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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e스포츠업계, '내부균열' 심각


3기 e스포츠협회 출범과 함께 악재 연이어

당면 현안이 산적, 갈 길 바쁜 3기 e스포츠협회가 출발부터 '악재'를 만났다.

이사사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협회 예산집행의 불투명을 이유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e스포츠 사업에 진출한 그래텍이 협회의 공인리그 심사 탈락에 '공정성 결여'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협회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08년 프로리그 출범을 앞두고 중계권 사업자 선정 등 리그 출범을 위한 준비조차 마치지 못한데다 블리자드와의 지재권 분쟁이라는 '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대동단결'해도 시원찮을 상황에 e스포츠 업계 내부에서 '내부균열'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3기 e스포츠협회가 출범한 지난 6일, 협회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년간 e스포츠협회를 이끌었던 SK텔레콤이 향후 3년간 더 협회 회장사를 맡겠다는 입장을 공표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잔칫날'에 재를 뿌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기 협회가 사업자 선정 및 예산 집행 등에 있어 투명성이 부족했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것을 주장했으나 3기 협회 출범이 이뤄지기까지 구체적인 개선의지가 보이지 않아 탈퇴의사를 밝히게 됐다"고 밝혔다.

e스포츠협회는 "삼성전자가 탈퇴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나 상호 입장을 조율, 다시 협회로 복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다"고 전했다.

'던전앤파이터' '붉은보석' 등의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 '칸'을 운영중인 삼성전자는 e스포츠협회에 이사사로 참여하는 것을 한동안 거부해오다 2007시즌에 뒤늦게 합류한 바 있다.

월드사이버게임즈라는 국제적인 e스포츠 브랜드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로선 굳이 e스포츠협회라는 '틀'에 얽매이는 것이 달갑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e스포츠협회 정관이 게임단을 운영하는 기업은 당연직 이사사로 참여하도록 개정되면서 2007시즌부터 이사사로 참여했다.

e스포츠협회에 이사사로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문제제기는 그 자체로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그 문제를 새 협회가 출범하는 날에 그러한 방식으로 터뜨린 것은 적절치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다른 이사사들도 투명성 여부는 별도로 검증하되 문제제기는 다른 자리를 통해 하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으나 삼성전자 측이 '폭탄'을 터뜨리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것.

삼성전자 측은 제훈호 현 e스포츠협회 이사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협회와 삼성전자는 어떠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e스포츠협회에서 감사위원회를 주관하고 있는 최규남 게임산업진흥원장은 "회계감사 결과 뚜렷한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투명한 예산집행을 위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는 일리가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협회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현재로는 여타 이사사들이 제훈호 이사의 해임으로 의견을 모을 가능성은 없다"며 "삼성전자가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주도록 의견을 조율,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게임단 운영 자체에 큰 의지가 없었던 삼성전자 측이 이번 일을 빌미로 협회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만일 협회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소속 게임단의 프로리그 및 개인리그 진출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이 경우 송병구, 이성은 등 인기선수들의 타팀 이적이 불가피하다.

그래텍이 준비중인 e스포츠 리그를 공인리그로 승인하지 않은 결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래텍은 "현재 공인리그 기준은 말 그대로 e스포츠라는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기본적인 수준만 요구하는 정도"였다며 "100억원 가까운 비용을 투자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존 리그와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일정 조정까지 한 리그를 왜 공인해주지 않는지 모를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협회 측은 "공인을 위한 기준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라며 "이를 충족했다 해도 다른 부분에서 e스포츠 발전을 저해할 요소가 있다면 부적격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래텍의 리그가 e스포츠협회의 공인을 받지 못한 것은 기존 사업자들 위주로 형성된 '판'에 신규 사업자가 들어오는 것을 반기지 않는 '텃세'라는 것이 업계 일각의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래텍의 참여는 e스포츠 이용 인프라를 오프라인 방송에서 온라인으로 확장하고 e스포츠 콘텐츠의 해외 송출 등 새로운 모델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공인리그 선정을 위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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