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P 종주국, 다시 희망쓴다

MP3P 종주국, 다시 희망쓴다

코원·레인콤 '분투'속 새미디어 '꿈틀'

한국 업체들이 'MP3플레이어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원, 레인콤 등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중견 MP3플레이어(MP3P) 업체는 물론, 관심에서 사라져간 초창기 MP3플레이어 업체까지 차별화된 전략으로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꿈꾸고 있다.

MP3 플레이어 시장은 10여년 전 한국 업체들이 처음 개척한 분야.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애플·샌디스크 등 선진업체들의 등장과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려 차례로 문을 닫았다.

이처럼 한 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한국 MP3플레이어업체들은 최근들어 연이어 야심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MP3P 시장 현황은?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은 2007년 이후 150만~200만 대 규모를 유지하는 성숙기에 달한 상태다. 특히 최근 들어 MP3P와 MP4P, 그리고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PMP)간의 경계가 모호해자 이들을 아우르는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서치기관인 Gfk에 따르면 국내 전자제품 시장규모는 13조5천290억 원으로 전년대비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MP3P를 비롯한 휴대형 미디어 플레이어 시장은 약 4천35억 원 규모를 기록, 전년대비 31%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체수요가 적지 않았던 데다 업체들의 신제품 정책이 주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음질 차별화'와 '네트워크'로 변신

유례 없는 불황 한파 속에서도 세계 MP3P 시장은 여전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IT 시장조사업체인 IDC 및 업계 추산에 따르면 전세계 MP3플레이어 시장규모는 2002년 1천300만 대, 2004년 6천500만 대에 이어 2008년 약 1억800만 대에 달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MP3P 시장에서 '종주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나선 업체들의 중심에는 레인콤, 코원같은 중견업체들이 있다. 이들은 음질 차별화와 네트워크 기능 강화 등을 앞세워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 MP3P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파일로 음원을 쉽게 내려받는 '편의성'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면, 시장이 성숙한 지금은 기기의 본질인 '소리'에서 고부가가치를 찾게 되기 때문.

코원시스템은 MP3P의 본질인 음질에서 기본기를 탄탄히 하면서 해외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코원은 작년 말 BBE+ 음장기술을 MP3P 'S9'에 첫 적용하며 실감나는 음질을 선보였다.

박남규 코원시스템 대표는 "코원이 초기 MP3P 업체로서 처음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는 저력은 초기부터 음질 면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으로 승부, 전체 수출 비중을 작년 40%에서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으로 국내 MP3P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차별화 전략은 '음질'과 '시너지'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이후 자사 제품 'Q1', 'P3'에 독자 음장기술 DNSe(디지털 내추럴 사운드 엔진) 3.0을 탑재해 원음에 가까운 음질을 구현한다.

특히 '오디오 업스케일' 기능으로 MP3파일이 압축되며 발생하는 음원손상 영역을 복원해 CD에 버금가는 음질을 제공한다. 또한 올해 초 MP3사업팀이 무선사업부와 통합되면서 MP3와 휴대폰의 시너지를 구현할 계획이다. 햅틱 유저인터페이스(UI)의 편의성을 결합한 터치스크린 MP3P P3가 그 대표작이다.

레인콤은 '네트워크'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근 차세대 인터넷 전화기 '스타일'을 출시한 레인콤은 MP3플레이어, PMP, 전자사전 등 기존 제품에도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시켜 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레인콤 임지택 상품기획부문장 상무는 "MP3플레이어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시장규모가 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연결성을 보장하는 차별화된 휴대용 기기를 내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인콤의 창업자인 양덕준 민트패스 대표는 더 나아가 "'나만의 네트워크 플랫폼'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소기업들이 '네트워크 단말기를 어떻게 만드느냐'에만 신경을 쏟을 게 아니라 '특화된 플랫폼을 만들어 거기에 최적화된 단말기를 선보이는 것'에 집중해야 성장성이 있다는 얘기다.

◆MP3P 대응 '새 미디어' 꿈틀

음악 소비 행태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꿔버린 MP3P에 맞서 새로운 미디어를 창출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주목된다.

사단법인 새미디어진흥회를 중심으로 모인 코아큐브 등 관련업체 모임에서는 오프라인 음악의 차세대 미디어로서 '마이크로CD'를 준비 중이다.

마이크로CD란 음악 콘텐츠가 이미 저장된 마이크로 SD 메모리 카드로, MP3같은 압축 오디오 방식은 물론 CD 음질방식보다 뛰어난 스튜디오 녹음의 원음음질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이같은 개념의 슬롯뮤직(Slot Music) 음반이 판매되고 있다. 메모리가격이 떨어지면서 현실화된 슬롯뮤직은 PC와 연결하지 않고도 디지털 음반을 들을 수 있고, 불법 복제 우려도 줄여준다.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범재룡 코아큐브 사장(전 넥스트웨이 대표)은 "아직까지는 준비단계지만 마이크로CD는 기존 MP3플레이어 산업으로 소외됐던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리라 본다"며 "뛰어난 음질로 음악감상의 문화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트웨이는 'D큐브'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던 초창기 MP3플레이어업체로, 이번 시도로 미디어의 새 역사를 다시 한번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