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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 모시게 된 금감원의 고민


"왜 저항이 없겠습니까. 사회적 시선을 봐서 심정적으로만 저항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와의 동거 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금융위와의 공식 동거를 시작하는 19일, 금감원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미 지난 주까지 이사를 끝마치고, 오후 2시에 금융위 현판식을 열고 '동거 시작'을 알릴 준비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나 이날 금융위 현판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지 못했다. 바로 이날 정부가 대대적 경제부처 개각을 단행하며 진동수 수출입은행장을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내정했기 때문.

금감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한숨과 안도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이들의 가장 큰 우려는 김종창 금감원장의 거취였다. 자칫 새 금융위장이 금감원장을 겸직하며 '박힌 돌'을 빼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다소 안도했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새 금융위장의 이력을 보면 우려가 더해진다. 사실상 감독을 받는 하위기관인 금감원의 수장인 김 금감원장이 행시 8기, 상위기관인 금융위의 수장이 될 진 내정자는 행시 17기다.

구조조정에 힘쓰는 금감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속내라는 의견도 있지만, 뒤집혀진 상하관계가 껄끄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행시 선배인데다 구조조정본부의 중심에 있는 김 금감원장을 통합 부처의 위원장으로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있다.

새 금융위장의 취임으로 금융감독원 건물 내에서 그렇잖아도 큰 금융위의 입김이 더 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주차장, 식당, 엘리베이터 등 물리적 공간에서의 충돌도 명약관화하다. 금융위-금감원이 한 건물에 있었던 지난 2007년에는 주차장도 금융위가 윗층을, 금감원이 아랫층을 쓰는 '상하'구조가 뚜렷했다.

금융위 부서들이 들어오며 '이산가족' 꼴이 된 각 금감원 부처간의 업무 연계도 문제로 남아있다.

결국 금융위-금감원 통합이 금융감독당국 내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내부 갈등을 더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예정됐던 현판식은 신임 금융위원장 내정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제 금융위를 떠나는 전광우 위원장에게 현판식을 맡길 수야 없지 않느냐는 논리다.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들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벌써부터 금융위 눈치보기가 시작됐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이제부터 금감원이 금융위의 일정과 입맛에 맞춰 돌아가야 한다는 일종의 상징 아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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