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김동환(16) 군은 전동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밖에 나갈 수 없다. 초등학교 2학년 무렵 찾아온 희귀병 근이영양증 때문이다. 근이영양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이 약화되는 무서운 희귀병이다.
현실에선 장애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김동환 군이지만 온라인게임 세상에서는 다른 일반인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게이머다. 편견 없이 일반인들과 소통하며 온라인게임 '마구마구'나 '메이플스토리'를 즐긴다.
지난 8월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는 수백명의 장애인들이 컴퓨터 자판을 바쁘게 두드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CJ E&M 게임부문이 주최한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장애를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대회에 집중하는 모습은 다른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들은 온라인게임에서 만큼은 장애인이 아닌 일반인이다.
지난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1은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예년에는 전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장애인들이 부쩍 늘었다. 온라인게임을 즐기던 장애인들이 대거 현장을 방문, 일반인들과 함께 게임 축제 지스타를 관람했다.
최근 온라인게임이 '악의 축'인 것처럼 매도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게임이 범죄의 이유인 것처럼, 한 중학생의 자살이 온라인게임 때문인 것처럼 알려지는 경우를 최근에도 수없이 봐왔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이 세상을 밝게 비추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게임은 장애인들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하고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를 원활하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김동환 군은 온라이게임을 통해 자신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잊기도 한다. 김동환 군에게 게임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고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 즐기는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다.
김동환 군은 "온라인게임에서 친구들과 만나 게임을 하면 정말 재밌고 가끔 몸이 불편하다는 것을 잊기도 해요"라며 "특히 채팅도 하고 노래도 듣다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몰라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유명 판타지 소설가이자 게임 개발자인 야설록 씨는 온라인게임을 통해 자녀와 다시 대화의 물꼬를 텄다. 자녀가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즐기는 것을 본 야설록 씨는 도대체 '리니지'가 뭔지 알기 위해 게임에 접속했다.
야설록 씨는 '리니지'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자식과 쌓였던 불신과 막힌 소통의 벽이 허물어졌다고 전한다. 야설록 씨가 '리니지'에서 통용되는 언어를 이해하게 되자 자녀들과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리니지' 덕분에 가정에 행복이 찾아온 셈이다.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사회공헌활동도 세상을 밝게 비추는 또다른 빛이다.
넥슨코리아 임직원 약 250명은 연말을 맞아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와 함께 하는 아우(Awoo) 인형 만들기에 나섰다. 임직원들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아우 인형을 만들어 기증하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공헌활동이다. 인형 판매 수익금은 개발 도상국 어린이를 위한 예방접종 및 말라리아 퇴치 사업 지원에 쓰인다.
엠게임은 지난 2010년부터 '엠게임 놀이터'를 7곳에 설치했다. 엠게임 놀이터는 소외계층 아동들의 성장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건전한 놀이문화를 전파하고자 시작된 엠게임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신년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5일 기아퇴치용 게임 '프리라이스'를 출시했다. '프리라이스'는 유엔세계식량계획(이하 WEB)과 함께 정답을 맞추면 쌀을 기부하는 기능성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지적 장애아동을 돕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개발한 기능성게임도 12월초 서울아산병원에 전달했다. 또한 소아암 환자를 위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중이다. 게임을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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