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의 '성실 협상 촉구' 시정 명령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공동 중계를 둘러싼 논란이 법정 싸움으로 비화된 가운데, 국회에서 방통위가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방송사들을 실질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됐다.
이는 SBS가 지난 달 25일 '협상 결렬'과 '단독 중계'를 선언하면서 방통위가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서둘러 과징금 부과 등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국회 문방위 최문순(민주) 의원은 1일 기존 방송법의 보편적 시청권 관련 규정(76조)을 세부적으로 가다듬은 '방송법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이 발의할 예정인 방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방송사업자가 다른 방송사업자에게 방송프로그램을 공급할 때 '동일 또는 유사 방송프로그램의 최근 거래가격 등에 준하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가격'으로 차별없이 제공토록 했다.(안 제76조 제1항)
이는 현재 방송법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가격'으로 규정돼 있던 것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또한 국민관심행사 등은 일반국민이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방송권을 다른 방송사업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별 없이 제공토록 하면서, 중계방송권의 총 계약금액을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안 제76조제3항)
방통위가 방송사간 분쟁 신고때 방송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60일 이내에 그 결과를 통보토록 한 것을 '30일 이내'로 단축하기도 했다.(안 제76조제5항).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방통위가 취할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한 조치를 기존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금지행위가 아닌, 법에서 금지행위로 규정해 규제의 실효성을 높였다는 점이다.(안 제76조의 3)
구체적으로 ▲ 중계방송권자로서 국민관심행사 등의 종류 및 국민관심도 등을 고려해 국민 전체가구 수의 100분의 60이상 100분의 75 이하의 범위에서 방통위가 고시하는 비율 이상(올림픽이나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월드컵의 경우에는 국민 전체가구 수의 100분의 90 이상)의 가구가 시청할 수 있는 방송수단을 확보하지 아니하는 행위와 ▲중계방송권을 확보했음에도 천재지변 또는 국가긴급상황 발생 등의 정당한 사유 없이 국민관심행사 등을 제1호의 방송수단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하지 않는 행위는 금지된다.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중계방송권의 판매 또는 구매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 ▲중계방송권을 부당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국민관심행사등에 대한 뉴스보도나 해설 등을 위한 자료화면을 제공하지 아니하는 행위 등도 모두 금지행위에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이번 개정안에서는 방통위가 방송사업자 및 중계방송권자등의 금지행위의 해당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세부기준을 정해 고시할 수 있도록 했다.(안 제76조의3제5항)
최문순 의원은 "동계올림픽 및 월드컵 중계방송 등에서 방송사업자 간 분쟁이 방송법이 정하고 있는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조정되지 못하고 방송사간 고소가 난무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포괄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방송법 조문을 구체적으로 고쳐 시청자들의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권리를 지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개정안은 다음주 중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며, 6월 임시국회에서 시급히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