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영아의원(한나라당)은 18일 현행 법 체계에서 국민 시간생활의 기초가 되는 천문역법(날짜와 천체의 출몰시각 등)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 다른 학문 분야와 달리 천문학 진흥 관련 법령이 부실한 천문연구진흥법 제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박영아 의원은 "앞선 천문기술을 보유했던 선조들의 얼을 되살리고 미래를 위한 무한한 창고인 우주에 관한 관심과 연구를 진흥시키기 위해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며 "내실있는 법안이 만들어져 기초과학의 토대를 다지고 천문연구에 있어 새 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청회에는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 이용삼 교수의 '천문연구진흥법 제정'에 관한 발제에 이어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변용익 교수의 사회로 한국천문연구원의 박필호 박사, 안영숙 박사, 세종대학교 천문우주과학과 장영운 교수, 서울교육대학교 이용복 교수 등의 토론이 진행된다.
◆기본법률 부실…사회혼란 가능성 커
현재 우리나라에 천문학과 관련된 기본 법률은 '표준시에 관한 법률' 단 한 가지다. 천문관련 법령은 기상관련 법령에 비해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법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기본 법률이 불완전한 상태다. 표준시에 관한 법률은 다음처럼 총 6줄 129글자로만 구성돼 있다.
천문 관련 법령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현행 법령상 국가역법체계에서 가장 근본적인 태양력 역법체계를 반영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태음태양력(음력)의 적용범위도 규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들이 태양력을 사용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태음태양력(음력)을 바꾸기가 어려워 민간에서는 그대로 이를 사용해 왔다.
법원에서 범죄시간을 증명하기 위해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시간을 묻거나 민간에서 태음태양력에 관한 문의가 있을 때 천문연에서 공식자료를 발표하고 있지만, 이 역시 법적 근거가 없는 셈이다.
또한 역법 체계가 잘못 알려질 경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1~2년 간격으로 발생하는 윤초와 4년마다 돌아오는 윤년, 19년에 7번 찾아오는 윤달 등 역법체계가 잘못 알려질 경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2006년 설날의 경우 민간력의 자료를 사용한 모 기업 휴대폰이나 포털에서 실제 설날과 1일의 차이를 보여 그 해 설날이 일반인에게 잘못 알려진 경우도 있었다.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 이용삼 교수는 "중국은 우리나라와 1시간의 표준 시차가 있으므로 중국의 음력자료들을 사용할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의 음력 날짜가 틀릴 수 있으므로 중국과 거래하는 산업분야에서 종종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 비상시를 대비해 국가역법체계를 보존하기 위해 장비, 인력, 행정관리 이전 등 세부항목에 관한 법적 근거도 필요하다.
이 밖에 기초과학연구를 위한 법령 확충이란 의미도 크다.
◆"한국 천문학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
현재 비교적 포괄적인 기초과학연구진흥법이 있지만, 대부분의 과학기술 관련법령은 나노기술개발촉진법,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원자력법, 우주개발진흥법, 민군겸용기술사업촉진법, 생명공학육성법, 해양수산발전진흥법과 같은 기술개발이나 공학 및 산업부문에 집중돼 있다.
천문연 고천문연구그룹장 안영숙 박사는 "국민들의 생활에 가장 기본적인 자료인 날짜가, 한 해의 길이가 어떤 역법에 의해 계산돼야 한다는 것을 규정해놓아야 한다"며 "그 날짜를 사용하는 데 정해진 규정이 없어 혼란이 생긴다면 어떻게 막을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육대 과학교육과 이용복 교수는 "일출, 일몰 및 행성의 위치와 출몰 시각 등 다양한 천문현상의 계산과 자료가 법적으로 공인돼야 천문자료 이용시 혼란이나 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세계 천문의 해를 맞아 천문연을 비롯한 천문학계에서 우리나라 천문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천문연 박필호 박사는 "내년부터 구경 25m급 대형망원경구축 국제공동사업 참여, 외계행성탐색 전용 망원경 구축사업을 시작하고, 세계 최첨단 한국우주전파관측망을 기반으로 동아시아 VLBI연구센터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영아의원은 이번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수렴한 후 입법조사처와 천문연 등 전문가들에 의한 수정을 거쳐 천문진흥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