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섰다. 바람도 선선하고 이제 8월의 마지막이 가면 가을이구나 하는 상념에 젖었다. 업무의 시작은 노트북을 열면서부터이다.
포털 뉴스면을 통해 무슨 일들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은 일상이 돼 버렸다.
31일 아침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는 '임정현' '기타 동영상' 등으로 채워졌다. 낯선 임정현이란 이름에 '기타 동영상'이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른 것에 의아해 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국내 언론도 이를 대서특필했다. 종합일간지는 물론 스포츠지, 그리고 방송까지 모두 가세했다. 기사의 요점은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무명인 임정현씨를 '마법의 웹 기타리스트 마침내 드러나다(Web guitar wizard revealed at last)'로 보도했다"는 내용이었다.

뉴욕타임스에서부터 시작된 무명의 한국 기타리스트 기사는 급기야 국내 종합일간지에 주요기사로 채워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세계적 권위가 있는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만큼 국내 언론이 이를 받아쓰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감'을 어디서 찾았을까. 그 출처는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동영상포털 유튜브닷컴(www.youtube.com)이었다. 임정현씨의 '캐논 락버전' 동영상이 유뷰브닷컴에 올려졌고 수백만명의 전세계 네티즌이 이를 시청했다.
전세계 네티즌들은 임씨의 '캐논 락버전' 동영상 지켜보고 "대단하다!", "캐논을 락버전으로 소화한 실력이 뛰어나다"는 등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뉴욕타임스가 기사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임정현씨의 '캐논 락버전' 동영상은 사실 국내에서 지난해부터 웹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뮤지션을 위한 자유공간 뮬(www.mule.co.kr)이었다. 뮬에서 'funtwo'라는 아이디로 올려진 이 영상은 곧바로 국내 동영상포털업체에 퍼블리싱 되기 시작한다.
판도라TV(www.pandora.tv)와 아우라(www.aura.co.kr)에는 지난 2005년 11월, 엠군(www.mgoon.co.kr)에 2006년 3월 등 동영상포털업체에 퍼블리싱 되면서 곧바로 국내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판도라TV의 해당 동영상은 댓글수만 2천500여개에 이를 정도로 반향이 컸다.
임씨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족한 연주였지만 전세계 네티즌들의 평가를 받고 싶어 유튜브닷컴에 동영상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며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재 홍익대앞 클럽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임씨는 "이렇게 까지 반향이 클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임씨의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이제 '미디어를 움직이는 것은 언론권력이 아니라 네티즌'이란 분석이 지나치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임씨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셀프카메라로 촬영했고 이를 기존 미디어가 아닌 개인 미디어공간인 동영상포털에 올렸다. 이를 평가한 것은 전세계 네티즌들이었다. 네티즌들은 '개인 미디어' 공간을 통해 임씨를 솔직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

아무 것도 연출되지 않고, 그 누구의 간섭과 게이트키핑(뉴스를 취사선택하는 것)을 거치지 않은 '싱싱한 콘텐츠'였던 셈이다. 임씨 스스로 동영상이 연출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31일 홍대 앞 연습실에서 직접 시연을 한다고 한다.
임씨의 일련의 과정을 보면 네티즌들의 평가가 곧바로 뉴스선택의 기준이 됐고 세계적 권위지인 뉴욕타임스가 이를 받아들인 셈이다.
임씨의 '케논 락버전' 특종을 한 것은 따라서 전세계 네티즌들이라고 봐야 할 듯 하다. 뉴욕타임스가 이를 받아쓴 셈이다. 언론권력의 변화는 이처럼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개인 미디어' 파워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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