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으로 진검승부, 이기려고 돌아왔다"...김평철 큐브리드 CTO

"플랫폼으로 진검승부, 이기려고 돌아왔다"...김평철 큐브리드 CTO

 

소프트웨어(SW)업체에서 최고기술경영자(CTO)가 차지하는 비중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기술과 개발력이 중요한 SW 업체에서는 CTO가 곧 업체의 경쟁력이자 얼굴이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최근 토종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체인 큐브리드의 직원들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자신감이 배어나온다. 큐브리드의 CTO인 김평철 전무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작년 9월 큐브리드의 전신인 케이컴스에 합류했다. 그 이후 김 전무는 미국에서 생활하며 이메일과 방문으로 일을 처리해왔다. 그런 김 전무가 지난 6월 '영구 귀국'을 선언하고 완전히 돌아온 것.

김 전무는 "너무 늦지 않은 순간에 돌아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선임 엔지니어였던 그가 국내 업체에 합류할 때 품었던 수많은 '꿈'과 '계획'들이 이제는 이뤄질 시기라는 얘기다.

'국내 DBMS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 국내 상용 메인메모리 DBMS의 전신인 'FLASH'를 개발한 주역' 등 김 전무를 수식하는 말은 많다. 그렇다보니 김 전무에 대해 쏟아지는 관심도 기대도 많다.

특히 최근 큐브리드가 DB 라이선스 무료화를 선언했을 때 업계는 김 전무를 주목하기도 했다. 큐브리드가 무료화를 선언하며 내세운 것이 '품질'이었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무료화 정책은 궁여지책이 아닙니다. DB 시장이 포화됐다고 하지만, 그건 매출이 그렇게 보일 뿐 신규 수요는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시장에서 '품질'로만 평가를 한 번 받아보고 싶다는 거지요."

돌아온 김 전무는 우선 큐브리드의 체질개선부터 시작했다. 김 전무는 가장 먼저 일반 조직과 다른 직급, 급여로 운영되던 연구소 개발 조직부터 없앴다.

"SW 기업들은 흔히 가장 중요한 부서가 연구개발이라고 생각하지만,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고객지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연구개발 조직과 고객지원이 같은 높이에서 대화할 수 있는 틀부터 만들었습니다."

직원들과의 면담도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김 전무와 면담 후 부서를 바꾸게 된 직원들도 많다.

"잘 할 수 있는 곳에 배치해 주는 것. 그것이 관리자가 할 일입니다. 10년, 20년 후에 큐브리드 출신 직원들이 어느 곳에선가 CEO 등을 하고 있다면 그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김 전무는 관리자로서의 업무 외에도 국내 DB 최고 전문가로서의 책임도 떠맡고 있다. 그렇다보니 최근에는 정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NHN과의 공동 DBMS 개발이다. PM을 맡은 이번 개발에 김 전무가 거는 기대는 크다.

"국내 최대 인터넷회사가 큐브리드를 선택한 겁니다. 큐브리드 DBMS의 품질을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지요."

지난해 국내 DBMS 업체에 처음 합류하며 김 전무는 '플랫폼을 가진 회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플랫폼에 승부를 걸겠다는 그의 생각은 국내 SW 산업을 비춰봤을 때 무모한 도전쯤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무는 그 계획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플랫폼을 가진 회사'를 만들기 위해 돌아왔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바뀌면 애플리케이션도 국산으로 바뀔 수 있다는 간단한 논리가 아직도 김 전무에게는 가장 중요한 생각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왕 외국계 대기업들과 맞붙어야 하는 시장이라면 플랫폼으로 승부를 걸겠습니다. 진검으로 승부를 내야하지 않겠습니까."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