거였다.

그럴 만도 했다. 당시 국내 주식형 펀드는 물론 각종 테마 펀드 여럿이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수익률 50%대를 기록했다. 설정액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펀드들까지 죄다 좋은 성적을 내던 때였으니 어쩌면 진가가 가려진 펀드도 분명 있을 법했다.

이후 3개월도 안 돼 상황은 역전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을 필두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는 연일 최저점을 경신했다. 최근 터키발 금융위기 우려에 더해 연내 더 큰 악재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락장을 주목하라던 연초 자산운용사의 관계자 발언이 선명해진 배경이다.

실제 하락장 국면에서 국내 운용 펀드 대부분의 수익률이 떨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89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지난 16일 기준 -10.48%다. 올해 들어서만 이들 펀드 수익률이 평균 10% 이상 하락했단 얘기다.

옥석을 가릴 엄두가 안 난다. 하락장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펀드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워서다. '최후의 보루' 격이던 가치주 펀드들도 방향을 잡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국내 증시 특유의 불확실성 때문이란 해명은 펀드 수익률 하락 때마다 늘 들어온 말이다.

증시 부진 속에서도 '수익'을 바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인지상정일 것이다. 펀드 상품과 자산운용사의 존재 이유다. 그런데 하락장에서 국내 운용 펀드의 진가가 드러났다. 옥석 가릴 펀드 하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내 증시는 불확실성을 더해가고 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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