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드 딜리버리' 입법 필요성 제기…형식은 '이견'

'그리드 딜리버리' 입법 필요성 제기…형식은 '이견'

이종걸 의원 개정안 발의, 기존 약관법으로 가능하단 의견도

데이터 전송에 이용되는 '그리드 딜리버리(Grid Delivery)'가 새로운 기술로 떠오르며 이에 대한 입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드 딜리버리는 기존에 정해진 서버에서만 보냈던 데이터를 이용자의 PC와 네트워크를 이용해 분산해서 전송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이 기술을 이용할 경우 이용자 PC의 성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는 형식적으로 이용약관에만 명시돼 있어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이러한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채 '동의'하는 경우가 발생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이종걸 의원은 지난 2일 서비스사업자가 그리드 딜리버리 기술을 활용할 경우, 이용자 PC나 네트워크의 활용목적, 범위, 시간 등을 미리 알려 명시적으로 동의를 얻도록 하고, 이용자에게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냈다.

피어링포털과 같이 이 기술을 이용하는 사업자들은 대체로 입법취지에 동감하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기존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 이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정통부 고시 정도로 규율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보통신부 인터넷정책팀 김종호 팀장은 "그리드 딜리버리 기술이 이용자의 컴퓨터 자원을 활용하면서 동의를 받지 않는 것이 문제가 있으므로 법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이니 만큼 정보통신망법의 개정을 통해 사업자에게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이용자의 피해를 막자는 것.

SK커뮤니케이션즈의 김종현 차장도 "이종걸 의원이 제시한 개정안의 내용은 이미 시행하고 있으므로 법률이나 고시에서 이를 규정하는 것은 SK커뮤니케이션즈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기술적인 활용범위와 시간 등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어링포털의 한봉우 대표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망법을 개정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인 서비스를 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용자의 동의는 필요하지만 이를 시장의 논리로 해결하느냐, 법으로 규율하느냐는 고민해야봐 할 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앞으로의 기술발전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기준에 대한 범위를 법으로 규율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미다.

반면 이번 개정안이 정보통신망법에 반영될 경우 공급자와 소비자간 거래약관을 정통부가 규율하게 되며, 이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필요한 정부규제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녹색소비자연대의 전응휘 상임위원은 "이용자의 컴퓨터 자원에 대한 이용허락을 약관에서 동의받아야 한다는 내용은 약관법에 있으므로, 새로운 입법보다는 이용자에게 충실한 설명을 하도록 하는 내용을 정통부 고시 정도로 만들어 규율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설영기자 roni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